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막가파 칼럼의 진수를 보여준 ‘김대중 칼럼’

기사승인 2019.05.07  11:09:33

default_news_ad1

- [신문읽기] 지금까지 이런 칼럼은 없었다!

“기가 막혔다.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 원로 초청 간담회에서 한 말은 문 정권에 대한 마지막 남은 한 가닥 기대조차 가차 없이 발로 차버렸다.”

오늘자(7일) 조선일보에 실린 ‘김대중 칼럼’ 서두 부분을 인용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저는 김대중 칼럼을 읽으면서 ‘기가 막혔습니다.’ 

이런 칼럼을 요즘 시대에 버젓이 신문에 싣는 언론사가 제대로 된 곳인가 – 최소한의 게이트키핑도 없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대한애국당보’라면 나름 이해가 가겠지만 그래도 조선일보인데 … 너무 나갔다,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을 읽고 ‘기가 막혀’ 버렸다 

그래서 ‘김대중 칼럼’의 서두 부분을 읽은 소감을 ‘김대중 칼럼’식으로 말씀드릴까 합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기가 막혔다. 7일 ‘김대중 칼럼’에서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이 한 주장은 조선일보에 대한 마지막 남은 한 가닥 기대조차 가차 없이 발로 차버렸다.”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투성이 칼럼이라 비평 대상으로 삼을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고민 끝에 ‘정말 문제가 심각한’ - 아니 ‘너무나도 어이없는 부분’만 골라서 ‘지적질’을 하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일단 오늘(7일) ‘김대중 칼럼’은 부끄러움 ‘1’도 없는 노골적인 편파입니다. 

“대한민국의 보수·우파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일차적으로 문재인 정권 불신임이다. 내년 총선거 결과는 곧바로 2022년 대통령 선거로 이어진다. 민주당이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 '집권 20년'을 몰아붙일 것이니만큼 한국당도 죽기 살기로 임해야 한다.” 

칼럼에는 필자의 생각과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만 최소한의 ‘공정성’은 유지를 해야 합니다. 저 역시 언론의 기계적인 중립을 비판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객관과 중립의 허울을 믿지 않지만, 정치인이 정파적인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과 언론인이 ‘대놓고’ 정파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상황이 다릅니다.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것과 노골적인 선전선동·편가르기는 구분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김대중 씨는 “대한민국의 보수·우파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유권자 표심을 구분하는 한 방법으로 ‘보수층’ ‘중도층’ ‘진보층’이라고 하는 건 봤어도 보수우파 ‘국민들’이라고 언급하는 언론인은 처음 봅니다. ‘보수우파 국민’이 있고 ‘진보좌파 국민’이 있나요? 김대중 씨는 진보좌파 국민은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려는 건지요. 

노골적인 편가르기·특정 정당을 위한 선동… 지금까지 이런 칼럼은 없었다!

만약 정치인이 그런 표현을 썼으면 저는 언론인 입장에선 비판해야 한다고 보는데 김대중 씨는 오히려 본인이 그런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뿐입니다. 편가르기를 경계해야 할 언론인이 편가르기를 조장하고 있으니 조선일보에 “마지막 남은 한 가닥 기대조차 가차 없이 발로 차버리는” 상황이 됐습니다. 

김대중 씨는 보수 언론인 입장에서 보수우파적 가치를 역설하고 독자들을 설득하는 차원이 아니라 ‘보수우파 국민들’이 바라는 것과 원하는 것을 정말이지 대놓고, 그것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김대중 씨는 일차적으로 문재인 정권 불신임이 ‘보수우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고 “민주당이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 ‘집권 20년’을 몰아붙일 것이니만큼 한국당도 죽기 살기로 임해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언론과 언론인이 특정 정당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특정 정치인을 비판의 도마에 올릴 수 있다고 봅니다. ‘5.18 막말 정치인’에 대해서 언론이라면 당연히 비판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특정 정당과 정치인의 행태를 비판하는 것과 “민주당이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 ‘집권 20년’을 몰아붙일 것이니만큼 한국당도 죽기 살기로 임해야 한다”는 식의 ‘3류 정치컨설팅’은 구분해야 합니다. 

자유한국당이 죽기살기로 해야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이길 수 있고, 보수우파 국민이 원하는 문재인 정권 불신임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이 따위 ‘3류 칼럼’을 버젓이 대중들 앞에 내놓을 수 있는 조선일보를 보면서 지금 조선일보 ‘내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문재인 정권 규탄 3차 집회에서 참가 국회의원, 당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선일보에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최소한의 견제 장치가 작동되지 않고 있거나 아니면 내년 총선에 ‘올인’하는 분위기로 가는 건 아닌가 – 이런 의심을 하게 됐다는 얘기입니다. 

실제 ‘김대중 칼럼’의 마지막 단락을 읽다보면 이런 의심은 더욱 강해집니다. 다음과 같은 대목 때문입니다. 

“패스트트랙 사태는 한국당은 물론 보수 우파 지지층 모두에게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 지난 10여 년간 수세에 몰렸던 이들에게 본격적인 반격을 시작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귀족 정당 한국당'은 이제 비로소 노숙 체질을 익히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사실상 난장판으로 만들고 의원을 감금하고 점거하는 이른바 ‘패스트트랙 사태’를 자유한국당과 보수 우파 지지층에게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과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이 일정 부분 상관관계에 있다고 봅니다. 이런 식의 ‘선동적인’ ‘막가파 칼럼’이 계속 실리는 한 자유한국당의 일방통행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자유한국당과 조선일보간의 ‘극우연맹’이 시작되는 걸까요? 대체 조선일보에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ad44
default_news_ad3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41
ad37
default_side_ad2
ad38
ad34
ad39

고발TV

0 1 2 3
set_tv
default_side_ad3
ad35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