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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중앙일보의 ‘대한항공 편애 보도’

기사승인 2019.04.18  10: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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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중앙일보가 대한항공 사보인가

<“물컵 던지고 소리 질렀다고 기업 치나” 조양호 상가 가보니> 

오늘(18일) 중앙일보 26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조강수 논설위원이 간다’라는 코너인데, 고 조양호 회장 빈소 풍경을 다루고 있습니다. 빈소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한 면을 할애했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조강수 논설위원은 ‘노골적으로’ 대한항공 편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조강수 위원의 해석이든, 중앙일보 판단이든 해당 기사의 제목과 내용은 이른바 ‘대한항공 사태’를 “물컵 던지고 소리 질렀다고 문재인 정부가 기업을 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반저널리즘적’이고 ‘매우 편파적인’ 중앙일보 대한항공 보도

‘대한항공 사태’에 대한 평가는 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공정성을 기해야 하는 언론의 태도, 즉 저널리즘 관점에서 봤을 때 중앙일보 이 기사는 ‘반저널리즘적’이고 ‘공정성을 현저히 상실한’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대한항공 사보에서나 할 수 있는 얘기를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노골적으로’ 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조강수 논설위원이 해당 기사를 통해 하고자 하는 얘기는 초반부에 압축적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해당 부분 인용합니다. 

“또 장례식장에 갔다. 죽음을 기사로 다루는 건 문재인 정부 들어 세번째다. 2017년 변창훈 부장검사의 납골당을 찾았고 2018년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에 이어 이번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상가에 앉았다. 이들의 죽음에는 공통점이 있다. 혹독한 수사를 받던 도중이었다. ‘적폐’ 프레임에 갇힌 검사와 군인은 몸을 던져 영혼의 자유를 취했다. 대기업 회장은 공식적으론 ‘병사’였다. 그러나 그렇게 받아들이는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국가권력 오·남용에 따른 죽음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딸들과 아내의 언행에 11개 권력기관이 수사·조사에 나서고 개인을 넘어 기업 문제로 수사를 확대하더니 급기야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으로 경영에서 배제됐다. 그 충격이 컸을 것이라는 얘기다.” 

조강수 논설위원은 해당 기사에서 ‘익명의 임원’ 멘트를 인용하며 조양호 회장 일가를 ‘쉴드’치고 있는데 제가 봤을 때 민망할 정도입니다. 그대로 인용합니다. 

“조 회장의 생애는 딱 세 가지 단어로 압축된다. 가족과 회사, 효도다. 술 한잔 안 하고, 담배 한개비 안 피웠다. 양복, 넥타이도 20~30년 된 것 그대로 썼다. 구두도 닳은 것 신었다. 검소했다. 직원들에게 엄격했는데 정비사보다 정비를 더 많이 알고 비행기도 직접 몬다. 정경유착도 없다. 그러다보니 박근혜 정부 때는 최순실 눈 밖에 나서 졸지에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내쳐지고 이번 정부에선 기업 회장직에서 떨려난 것 아닐까.”(B임원) 

“가족 중 아무도 구속이 안되자 가장을 기업에서 끌어내린 셈 아닌가. 기네스북에 오를 얘기다. 물컵 던지고 경영권 뺏겼다.” 

“조(현민) 전 전무가 물컵 던진 것 물론 잘못했다. 이명희 여사가 소리 지른 것 잘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개인의 잘못을 갖고 기업을 치나.” 

이후 ‘익명의 변호인’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 조강수 위원은 “상가 한켠에서 한진의 상황을 5공화국 시절 전두환 대통령에 의해 공중분해된 국제그룹에 비교하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시대도, 상황도 다르긴 하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도 있다”고 했습니다. 

사내이사 선임 부결됐을 뿐인데 ‘국제그룹’ 해체와 비교하는 중앙일보 

고작(?)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부결됐을 뿐인데 조강수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전두환 시절 국제그룹 해체’를 운운합니다. 오버도 이런 오버가 없습니다. 현재 한진그룹의 실질적인 경영권은 바뀐 게 거의 없습니다. 

‘조강수 논설위원이 간다’에서 제가 가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 건 ‘최소한의 균형’을 상실했다는 점입니다. 대한항공 입장을 옹호하는 기사를 쓸 수는 있지만 조강수 위원의 해당 기사는 ‘정도’를 벗어났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재벌 총수 일가와 관련해 각종 불법·비리가 계속 발생한 이유가 뭘까요. 저는 가장 큰 이유를 총수 일가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사회가 있지 않냐고 반문하실 분들이 있는데 재벌 기업 이사회는 대부분 이른바 사주 혹은 총수 일가 측근들로 채워져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무슨 얘기냐? 총수의 독단적인 경영과 전횡을 제대로 견제할 수 없는 구조라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한국 언론의 고질적인 문제점 가운데 하나인데요, 상당수 언론이 ‘경영권=총수 일가 전유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기본 원칙도 무시한 이런 ‘주장’을 주류 언론이 재벌 총수의 경영권 방어 논리로 내세우는 것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특히 한진그룹처럼 총수 일가의 일탈 행위로 기업 가치가 떨어지거나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총수는 경영에서 물러나게 하는 게 ‘자본주의 상식’입니다. 해외 유수 기업 관계자들에게 한번 물어보시지요. ‘경영권=총수 일가 전유물’이라는 등식에 동의하는지 말이죠. 

   
▲ <이미지 출처=오마이뉴스 홈페이지 캡처>

“대한항공 갑질 사태의 본질은 총수 일가가 회사이익을 사적으로 빼갔다는 것”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가 오마이뉴스 기고 등에서 지적한 내용이지만 “대한항공 갑질 사태의 본질은 총수 일가가 거대한 대기업 집단을 마치 개인회사 다루듯 다루면서 회사이익을 사적으로 빼갔다는 점”입니다. 더 큰 문제는 “대한항공의 이사회가 총수일가의 전횡과 비리에 대해 아무런 감시·견제나 책임추궁 등 기본적인 역할을 하지 않고 거수기 노릇만 해왔다는 점”이죠.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이런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일 뿐입니다. “물컵 던지고 소리 질렀다고 기업을 친 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백 번을 양보해 대한항공이 사보에서 ‘이런 주장’을 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언론이 ‘이런 노골적인 주장’을 지면을 통해 하는 건 문제입니다. 중앙일보가 대한항공 사보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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