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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대한 공감으로 ‘잊지 않겠다’ 약속 상기시킨 영화 <생일>

기사승인 2019.04.15  17: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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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세월호 5주기.. “영화 <생일>, ‘수호’의 특별한 생일모임에 참석해주세요”

   
▲ 영화 <생일> 속 한 장면. <이미지출처=예고편 동영상 캡쳐>

배우 전도연과 설경구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은 영화 <생일>은 극영화로서는 처음으로 세월호참사를 직접적으로 다뤘다.

<생일>은 참사로 희생된 가족을 그리워하고 아파하며 그들의 부재 속에 어떻게든 ‘살아내고’ 있는 2014년 4월16일 이후, 피해자 가족들의 실제 사례를 미화나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종언 감독은 지난 12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옮겨 담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왜곡되거나 개인의 시선이 아닌 있는 그대로 잘 옮겨 담다 보면 보는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아들을 잃은 수호엄마 순남(전도연)이지만, 순남의 모습에서 사고, 재난, 질병으로 예기치 못하게 소중한 사람을 잃고 힘겨워 하는 이들의 모습 또한 겹쳐 보인다.

‘예은아빠’ 유경근 씨는 (416가족협의회 전 집행위원장) 종종 SNS에 예은이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토해냈다. 그리고 간절히 부탁했다. ‘아빠 꿈에 찾아 와 달라’고. ‘한번만이라도 너를 다시 안아보고 싶다’고..

영화 속 수호엄마 순남(전도연)은 인기척이 없는데도 시도 때도 없이 켜지는 현관문 센서등을 보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 ‘혹시 수호가 찾아온 건 아닐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서 수호를 보고 잠에서 깬 순남은 또 센서등이 켜지자 ‘수호 왔니?’하고 아들 방으로 들어가 혼잣말을 하다 끝내 오열한다.

가슴을 찢고 터져 나오는 순남의 통곡 소리에 옆집 딸은 ‘더 이상 듣기 싫다’며 독서실로 향하고, 그런 딸의 등에 대고 옆집 여자는 ‘너도 처음엔 같이 울었잖아’라고 소리친다. 그리고는 순남에게 달려가 끌어안고 함께 눈물을 흘린다.

그날, 전 국민은 304개의 별이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는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그날의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았다. 옆집 여자가 순남을 안고 등을 쓸어내리며 함께 울어주는 장면은 그날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게도 위로를 건넨다.

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피해자 가족들을 ‘세월호 유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정치 프레임에 가뒀지만, 영화 <생일>은 박제된 이들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소중한 사람을 잃고 힘들어하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으로 표현해냈다. 분노 보다는 슬픔에 대한 공감을 무기로 ‘잊지 않겠다’던 우리들의 약속을 상기시키고 있다.

   
▲ 영화 <생일> 속 한 장면

영화 <생일>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수호의 생일모임이다. 롱테이크로 촬영된 25분 분량의 해당 장면에서 수호의 친구들과 이웃들은 자신들이 기억하는 수호와의 추억을 공유한다. 이 과정을 통해 참사 이후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채 살아왔던 순남에게 변화가 찾아온다.

순남의 변화에 대해 유경근 씨는 페이스북에 “‘살아내야만 하는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이는 치유나 회복이 아니라 아들 ‘수호’에게 하루라도 더 빨리 가기위한 기쁜 여정의 시작”이라고 썼다.

이 장면은 관객 역시도 수호의 생일모임에 참석한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우리가 몰랐던 수호의 이야기를 듣고, 웃고 눈물 흘리는 동안 ‘잊지 않겠노라’ 다짐했던 그날의 감각과 세포가 다시 깨어나는 기분이 들었다.

내일이면 세월호 5주기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수호의 생일모임에 참석해주었으면 한다. 그리하여 순남의 ‘기쁜 여정의 시작’에 동행자가 되어 주시길.. 

   

☞ 특별수사단 국민청원

☞ 특별수사단 국민서명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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