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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나경원·민경욱’ 이어 ‘김문수’도 모른 척

기사승인 2019.04.08  10: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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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강원 산불’ 후속보도 비중도 적은 조중동…왜?

“강원 고성·속초 산불이 국가재난사태로 번지는 동안 자유한국당이 보인 상식 밖의 언행이 공분을 사고 있다. 한국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촛불 정부인 줄 알았더니, 산불 정부네요. 촛불 좋아하더니 온 나라가 산불, 온 국민은 화병’이라고 썼다. 한때 경기도지사를 지낸 사람의 인식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상식 이하 수준이 초라하다 못해 참담하다.” 

오늘(8일) 경향신문 사설 <한국당은 국가적 재난이 반가운가> 가운데 일부입니다. 국가적 재난까지 정치공세로 일관하는 김문수 전 지사의 처신을 비판했습니다. 

김 전 지사의 문제 발언은 이 외에도 또 있습니다. “강원도만 아니라 제 고향 경북 영천에도 제 평생 처음으로 산불 보도가 되네요”라며 마치 과거에는 영천에서 산불이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언급한 겁니다.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홈페이지 캡처>

경북 영천에 평생 처음 산불 보도가? 김문수 전 지사의 ‘가짜뉴스’ 논란

JTBC <뉴스룸>이 어제(7일) 지적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경북 영천에서 산불, 그 전년도도 산불”이 났습니다. 그리고 “2010년, 2009년 김문수 전 지사가 여당 시절이었던 시절에도” 산불이 났습니다. 지난해 시도별로 산불 피해가 가장 많았던 지역, 피해가 가장 심했던 지역 9위가 경북 영천이었습니다. 경기도지사까지 했던 분이 ‘가짜뉴스’ 양산하는데 앞장 서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이미 나경원 원내대표와 민경욱 대변인의 처신을 두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김 전 지사의 페이스북 글을 한 개인의 ‘돌출적 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오늘 한겨레가 지적한 것처럼 자유한국당이 “대형 재난이 닥친 상황에서 이재민의 심정을 헤아리거나 화재 복구·예방에 머리를 맞대기보다, 정쟁 소재로만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는 얘기입니다. 

나경원·민경욱·김문수 전 지사에 이르기까지 … 이들 정치인들이 보인 일련의 행태를 놓고 보면 언론이 충분히 문제삼을 법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를 문제삼은 건 일부 언론에 불과합니다. 오늘 발행된 조중동 지면엔 ‘김문수 비판’이 없습니다. 오늘 전국단위종합일간지들이 보도한 ‘김문수 막말 논란’ 제목만 한번 살펴볼까요?

<한국당은 국가적 재난이 반가운가> (경향신문 사설)
<세월호 참사 겪고도 정쟁 일삼는 한국당> (서울신문 4면)
<이 와중에… 여야는 ‘산불’ 정쟁> (세계일보 4면)
<재난까지 정치공세…김문수 “촛불 좋아하더니 산불정부”> (한겨레 6면)

이게 전부입니다. 중앙일보는 오늘 사설에서 “산불이 하루 반 만에 꺼지자 여권은 청와대와 총리실의 기민한 대응을 자랑했고,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의 현장 방문을 칭찬했다”며 비판했는데 정부의 ‘빠른 대응’과 ‘황교안 대표의 현장 방문 칭찬’을 동급으로 놓는 게 온당한 지적인가 –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조중동을 비롯해 많은 신문이 ‘김문수 전 지사의 막말’ 발언을 지면에 싣지 않았습니다. 

‘강원 산불’ 후속보도 비중 줄어든 조중동…‘소방관 국가직’ 전환 기사도 없어 

오늘(8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를 자세히 보면 한 가지 특징이 발견됩니다. 이른바 조중동 지면에서 ‘강원 산불’과 관련한 후속보도 비중이 확연히 줄었다는 점입니다. 오늘 발행된 9개 신문 가운데 1면에 ‘강원 산불 후속보도’가 없는 곳은 조선일보가 유일합니다. 

왜 이런 지면배치를 한 것일까요? 아직 강원 지역에는 산불로 인해 이재민들의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고 언론의 후속보도와 대책마련 요구 등 관심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조중동 지면에서 ‘이런 보도’를 찾기가 의외로 쉽지 않습니다. 

오늘 조선일보 1면에 실린 기사는 <文대통령, 오늘 김연철·박영선 임명 강행> <軍, ‘북한=주적’ 유지하라는 용역보고서 뭉갰다> <190조 퇴직연금… 수익률 고작 1%> 등입니다. 

왜 이런 지면 배치를 하는 걸까? 판단은 조선일보를 비롯해 중앙·동아일보에서 하는 거지만 ‘다른 신문’의 보도나 기사 제목에서 ‘나름의 답’을 알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만의 개인 추정일 뿐입니다. 

<“이것이 재난 시스템”… 신속대응·시민의식 빛났다> (국민일보 1면)
<협업과 헌신, 최악 산불 속 기적 만들다> (서울신문 1면)
<잿더미 속에서도 ‘온정의 꽃’은 핀다> (세계일보 1면)
<전국 소방차 집결ㆍ흰색 방탄헬멧… 2005년 양양 참사와 달랐다> (한국일보 3면)

특히 국민일보와 한국일보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오는데 조중동은 ‘이런 긍정평가’가 내심 불편했던 게 아닐까요? 그렇지 않고선 ‘강원 산불 후속보도’ 비중이 줄어든 이유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희생을 감수한 공무원과 성숙한 시민의식 덕에 대형 재난 때마다 공식처럼 등장했던 ‘인재(人災)에 의한 2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재난대응 시스템도 효율적으로 작동했다. 군경은 지역주민을 비교적 빨리 대피시켰고, 폭약을 신속히 옮기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국민일보 1면) 

“정부 차원의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고성군·속초시·강릉시 등 5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고, 7일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피해 현장을 방문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 180가구, 정부 연수시설 96실 등 정부가 가진 모든 자원을 동원해 이재민 주거 안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1면)

“역대 강원 지역 산불에 비해서도 인적ㆍ물적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초속 30m에 이르는 강풍에 의한 산불 확산을 예방하지는 못했어도 대응 역량은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일보 3면)

‘뭣이 중한지’ 모르는 언론들? 

문재인 정부가 아무리 ‘싫어도’ 평가할 건 평가하고 비판을 해야 하는 법입니다. 그리고 오늘 동아일보는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과 관련해 기사를 싣지 않으면서 사설에선 “ 제복을 입은 영웅들은 사명감으로 밤을 하얗게 밝히며 이번 화재가 더 큰 비극이 되는 것을 막았다 …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했는데 이런 ‘칭찬’만으로 문제점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무엇이 본질적인 문제인지 그리고 중요한 지’를 모르는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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