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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난 지역구 의원이 소식 듣고 운영위 떠났다는데 나경원 몰랐다?”

기사승인 2019.04.05  15: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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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국민 안전·생명보다 정쟁 택한 것”…박지원 “이래서 국회 욕먹는다”

   
▲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을 위해 발언대로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강원도 대형 산불과 관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국회 운영위원회에 붙잡았다는 논란과 관련 5일 “저희는 산불의 심각성을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저희에게 산불의 심각성이라든지, 이로 인해 안보실장이 먼저 이석해야 되겠다고 양해를 구한 바가 전혀 없다”면서 이같이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후 3시 30분에 청와대 업무보고를 시작했는데 여당 요구가 정의용 안보실장이 ‘한미정상회담 준비를 해야 되니, 빨리 좀 이석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며 “저희의 요구는 ‘그래도 한 번씩은 질의를 하고 가게 해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저녁 7시45분에 정회를 했는데 회의에 집중하느라 산불이나 이런 부분을 알고 있지 못한데, (홍영표 위원장이) 전혀 산불로 인한 이석은 얘기하지 않고 이 때도 한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이석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전날 산불은 오후 7시17분경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돼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됐다. 밤 9시를 넘기면서 대대적으로 확산돼 강원도 소방본부는 오후 9시 44분을 기해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를 발령했다. 2단계는 시·도 경계를 넘는 범위, 3단계는 전국적 수준의 사고일 때 발령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밤 9시20분 회의를 개의했고 그 사이에 저희에게 산불 심각성이라든지 산불 때문에 안보실장이 먼저 이석해야 되겠다고 양해를 구한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밤 9시30분쯤 돼서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불이 났는데 보내야 되지 않겠냐’고 했고 심각성을 정확하게 모르는 상황에서 서너분이 질의하면 끝나게 돼 있기에 길어야 30분이라고 생각해서 ‘하고 가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저희로서 유감스러운 것이 당시 심각성을 보고하고 정말 이석이 필요하다면 양해를 구했어야 하는데 그런 말이 없었다”고 책임을 돌렸다. 

강원 속초시 고성군·양양군이 지역구인 이양수 의원도 4일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논란이 됐다. 이양수 의원은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과 강원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산불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밤 11시 30분경 고성 대책본부에 도착하여 주민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림청, 소방청, 강원도 등 관계당국과 협의하며 산불진화에 총력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운영위를 떠난 시각과 관련 이 의원실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산불 발생 소식을 듣고 오후 8시쯤 속초로 출발했다”면서 “운영위가 오후 9시20분 속개해 정의용 실장 이석이 논의됐을 때는 이미 속초로 가는 중이었기 때문에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이미지 출처=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이에 대해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나 원내대표는 사태의 심각성을 자신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고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5일 논평에서 “속초·양양을 지역구로 둔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이 저녁 8시에 산불 소식을 접하자마자 운영위를 떠났다고 하는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는가”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산불이 난 해당 지역구 의원이 운영위 위원이고 한국당 원내대변인과 도당위원장까지 맡고 있는 상황에서 산불 상황을 당 지도부에 보고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부대변인은 “결국 어제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정쟁을 택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 부대변인은 “소방공무원 증원을 해야 한다니 노는 공무원 늘려서 뭐하냐고 가로막았던 자유한국당”이라며 “그 ‘노는 공무원’은 어제 오늘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쯤되면 자유한국당은 딴나라당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고 국가 재난 상황에 위기대응 컨트롤타워인 안보실장의 발목을 잡은 것을 질타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나 원내대표가 안보실장을 빨리 보냈어야 했다”며 “그랬으면 굉장히 국민적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모든 사고는 초동 대처가 중요하기에 빨리 보냈어야 했다”며 “이래서 국회가 욕을 먹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 5일 전날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 시내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소방청의 화재 대응 3단계 발령에 따라 전국의 소방차들이 속초시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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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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