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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장로’ 뛰어넘는 황교안 장로…한기총 “이승만·박정희 다음은 黃”

기사승인 2019.03.21  12: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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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보수개신교·태극기세력 등에 업고 ‘색깔론’…끝없는 퇴행

“악한세력은 존재합니다.”  

이 무슨 교회 목사가 쓸 법한 문장인가. 20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문장은 이처럼 ‘성령’이 강림할 법한 느낌으로 충만해 있었다. 황 대표는 이어 “저를 흠집내기 위한 방법도 가지각색”이라며 “제가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사건에 개입했다고 왜곡하고, 심지어 제 아들마저 음해세력들의 타깃이 되었습니다. 음흉한 조작과 검은 모략, 참 가증스럽고 졸렬합니다”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어간 문장이 걸작이다. 

“악한세력은 존재합니다. 목적을 위해서는 본능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검은 결속과 비겁한 선동, 신뢰도 사랑도 양심도 없는 권력에 눈 먼 자들의 비겁한 음해... 지금 우리 가까이 존재하는 악한세력입니다. 천사도 존재합니다. 삶의 현장을 묵묵히 지키며 미래의 꿈을 키워가는 대한민국 국민. 지금 우리 가까이 존재하는 천사입니다.”

같은 날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는 “주요 정치인의 논평에 천사라는 단어가 나온 것은 드문 것 같습니다”라며 “예전에 서울시를 봉헌한다는 분도 있었으니까”라며 ‘장로 이명박’을 떠올리기도 했다. 

맞다. 황 대표 역시 침례교 장로다. 목동의 한 교회를 다니며 간증과 설교에 종종 나서는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알려져 있다. 19일 열린 한국당 조찬기도회에도 참석했고, ‘황교안 효과’인지 이날 기도회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등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는 후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대한민국이라도 봉헌하려는 걸까. 이러한 황 대표의 행보에 보수 기독교계가 화답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한기총 전광훈의 노골적인 응원들

“위기적 상황에서 우리 하나님께서 일찍이 준비하셨던 황교안 대표님을 자유한국당의 대표님으로 세워주셨다. 제 개인적 욕심으로는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을 이어가는 세 번째 지도자가 되어줬으면 좋겠다.”

20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를 방문한 황교안 대표에게 한기총 전광훈 회장이 건넸다는 덕담이다. 또 전 회장은 “건국 후에 가장 지금 위기를 맞이한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부 언론이나 학자나 사회단체에서 ‘이러다가는 나라가 해체될지도 모르겠다’ 이런 말들이 서슴없이 지금 나오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전 대표회장은 “황 대표의 첫 고비가 내년 4월 총선”이라며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200석을 (확보)하면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제2의 건국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얻지) 못하면 개인적으로 이 국가가 해체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골적이고도 눈 쌀을 찌푸리게 하는 정치적 수사들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황 대표는 이렇게 호소했다.  

“저를 위해서 많이 기도해주시고 또 우리 자유한국당을 위해서도 많이 기도해주시고 우리 천만 크리스천들과 함께 뜻을 좀 모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천만 영화’도 아니고 무려 ‘천만 크리스천’을 호명했다. 서울시를 봉헌했겠다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뒤지지 않는다. 보수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한기총이라지만, 아무리 정치인의 지지 호소용 멘트라지만 노골적이고도 편향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언행이라 할 수 있다. 전 회장의 노골적인 정치적 발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과거 기독교 정당을 설립, 대선 후보를 내기도 했던 전 회장은 “과거 우리가 장로님 대통령을 3번 세웠다. 이승만 장로님은 대박 났다”며 “이승만 장로님이 없는 대한민국은 존재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 후에 이명박 장로님, 김영삼 장로님은 세상 사람들이 다 실패했다고 그렇게 말한다. 왜 그런가 봤더니, 그분들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까지 한국 교회가 열심히 했는데, 청와대에 들어간 뒤부터는 방관했다”고 했다. 

이렇게 줄줄이 역대 대통령들을 소환한 전 회장은 “과거 대통령이 되신 장로님들을 보면 신세는 기독교한테 다 져놓고, 나중에 가면 교회를 무시해서 끝이 안 좋았다”며 보수 기독교계와 한기총을 더 신경 써 달라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을 예방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끝이 없는 황교안의 뒷걸음질 

“천사와 악한 세력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1000만 기독교인의 뜻을 모아달라 이렇게 얘기했는데 만약 정치적 지지 여부가 천사와 악한 세력이라는 이분법적으로 되면 선거는 그러면 십자군 전쟁이 되냐라는 위험할 수 있다라는 지적도 나왔었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대선주자로 황교안 대표가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종교에 가깝게 되는 것은 꼭 유리하지는 않다라는 당내 비평도 있었습니다.”

이날 <뉴스룸>은 황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두고 위와 같이 꼬집었다. 노골적이다 못해 대놓고 보수 기독교계의 지지를 끌어들이려는 퇴행적 정치에 대한 비판에 다름 아니었다. 하지만 황 대표의 퇴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앞서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의 핵심세력은 80년대 운동권출신들입니다. 이들 인맥은 정치권, 좌파언론, 시민단체, 민노총 등 우리사회 곳곳에 포진되어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발상과 혁신을 가로막습니다. 과거로 퇴행하는 정치에는 이들의 뿌리깊은 카르텔이 있습니다.” 

한기총과 전광훈 목사,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극우보수 개신교의 대표 선수들이다. 대표 취임 초반 이들을 친히 방문, 지지를 호소하는 황 대표의 모습은 과거 ‘이명박 장로’에 버금가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한쪽엔 보수 개신교를, 또 한 쪽엔 ‘태극기 세력’을 등에 업고 가려는 황 대표는 그러면서 ‘80년대 운동권’ 운운하는 색깔론을 휘두르는 중이다. 퇴행도 이런 퇴행이 없다. 30%를 넘은 당 지지율로 인해, 이러한 황 대표희 행보가 더욱 잰걸음을 내는 중이다. 안타깝다 못해 머리가 지끈 거리고 속이 울렁거릴 정도다.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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