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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네티즌 ‘나경원 응원’…김진태·황교안·장제원의 적반하장

기사승인 2019.03.13  11: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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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되레 사과 요구하는 황교안, 일본 우익들 응원받는 나경원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서면서 나경원을 연호하는 소리에 두 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우리는 지금 유신 때보다 훨씬 더한 독재국가에 살고 있다. 정권이 듣기 싫은 말을 하면 안 된다. 심지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야당 원내대표도 말을 마음대로 못한다. 정권이 그어 놓은 금 안에서만 놀라는 얘기다.” 

독재국가란 무엇인가. 공안검사 출신인 김진태 의원이 생각하는 독재국가라면, 야당 국회의원이 현직 국가원수에게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과 같은 표현을 쓸 수 있겠는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을 통해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여론을 들썩이게 만든 12일, 김진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와 같이 주장했다.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먼저 윤리위에 회부돼 있는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겠다”며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살기가 등등했다. 마치 최고인민회의장에서 ‘최고존엄’을 건드린 것처럼...”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의 수석대변인이라는 표현이 미 언론(미 블룸버그 한국 통신원)이 쓴 표현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런데 수석대변인(Top spokesman)은 미국 언론에서 이미 한 말이다. 그러니 나 의원이 처음 이 말을 했다면 아마 제명하려고 덤볐을 거다. 더구나 수석대변인이라고 평가한 것도 아니고 그 말을 듣지 않도록 해달라는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미안하지만,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모두 일제히 ‘잘못’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청와대 역시 12일 이례적이고 신속하게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입니다”라며 “자유한국당과 나 대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번영을 염원하는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하기 바랍니다”라고 촉구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대한민국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고 격분하며 윤리위 제소를 시사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국가 원수 모독죄”라는데 의견을 일치하고 있다. 이날 여야 4당이 내놓은 관련 논평 중 으뜸은 민주평화당에서 나왔다. 

“다른 정당의 대표연설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일본 자민당의 수석대변인 운운 하면 제대로 진행되겠는가.”

   
▲ 지난 9월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일본 자민당의 정권복귀와 아베총리 중심의 자민당 우위체제 구축' 자유한국당 정당개혁위원회 공개 간담회에서 나경원, 김석기 의원과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나경원의 원숙한 연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생각이 다른 것 같다. 이날 오후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한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들어보면 외신에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란 얘기가 나왔으니 다시는 이런 얘기가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이 정도도 수용하지 못하고 제1야당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을 방해하는 행태는 야당의 비판을 조금도 수용 못하는 민주당의 오만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이 말한 방해는 나 원내대표의 “수석 대변인” 발언 직후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의장석 앞에 나가 강하게 항의한 것을 일컫는다. 또 장 의원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국가원수 모독죄까지 언급하고 있다”며 “이 죄는 유신독재 시절 만들어져 민주화 이후에 폐지된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주장을 펼쳤다. 

“아직까지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죄를 운운하는 것은 민주당의 역사 인식이 군사 독재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

적반하장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국정 교과서’를 비롯해 심지어 ‘새마을 운동’까지 끌어오며 군사 독재 시절의 망령을 부활시키려던 것이 바로 박근혜 정권 시절 자유한국당 아니었나. 그 한국당이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민주당의 역사 인식을 ‘군사 독재’ 운운하는 어불성설이라니. 

장 의원은 또 “이번 나 원내대표의 연설은 먼저 경제 파탄을 지적한 뒤에 여야가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제안까지 한 원숙한 연설”이었다고 재반박하면서 "민주당이 성숙하고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이라면 야당의 어떠한 비판이라도 그 당시엔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숙한 연설’이라는 표현과 그러한 현실 인식은 그러나 일개 의원의 주장이 아니었다. 황교안 대표까지 이러한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펼치고 있었다. 

황교안의 적반하장과 일본 네티즌들의 ‘나경원 응원’ 

같은 날 서울 마포에서 열린 한국당 2030 청년 사무처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황 대표는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연설하는데 중간에 달려들어 고함을 지르고, 이야기를 못하게 하는 것이 어떻게 민주주의인가”라며 “오히려 이런 부분에 대해 민주당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을 비판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과’를 요구하며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또 황 대표는 “있지도 않은 국가원수 모독죄를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도 우리대로 부당한 조치가 있다면 정말 단호하게 조치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황 대표 특유의 오락가락 애매한 화법 그대로였다. 과연 어떤 조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망언을 듣고 항의하는 여당에 “사과를 해야 한다”는 적반하장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2030 청년 사무처 당직자들과 간담회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아울러 13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나 원내대표의 연설 직후 일본의 거대 커뮤니티 5CH(5채널)에서는 나 원내대표를 향한 응원이 이어졌다고 한다. 나 원내대표의 안위까지 걱정하는 일본 네티즌까지 있었다는 소식에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는 어떤 표정을 보일까.   

“혐한 성향의 일본 네티즌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으로 비유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지지했다. 이들은 ‘사실이잖아!’, ‘알고 있었어’, ‘당연하지요’ ‘문은 돼지 장군(김정은)의 꼭두각시’ 등의 댓글을 쏟아냈다.

나 원내대표의 생각이 자신들의 생각과 너무나 비슷하다고 느꼈는지 한 네티즌(t9aUxACW)은 ‘아, 이것은 친일 인증인가요. 의원 권한 박탈되나요’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국가 기밀 유출 죄’, ‘이건 기밀 누설인가’라며 나 원내대표의 안위를 걱정하기도 했다.”

12일 나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을 접한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망언 중 최악의 망언”이라며 “당신 화법으로 말하면 그럼 당신은 아베 수석대변인인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요구했다. 마치, “나경원 원내대표를 일본 자민당의 수석대변인 운운 하면”이라던 민주평화당의 논평과 닮은 꼴이었다. 

이러한 비판을 일본 네티즌들이 접하기라도 했던 것일까. 이 같은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이야말로 전날 나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이 일부 태극기 세력이나 환영할 만한 주장이자 국민을 모독하는 내용으로 점철돼 있었다는 일종의 증거라 할 만하다. 다시 묻고 싶어진다. 과연 일본 우익 네티즌들이 응원하는 나 원내대표가 자민당의 수석대변인인지, 아니면 대한민국의 제1야당 원내대표가 맞는지.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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