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호 기자 “이유경 기자 쓴 기사들 보니 놀라워…외신 받아 여론조작 그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단상으로 올라와 나 원내대표에게 작전회의 하듯 뭔가 조언을 했다.
JTBC에 따르면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직접적으로 수석대변인라고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라고 말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지난해 9월 미국의 유력 통신사에서 제목으로 삼았고 이미 국내에도 보도된 기사를 인용한 것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문 대통령을 색깔론으로 모독하기 위해 간접화법을 악용했다고 비판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
논란이 된 기사는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해 9월 26일자로 보도한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의 역할을 하고 있다(South Korea's Moon Becomes Kim Jong Un's Top Spokesman at UN)>란 제목의 기사이다.
연합뉴스와 AP통신 등에서 IT와 비즈니스 관련 기사를 써왔던 한국인 이유경 기자가 쓴 것이다. 업계쪽 기사를 써왔던 이유경 기자는 지난해 9월부터 블룸버그통신에서 남북관계에 대해 쓰고 있다.
이유경 기자는 첫 문단에서 “김 위원장이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린 UN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그를 칭송하는 사실상의 대변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While Kim Jong Un isn’t attending the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in New York this week, he had what amounted to a de facto spokesman singing his praises: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라고 썼다.
▲ <이미지 출처=블룸버그 통신 홈페이지 캡처> |
이에 대해 이상호 고발뉴스 대표기자는 12일 유튜브 <뉴스방>에서 “‘사실상의 대변인(de facto spokesman)’이라고 썼는데 블룸버그 데스크가 ‘수석대변인(Top Spokesman)’이라고 더 세게 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취재는 했지만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첫줄에 깔았다”며 “이것을 데스크가 더 세게 제목을 달아 악의적으로 분칠했다, 기사라기 보다 악의적인 블랙메일에 가깝다고 본다”고 했다.
또 이 기자는 “매우 자의적인 기사”라며 “몇몇 연구자들의 발언을 인용하고 있는데 스티븐 뇌퍼 교수가 “나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I don’t think of Moon as Kim’s spokesperson)”고 말한다”고 짚었다.
이 기자는 “이유경 기자가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어보니까 답변이 이러했을 것이라고 유추된다”며 “대단히 악의적으로 나쁜 스탠스에서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한국의 기자가 한민족의 염원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차갑게 관찰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기사에서 스티븐 교수는 “나는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차라리 양자간에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필요를 절감하고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I don’t think of Moon as Kim’s spokesperson, but rather a leader who realizes he needs both Kim and Trump amenable to agreement)”고 말했다.
이 기자는 “‘대변인’이라는 말은 유일하게 스티븐 교수만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쪽으로) 사용했다”며 “대변인보다는 중재자라는 표현이 어울렸다”고 지적했다.
▲ <이미지 출처=블룸버그 통신 홈페이지 캡처> |
해당 기사를 조선일보는 지난해 9월28일 <외신 “文 대통령, 김정은 수석 대변인 됐다”>란 사설에서 인용했다. 조선일보는 “우리 대통령이 외신으로부터 김정은의 대변인이란 평가를 듣는”다고 썼다.
아울러 이상호 기자는 “이유경 기자가 쓴 기사들을 살펴봤다”며 “놀라운 기사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유경 기자는 2월11일 <일본의 최교 외교관이 한국의 국회의원에게 일왕 관련된 발언에 대해 경고했다(Top Japanese Diplomat Warns South Korean Lawmaker Over Emperor Remark)>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이상호 기자는 “‘경고하고 나섰다(Warns)’라는 굉장히 불쾌한 제목의 기사”라고 말했다.
또 이유경 기자는 2월12일 <일본 아베 수상이 문희상 의장의 일왕 사과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다(Abe Says Japan Wants Apology for South Korean Remarks on Emperor)>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이상호 기자는 “이미 한국인으로서 블룸버그에서 일하면서 한국어도 잘하는 미국의 매파가 되어 버린 것 아닌가”라며 “과연 그에게 국익이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상호 기자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인터뷰 기사도 썼다며 2월2일자 <한국의 야당 지도자는 스몰딜의 위험성을 보고 있다(South Korea Opposition Leader Sees Danger in Weak Nukes Deal)>란 제목의 기사를 지적했다.
이 기자는 “결국은 핵협상이 핵위협을 제거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는 기사를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 <이미지 출처=블룸버그 통신 홈페이지 캡처> |
이 기자는 “이러한 블룸버그 통신의 편파적 기사를 인용보도해 주는 곳이 조중동”이라며 “3월6일자 조선일보 <“文·트럼프 갈라섰다” 해외서 나온 불화설>도 이유경 기자의 기사를 갖고 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블룸버그의 기사를 갖고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이 여론조작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갈라졌다고 이유경 기자가 쓰면 그렇게 되는 꼴”이라며 “비대칭 외신을 받아서 일순간에 냉전의 시대로 만드는, 국민 겁주기는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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