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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 윤지오 <13번째 증언>

기사승인 2019.03.12  1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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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 많던 소녀, 어른이 되어버린 10년의 세월.. 다시 증언대에 선 이유

2009년 3월7일, 그 후 10년. 고 장자연 씨의 ‘동료배우’ 윤지오 씨가 ‘장자연 사건’의 진실을 기록한 에세이집 <13번째 증언>과 함께 마지막 증언에 나섰다.

<13번째 증언>은 장자연 씨 사망 10주기 당일 출간됐다. SNS를 통해 “살아온 지난날에 대한 부끄러움이 없으며 스스로에게 당당하다”고 밝힌 윤지오 씨는 자신이 “유명인이 아닌 것이, 또 유명배우로서 함구하는 거짓된 삶을 살아가지 않고 끝까지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이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저는 사실상 유일한 ‘목격자’가 아닌 유일한 ‘증언자’입니다.”

“C의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두 번째 이유는 가라오케에 있던 참석자들 모두가 성추행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수사 과정에서 C가 나를 제외한 나머지 참석자들과 진술을 짜 맞추고 거짓말을 반복한 것이 드러났다.”(p.242)

에세이집에는 연예인을 꿈꾼 어린 시절, 학교폭력을 목격한 후 이를 피해 떠난 캐나다 유학길, 연예인이 되기 위해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의 고군분투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그날이 기록되어 있다.

간절히 원했던 꿈.. 그리고 그날의 사건

남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했던 초등학교 5학년 어린 지오는 처음 카메라 앞에 서는 경험을 하고 나서 막연하게 연예인의 꿈을 갖게 된다. 중학생 때 학교폭력을 목격한 뒤 정신적 충격으로 이를 피해 캐나다로 유학을 떠날 수밖에 없었지만 그곳에서 우연히 보게 된 신인가수 선발대회 포스터, 그리고 오디션 합격소식은 연예인이 되겠다는 지오의 마음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연예인이 되겠다며 한국행을 고집하는 딸에게 엄마는 12학년까지 학업을 마쳐야 보내주겠다는 조건을 내건다. 하지만 당시 겨우 8학년, 12학년까지 학업을 마치고 졸업을 하기 까지는 4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눈앞이 캄캄했던 지오는 고민했고 한국에 빨리 갈 수 있는 묘안을 궁리, ‘조기졸업’이라는 방안을 찾아냈다. 고시생처럼 공부한 끝에 4년 과정을 1년 만에 이수했고 ‘조기졸업’에 성공했다. 2004년 열일곱의 지오는 연예인이 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했으며, 그 간절함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그가 2008년 8월, 스물을 갓 넘긴 나이에 소속사 대표 생일파티 자리에서 ‘장자연 성추행 사건’을 목격하고 연예계에서 퇴출 아닌 퇴출을 당해야 했고, 한국을 떠나 10여 년간 숨죽여 지내야만 했다. 그럼에도 ‘장자연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고 증언대에 올랐다. 그러나 여전히 장자연 죽음을 둘러싼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윤지오 씨는 또 다른 피해자가 되어 있었다. 가해자들은 여전히 처벌받지 않은 채 잘 살아가고 있다.

꿈 많던 어린 소녀가 어른이 되어버린 세월 10년. 그는 왜 다시 외로운 증언대 위에 섰을까.

자신이 먼저 ‘언니’에게 손 내밀지 못했다는 자책과 회환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장자연’이 생겨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엇보다 훗날 누군가의 아내와 어머니로서 당당하게 살고 싶은 자신을 위해 13번째 증언에 나섰다고 했다.

   
▲ 고 장자연 씨(왼쪽)와 윤지오 씨<사진출처=윤지오 씨 인스타그램>
“죽음으로 말하려 했던 언니의 고통이 다시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는 그 기억들을 피하지 않고 다시 마주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이 사건을 되살려 내가 증인석에 다시 설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낸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었다.”(p.244)

이제 우리가 윤지오 씨가 밝힌 ‘10년의 기록’을 넘겨받은 셈이다. 더 이상 ‘장자연 사건의 목격자’라는 이름으로 법정에 서지 않고, ‘배우 윤지오’로서 그가 꿈꾸는 인생의 카메라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그 기록을 넘겨받은 우리가 14번째 증언에 나설 차례다.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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