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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악’에다 ‘위헌’까지... “비례대표제 폐지” 나경원이 유포한 가짜뉴스

기사승인 2019.03.12  10: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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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하루면 탄로날 거짓말, 개악도 상관없다는 발상

“그동안 사실상 민주당의 국회 보이콧으로 열리지 못한 국회를 3월 국회를 통해서 열어서 민생과 경제의 긴급한 사안을 해결하고자 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지금 선거법과 소위 이념 법안들을 패스트트랙으로 빅딜하겠다고 한다. 정말 민생과 경제에 대해서 여당이 과연 책임을 갖고 있느냐. 과연 여당이 책임감을 갖고 있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궤변의 연속이다. 검증되지 않은 일방의 주장을 그대로 유포한다. 지난 10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 결과 브리핑한 내용 중 일부다. 제1야당 원내대표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들의 향연이 이래서야 쓰겠는가. 사실상 여당인 민주당이 국회를 보이콧했다는 말도 어불성설에 가깝다. ‘공수처 신설’ 등이 ‘이념 법안’이란 주장도 과대망상처럼 보인다. ‘민생’과 ‘경제’는 한국당이 매일 같이 부르는 유행가가 돼버렸다. 

심지어 작년 12월 본인이 도장을 찍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련 여야 5당 원내대표의 합의 사항도 헌신짝처럼 폐기처분해 버렸다. 그것 하나라도 비난받기에 충분한데, 이제는 더 어이없는 선거제 개혁안을 들고 나왔다. 정치인의 ‘한 입 가지고 두 말하는’ 행태가 어디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한마디로 이 내각제 국가, 전 세계에서 오로지 두 개의 국가인 독일과 뉴질랜드만 채택한 제도다. 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대통령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받아드린다는 것은 윗도리는 한복입고 아랫도리는 양복 입는 거와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희 당의 입장은 대통령 분권을 위한 내각제 개헌 없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에는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중략). 

그래서 지금 현재의 대통령제라면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서 의원 정수를 10% 감축하자는 것이 저희의 안이다. 의원 정수 10%감축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폐지하는 것이다. 이것은 많은 정치선진국들이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내 손으로 뽑을 수 있는 국회의원을 조정해서 10% 줄이는 270석을 제안한다는 것이 저희의 안이다.”

독일과 뉴질랜드 사례를 강조하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기 위해 비례대표 폐지와 국회의원 정수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나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당연히 패스트트랙에 합의한 여야 4당의 반대가 쏟아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11일 나 원내대표는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서도 이러한 주장을 이어갔다. 도리어 “정치 도의”를 운운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원정수가 무한히 확대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한 400명씩 될 수도 있습니다. 2000년 헌법재판소 판결에 의하면 사실상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중략). 

그런데 본인들만으로 과반 하기 어렵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해서 소위 정의당 등을 원내에 대거 들어오게 함으로써 사실상 본인들의 이중대 삼중대를 만드는 이 법안을 통과시킬 겁니다. 저는 지금 여당의 꼼수에 대해서 정말 분노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정치 도의가 아닙니다.”  

나경원 원내대표 향한 JTBC <뉴스룸>의 팩트체크

이에 대해 11일 JTBC <뉴스룸>이 팩트 체크에 나섰다. OECD 37개국의 선거 제도를 살펴본 결과, 비례대표가 없는 국가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5개국이었다. 나 원내대표의 주장은, 침소봉대에 해당했다. OECD 국가 중 무려 24개국이 비례대표제만 실시하고 있었다. 

“우리처럼 혼용하고 있는 나라는 8개 나라입니다. 일본과 독일, 뉴질랜드, 이탈리아 등입니다. 그리고 비례대표로만 의회를 구성하는 나라는 심지어 더 많습니다. 우리가 주요국이라고 부르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를 포함해서 OECD 회원국 중에 24개 나라입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 측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을 말한 것이고 전세계 선진국이라는 것은 팩트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니까,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 세계에 유이한 제도”라는 주장도, 정치 선진국들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폐지”하고 있다는 주장도 ‘틀린’ 셈이었다. 심지어 나 원내대표가 예로 든 프랑스 역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추진 중이었다. 

“특히 프랑스 사례를 좀 꼼꼼하게 따져봤는데요. 이건 프랑스 의회를 통해서 저희가 확인한 개정안 원문입니다. 지난해 개정안이 발의가 돼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었습니다. 그리고 영미권 일부를 제외하면 비례대표제 도입이 국제 추세입니다. 단 한 표만 이겨도 다 갖는 선거구조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에서도 선거제 문제가 국민투표에 부쳐질 정도로 논의가 치열하게 이어져왔습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이어진 심상정의 팩트체크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이렇게 버젓이 ‘가짜뉴스’를 살포해선 곤란하다. 그것이 정치와 국회 개혁이라는 주요 사안일 경우 더더욱 그렇다. 더군다나 “정의당 2중대” 운운하며 여당의 입지가 강화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비추면서까지, 또 불과 석 달 전 합의 사항을 나 몰라라 하면서까지 ‘반대를 위한 반대’를 거듭하는 것은 지독한 자당 이기주이라 할 수 있다. 11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한 심상정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 역시 이 점을 꼬집었다.  

“이번 한국당의 안은 선거제도를 대폭 개악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 여야 4당이 합의한 패스트 트랙 처리를 막기 위한 안이다.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으로서 매우 속상하고 유감스럽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위헌 소지가 없고, 나경원 원내대표가 말한 비례대표를 없애는 안이 오히려 위헌일 수 있다. 헌법 제41조 3항에 비례대표는 법률로 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19대 국회 때 자유한국당 전신인 이병석 정개특위 위원장이 동의했던 안이기도 하다.”  

자신들이 동의했던 안을 대번에 뒤집었다. 도리어 헌법을 위배하는 안을 들고 나온 것도 본인들이다. 그저 내년 총선이란 눈앞에 이익만 쫓으니 헌법도, 자기 과거도 부정하는 개악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그런 의도가 눈에 빤히 보인다. 

개악도 상관없다는 그러한 발상일진데, 나경원 원내대표의 ‘가짜뉴스’ 정도야 우습지 않겠는가. 국민의 수준을 우습게 보지 않고서야, 하루면 거짓이 탄로날 ‘가짜뉴스’를 살포할 수 있겠는가. 더 이상 국민들을 한국당이나 나 원내대표 본인들 수준으로 가늠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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