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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직업병 피해’는 여전히 진행 중…언론은?

기사승인 2019.03.05  1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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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언론은 ‘반올림’이 기자회견을 한 이유와 배경을 말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보상 중재안에 합의한 이후 추가로 피해를 제보한 사람은 227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 중 141명은 삼성전자로부터 어떠한 피해보상도 받을 수 없는 처지다. 중재안이 정한 대상 질병·사업장 요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5일)자 경향신문 사설 <노동자가 일하다가 얻은 질병은 모두 직업병 아닌가> 가운데 일부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난해 11월 중재안 합의 이후 ‘삼성 직업병 피해’ 문제가 일단락된 것처럼 알고 있지만 경향신문 사설은 ‘삼성 직업병 피해’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 반도체 노동자 인권단체인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이 4일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서울 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반올림 페이스북>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해 일부 언론만 ‘반올림 기자회견’ 보도 

사실 경향신문이 오늘(5일) ‘삼성 직업병’과 관련한 사설을 쓴 이유가 있습니다. 어제(4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가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기 때문입니다. 

반올림은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던 노동자와 유가족이 집단 산재신청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모두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에서 일하다 폐암, 만성피부질환, 유방암 등에 걸린 노동자들입니다. 경향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11년 만에 직업병 피해 보상 관련 중재안을 내놨지만, 전자산업 노동자의 직업병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2008년부터 시작된 반올림의 집단 산재신청은 이번이 14번째입니다. 한겨레는 “‘반올림 시즌2’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면서 관련 내용을 어제(4일)부터 집중적으로 보도했는데요. 한겨레 보도를 보면 ‘삼성 직업병 피해’는 지난해 해결됐다기보다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겨레 보도 가운데 일부를 인용합니다. 

“<한겨레21>이 삼성전자-반올림 중재안이 나온 지난해 11월1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반올림에 들어온 신규 제보 220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이 중재안 보상 범위 바깥에 있다는 사실을 3일 확인했다. 이들 중 14명은 4일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에 집단 산재 신청을 하고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집단 산재 신청은 본격적인 ‘반올림 시즌2’의 시작이다.” (한겨레 3월4일자 1면) 

한겨레는 “이번 반올림 신규 제보자 220명 중 삼성 관련 제보는 206명이었는데, 그중 62%에 이르는 127명이 중재안 보상 범위 바깥에 있었다”면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병명 48명(38%), 사업장 35명(27%), 진단 시기 28명(22%), 기타 이유 16명(13%) 등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까지도 삼성에선 직업병으로 의심되는 사망자가 나와…언론은 침묵! 

문제는 한겨레가 어제(4일) 지적한 것처럼 “삼성에선 최근까지도 직업병으로 의심되는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겨레가 전한 내용-잠깐 볼까요. 

“지난 1월29일 삼성에스디아이 수원사업장 클린룸에서 일하던 황아무개(32)씨가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사망했다. 황씨는 2014년 5월부터 삼성에스디아이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포토·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개발하다 2017년 12월 병을 얻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황씨가 직접 쓴 재해경위서에는 ‘코팅 시에는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화학물질 탓에) 코를 찌르는 냄새가 엄청났으며, 화학물질이 테이블 외부에 쌓여 청소 시에 애를 먹곤 했다’고 적혀 있는 등 직업병으로 의심할 만한 대목이 있다. 하지만 황씨는 삼성에스디아이 근무자라 중재안 보상 범위에 포함되지 않으며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신청을 한 지 10개월이 넘도록 역학조사 실시 여부조차 알려오지 않았다.”

물론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반올림의 중재안’이 가지는 의미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그동안 ‘삼성 직업병’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삼성전자의 보상과 사과를 이끌어 낸 부분은 분명히 평가받을 부분입니다. 

하지만 어제(4일) 반올림의 기자회견과 14번째 집단 산재신청은 ‘삼성 직업병’ 피해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노동자가 일하다가 얻은 질병은 모두 직업병’이라는 상식적인 명제가 여전히 통용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삼성전자-반올림의 중재안’이 정답은 아니며 보완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늘(5일) 경향신문이 사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말이죠. 

“중재안으로 인해 보상 대상 밖의 질병을 앓고 있는 삼성전자 전·현직 노동자나, 삼성전자 외 사업장 피해자의 보상길이 막혔다면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사업주도 일터에서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인과관계가 드러나고 사고를 막을 대책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 반도체 노동자 인권단체인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이 4일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서울 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반올림 페이스북>

예고된 기자회견 … 조중동과 경제지는 왜 침묵하나 

사실 반올림의 어제(4일) 기자회견은 ‘예고’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경향과 한겨레 그리고 KBS MBC SBS YTN과 같은 방송사들만 주목했을 뿐 상당수 언론은 ‘삼성 직업병 문제’를 외면했습니다. 

놀랍지도 않습니다. 그동안 반올림이 ‘삼성 직업병 문제’를 줄기차게 제기했을 때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았던 곳이 한국의 주류 언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언론’이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중재안에 합의했을 때 ‘삼성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는 듯한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들 언론’ 덕분에 ‘삼성 직업병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 직업병 문제’는 진행 중입니다. 조중동과 경제지 등 이른바 ‘주류 언론’에서만 사라졌을 뿐입니다. 우리가 ‘반올림의 14번째 외침’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민동기 미디어전문 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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