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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첫 인선에 ‘한선교 사무총장’ 내정.. 메시지는?

기사승인 2019.03.01  14: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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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조 친박’ 내세워 혁신·통합하겠다?.. “한마디로 어불성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취임 후 첫 당직 인사로 한선교(사진⋅60⋅경기 용인병) 의원을 사무총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2월 2일. 오늘은 박근혜 대통령의 생신이다. 차디찬 구치소의 독방에서 한 번 더 생일을 맞으신다. 돌이켜 보면 십 수 년간 지근거리에서 봬 왔지만 흔한 생일파티 한번 제대로 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지난 2일,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생일을 언급하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한 의원은 글에서 2007년 대선 경선에 나선 ‘박근혜 캠프’에서 박근혜 후보 대변인이었던 자신이 기억하는 ‘박근혜 생일 잔치’와 캠프 풍경을 구구절절 회고하고 있었다. 본인의 기억을 나열하고 회고담을 늘어놓는 일이야 개인의 자유지만, 눈에 띄는 것은 마지막 구절이었다.

“올해 생신도 구치소에서 보내시는 마음 아픕니다. 하지만 대통령께서 지금도 그곳에 계시는 것은 ‘대통령을 탄핵한 모든 불의는 사실이 아님’을 밝히기 위함입니다. 많이 죄송합니다. 힘 내십시오. 생신 축하 드립니다.”

이것을 그저 개인적인 회고라 볼 수 있을까. 이야말로 ‘탄핵 불복’을 뜻하는 명징한 문장 아니겠는가. 딱히 ‘탄핵 불복’을 지칭하지 않았더라도, 한국당 중진이자 원조 ‘친박’이라 불리는 한선교 의원의 속내를 드러내는 문장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 지난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당선된 황교안 대표가 첫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나경원 원내대표 및 지도부와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새 사무총장 한선교가 2016년 보여준 놀라운 활약

그리고 28일, 한국당 황교안 신임대표가 이 한선교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에 선임했다. 당 대표에 선출된 뒤 첫 인선이었다. 이러한 인선이야말로 강력한 메시지의 일환 아니겠는가. ‘도로친박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실로 확인시켜주는, 향후 ‘친박’을 끌어안고 가겠다는 황교안 대표의 메시지 말이다. 이날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집중했던 MBC <뉴스데스크>와 JTBC <뉴스룸>도 이 소식만은 놓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신임 대표가 공식 일정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황교안 체제’의 출범을 알렸습니다. 황 대표는 ‘원조 친박’으로 알려진 한선교 의원을 사무총장에 내정하고, 강력한 대 정부 투쟁 의지를 밝혔습니다(중략).

당직 인선을 서두르고 있는 황교안 대표는 당 사무총장에 원조 친박으로 알려진 한선교 의원을 내정해, 친박계가 당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28일 <뉴스데스크>, <사무총장에 ‘원조 친박’ 한선교…“강력 대여 투쟁”> 보도 중)

“이런 가운데 황 대표가 첫 인사로 사무총장에 원조 친박으로 꼽히는 한선교 의원을 내정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 의원은 2016년 의장실을 항의 방문했다가 경호하는 경찰의 멱살을 잡아 갑질 논란에 휘말렸고, 당시 유은혜 의원에게도 국정감사장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해 윤리위에 회부된 바 있습니다.” (28일 <뉴스룸>, <한국당 황교안 체제 출범…‘원조 친박’ 한선교 중용 논란> 보도 중)

특히 <뉴스룸>의 경우, 지난 2016년 연이어 물의를 빚었던 한선교 의원의 행태를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그해 9월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결의안’을 강행하려던 당시 새누리당 의원 수 십 명이 국회 내 국회의장실을 집단 항의 방문했고, 의장실을 점거하는 과정에서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장실 관계자와 국회 경호원 등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 의원이 경호원의 멱살을 강하게 잡고 흡사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혀 비난을 산 바 있다. 당시 국회 상황을 SNS로 생중계했던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한 의원이 경호원의 멱살을 잡는 모습을 두고 “다시 동물국회로 돌아가는 듯”이라고 비난했고, SNS 상에서는 “한선교가 깡패가 됐다”, “한선교가 잡은 멱살은 국민의 멱살”이라는 의견이 빗발치기도 했다.

“한선교 의원의 성희롱 발언은 최순실‧차은택에 대한 증인채택을 재차 거부하며 문체부를 비호하는 도중에 나왔다. 국감파행, 안건조정절차 신청 등 갖은 방법으로 핵심증인 채택을 막아 온 새누리당이 야당의 정당한 요구에 성희롱까지 동원한 것.”

같은 해 10월 13일, 동료 의원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한선교 의원을 향한 당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원내대변인의 논평 중 일부다. 한 의원은 같은 날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 교육부 장관인 유은혜 민주당 의원에게 “뭘 웃어요?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말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보도돼 논란을 키웠다.

당시는 미르‧K스포츠재단과 차은택씨 등 국정농단 사태를 둘러싼 쟁점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던 시기였고, 해당 발언은 한 의원이 “차은택‧최순실이 과연 무엇인데 3주간 국정감사를 도배하는가”라며 해당 인사들과 관련 의혹들을 비호하던 과정에서 나왔다. 종합해 보면, 물의를 빚은 두 사건 모두 한 의원이 ‘친박’ 중진으로서 보여준 활약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오른쪽)가 28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고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한 마디로 어불성설 아닌가

“기본적으로 당내 통합이 중요하다. 우리 당 안에도 여러 계파가 있었지만, 이제 한국당에 계파는 없어졌다. 계파가 되살아나지 않도록 우리 마음도 정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27일 황교안 대표가 당대표 선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힌 ‘보수대통합’ 방안 중 일부다. 계파 정리를 선언하며 당내 통합을 중시한 황 대표는 그러나 첫 인선에서 대표적인 친박 중진 의원인 한선교 의원을 사무총장에 내정했다.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이라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촛불혁명으로부터) 2년이 지났다. 그 많던 촛불이 다시 광화문 네거리에 모여서 외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이게 나라냐’ 국민들이 더는 힘들어서 살 수 없다고 외친다.”

지난 27일 의장 자격으로 한국당 전당대회 연단에 선 한선교 의원은 “이게 나라냐”라며 “촛불을 다시 들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어김없이 등장했고, 마치 광화문을 점령한 태극기 부대를 독려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여기서 한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생일에 썼던 “대통령을 탄핵한 모든 불의는 사실이 아님”이란 문장이 떠오르지 않는가. 이러한 ‘원조 친박’을 내세워 혁신과 통합을 하겠다는 황교안 대표, 한 마디로 어불성설 아닌가.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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