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당·대선배에 사죄” 김준교, 국민·대통령에겐 사과 의향 1도 없다니

기사승인 2019.02.21  10:47:56

default_news_ad1

- [하성태의 와이드뷰] 극우를 품은 한국당의 현주소

“손석희 사장님께서 방송에서 저를 지칭하여 무리수라고 표현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손 사장님께서 지금 계속 방송에 출연하시는 게 더 무리수 같은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김준교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 하나다. 김 후보는 지난 14일과 18일 한국당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연단에서 “저딴 게 무슨 대통령”, “짐승만도 못한 종북주사파 정권”, “문재인을 탄핵시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김정은의 노예가 될 것”과 같은 과격한 언사로 일관했고, 김 후보의 이러한 막말은 한국당 안팎의 극우 성향 지지자들을 제외한 다수 국민들의 비판을 샀다. 

대다수 언론도 김 후보의 이러한 과격한 막말에 비판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JTBC <뉴스룸>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손석희 JTBC 사장은 지난 19일 앵커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의 발언을 지만원씨의 주장과 엮어 ‘무리수’라고 지칭하며 비판적인 논조를 보였다.  

“극언은 극언을 낳고 무리수는 무리수를 낳아서 공교롭게도 역시 수학 강사 출신이라는 한 젊은이는 제1야당 전당대회의 한복판에서 끊임없는 적대의 언어들을 쏟아내고 있으니…. 보편적인 이치에 맞지 않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생각 또는 행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무리수(無理手).” (19일 JTBC <뉴스룸> 앵커 브리핑 중에서)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김 후보의 ‘무리수’ 운운은 이렇게 자신을 비판한 손석희 사장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렇게 김 후보가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인에 대해 경찰 조사 중인 사안을 언급한 것은 한국당 내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를 고대로 답습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어 김 후보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비판을 이어갔다. 굳이 분석을 하자면, 표현이 수위는 낮아졌지만 비판은 이어간다는 수준이었다. 

“문재인 정권의 경제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민들의 근로 의욕과 기업가 정신을 꺾는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부는 근면성실한 국민들의 노동과 기업가들의 창의적인 생각에서 창출됩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일부 귀족 노조에 편향된 노동 정책과 반시장 반기업정책으로 대다수 국민들의 근로 의욕을 저하시키고 국내 기업들의 해외 이전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식으로 한 순간에 망해버린 나라가 바로 베네수엘라입니다.”

징계부터 과격파까지, 쏟아진 당내 비판 

김준교 후보의 이러한 수위 조절은 당 내부에서 쏟아진 비판과 경계를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본인의 거듭된 막말이 거센 파장과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면서 한국당 내에서 조차 징계를 포함한 경고 사인을 보내고 있는 것을 김 후보가 염두에 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전당대회 레이스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한 태세 전환이랄까.   

이와 관련, 박관용 한국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2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 후보의 징계 여부에 대해 “선거관리위원들이 내일(21일) 부산·울산·경남 전당대회 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리기 전 모여서 회의를 할 것”이라며 “내일이 돼 봐야 알지 않겠나”고 밝혔다. 

또 박 위원장은 “김진태 데리고 좀 우리 당을 나가라”고 비난한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 등에게 반말 등과 관련해 주의·시정 조치를 내린 것을  언급, “김준교 후보도 한 번 주의를 주고 (문제 발언을) 계속하면 다른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YTN은 이날 박 위원장이 “징계를 염두에 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며 아래와 같이 보도했다. 

“박관용 당 선관위원장은 YTN과의 통화에서 김 후보에게 이미 한 차례 주의를 줬다며, 내일(21일) 부산 합동연설회에서도 반복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경고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더 이상의 잡음이 없도록 요구하는 것일 뿐, 징계를 염두에 둔 것은 절대 아니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징계 여부와 상관없이 당내 중진 의원들의 비판은 그칠 줄 몰랐다. 19일 김무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이 과격분자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고, 이완구 전 국무총리 역시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당에 해로운 정도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질서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거세게 질타했다.

20일 YTN에 출연한 장제원 의원 역시 “정말 잘못된 발언이고 망언이라 생각한다”며 “엄중 경고도 해야 하고 당에서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장 의원은 “0.1%도 득표하지 못할 후보”라고 김 후보를 지칭한 뒤, “정치를 시작도 하지 않은 이런 사람의 발언이 ‘너무 과대보도되고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국민들에게 사과할 생각 1도 없다는 김준교 

“사려 깊지 못한 언행으로 당과 대선배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 혼자 하는 전당대회가 아닌데 이렇게 물의를 일으켜 다른 후보님들께 깊은 사죄 말씀 올립니다.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고 사려 깊은, 좀 더 나아진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젊은 혈기에 실수했다고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아울러 무엇보다도 다른 후보자님들께 깊은 사죄의 뜻을 전해드립니다.”

20일 김 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문 형식의 글이다. 하지만 전적으로 이 사과는 국민들이 아닌 한국당과 한국당 의원들을 향한 것이었다. 당 내에서 징계를 포함한 강한 비판이 대두되자 보인 제스처에 가까웠다고나 할까. 이날 <세계일보>와 인터뷰한 김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대한민국의 이익과 국민을 위하지 않는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본다. (지난 대선 당시 벌어진) 드루킹 사건에서 보듯 (지난 대선)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었어도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 이익을 위해서 일하면 뭐라 안 하겠는데 북한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으니 문제다. 북한 김정은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니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또 국민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우리편(한국당) 지지자들이나 보수성향 국민 중 저의 표현이 과해 심기가 불편하신 분들에게 정중히 사과드리나 민주당이나 문재인(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사과할 생각은 단 1도 없다”고 말했다. 

국민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1도 없지만, 극우 지지자들이나 한국당 선배들에게는 깊게 사죄하고 정중히 사과드린다는 김 후보. 당선 이력도, 한국당 내 활동 경력도 전혀 없는 이런 인물을 최고위원 후보로, 이번 전당대회 최대 ‘노이즈 마케팅’ 인사로 키운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일찌감치 박근혜 정권 시절부터 청년 우파를 키운다며 ‘일베’를 방치했던 한국당 본인들이 아니겠는가. 결국 ‘태극기 부대’에 적극 영합하고 ‘문재인 탄핵 국민운동본부’ 대표를 자처하는 김준교 후보야말로 극우를 품은 자유한국당의 현주소일 것이다.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ad44
default_news_ad3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41
ad37
default_side_ad2
ad38
ad34
ad39

고발TV

0 1 2 3
set_tv
default_side_ad3
ad35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