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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 교수 멘트가 사라진 조선일보 수신료 기사

기사승인 2019.02.20  10: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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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멘트를 통째로 삭제했으면 최소한 해명이라도 하시라! 

<“KBS 안 본다” 시청료 환불 요구 2년새 倍이상 늘어> 

오늘자(20일) 조선일보 13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저는 사실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땐 최근 미디어 소비 흐름을 분석한 기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제 주변에도 집에 TV 없이 핸드폰 등으로 KBS 프로그램을 보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미디어 소비행태가 TV에서 인터넷 그리고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대세인데 그런 흐름이 공영방송에겐 고민거리를 던지고 있습니다. 당장 수신료 문제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처음 조선일보 기사를 봤을 땐 미심 쩍어 하면서도 ‘그런 흐름’을 조명하는 기사인 줄 알았습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황근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의 ‘좌편향’ 운운 멘트는 어디로 갔나

하지만 역시(!) 착각이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를 KBS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으로 연결시켰습니다. 

재밌는(?) 건, 기사의 상당 부분이 ‘KBS 편향성’과 상관없는 내용으로 구성됐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마지막에 ‘슬쩍’ 자신들이 원하고자 하는 내용을 끼워 넣습니다. 조선일보식으로 얘기하면 ‘자신들이 원하고자 하는 내용을 끼워 넣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기사를 잠깐 볼까요. 

“최근 KBS 수신료 환불 민원이 늘어난 것은 말소 신고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소 신고 건수는 3만2190건으로 전체 수신료 환불 민원의 91%였다. 2016년 1만3924건, 2017년에는 1만8166건으로 2년 새 2.3배로 증가했다.

말소 신고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TV 대신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방송을 시청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렇게 나름 ‘잘 분석해’ 놓고선 조선일보는 뒤에 이런 부분을 덧붙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두드러진 지상파 방송의 편향성 때문에 환불 민원이 늘었다는 해석도 있다. 자유민주국민연합 등 보수 시민단체들이 지난해부터 ‘KBS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을 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애초 조선일보는 황근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의 멘트를 기사에 포함시켰습니다. 이 기사를 쓰는 도중 조선일보 기사가 갑자기 ‘수정’되면서 캡처를 하지 못했습니다만 ‘구글 검색’을 통해 흔적을 발견할 수 있더군요.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황근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최근 KBS가 좌편향 일변도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친정부 패널들을 고집하면서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은 결과’다.” 

황근 교수 멘트는 “문재인 정부 들어 두드러진 지상파 방송의 편향성 때문에 환불 민원이 늘었다는 해석도 있다”라는 문장 다음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예 멘트가 통째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 <이미지 출처=구글 뉴스 검색 캡처>
   
▲ 조선일보 20일자 13면 <“KBS 안 본다” 시청료 환불 요구 2년새 倍이상 늘어>. 지면에는 황근 교수의 발언이 실려있다. <사진=go발뉴스>

“좌편향 일변도…” 멘트 ‘슬쩍’ 삭제한 다음 ‘모른 척’ 하는 조선일보

본인이 삭제해 달라는 요청을 했을 수도 있고,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면에도 실린 언론학 교수 멘트가 인터넷과 포털에서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내용도 “‘최근 KBS가 좌편향 일변도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친정부 패널들을 고집하면서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무시무시한(?) 멘트입니다. 

그런데 ‘슬쩍’ 삭제한 다음 ‘모른 척’입니다. 멘트를 통째로 삭제했으면 최소한 해명이라도 하는 게 자칭 ‘일등신문’의 책임 있는 자세 아닐까요. 황근 교수의 멘트를 제자리에 돌려놓거나 아니면 삭제 이유를 밝히거나 둘 중의 하나 택일 하심이 좋을 듯 합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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