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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성 “조작한 검사들에 대한 처벌 이루어져야”

기사승인 2019.02.18  12: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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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 GO 인터뷰 305]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 유우성 씨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이 유유성 씨 남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조사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가혹행위가 있었고, 검찰은 국정원의 증거 조작을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은 2004년 탈북해 2011년부터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던 유우성 씨가 밀입북을 반복하며 탈북자 신원정보 파일을 동생 유가려 씨를 통해 북한 보위부에 넘겼다는 혐의로 2013년 구속기소 된 일을 말한다. 이후 국정원이 유 씨 여동생인 유가려 씨를 수사하면서 협박·가혹 행위를 했고, 검찰이 법정에 제시한 유 씨의 입북 관련 서류가 모두 국정원에 의해 위조됐다는 의혹이 드러나 결국 법원은 유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어느덧 6년이 지났다. 6년이 지나 드러난 과거사위 조사 발표 어떻게 보았는지 궁금해 지난 12일 서울 DMC역 근처에서 조작사건 당사자인 유우성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유우성 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 유우성 씨 <사진=유우성 씨 제공>

- 지난 8일 검찰 과거사위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에 대한 재조사 결과를 내놓았잖아요. 어떻게 보셨어요?

“정권 교체 후 먼저 TF가 있었잖아요. 거기서 서울시 공무원 조작 사건을 재조사한다고 했는데 저희가 생각한 결과보다 안 좋아서 굉장히 실망이 컸어요. 다시 재조사를 한다기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나 이번 과거사위에서는 TF 조사 결과가 없어서 걱정했는데 오히려 과거사위에서는 열심히 해서 많은 결과를 내놓았거든요, 특히 동생(유가려 씨)이 합신센터에서 회유와 협박받고 구금에 폭행당한 게 과거사위에서 확인됐고요, 일부 증인으로 나섰던 사람들도 돈 받고 회유당하고 진술이 오염됐다고 확인했어요, 또한 검찰총장 사과까지 권유했고요.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시고 많은 걸 밝혀 주셔서 그런 점은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좀 아쉬움이 있다면 조사 결과가 검찰 쪽 잘못이 드러난 부분에 대해 강제성 없이 조사를 하다 보니 그런 부분에 대한 미흡함과 검찰 잘못에 대해 기소까지 이뤄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안타까움이 큽니다.” 

“간첩조작, 중국 가서 서류 조작, 법정 허위 진술에 국민 세금 쓰여” 

- 강제성이 없으면 조사가 잘 이뤄지지 않을 텐데.

“강제성이 없어서 조사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고 들었거든요. 또한 강제성이 없다 보니 검사들을 직접 불러도 안 와서 조사가 잘 이뤄지지 않은 거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 민변 변호인단과 같이 과거사위에서 나온 결과로 고소·고발할 거예요. 검찰이 좀 더 강제성 있게 해서 서울시 공무원 조작사건을 보다 투명하게 조사해서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처벌하고 제도 마련 같은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발표 났을 때 느낌은 어떠셨어요?

“발표 내용 듣고 과거사위에서 고생 많이 했다는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의혹으로 남아있던 부분들이 확인되고 많은 부분이 밝혀져서 저나 저희 가족은 과거사위 조사하신 분들에게 고마웠어요. 그러나 이런 부분들이 아무래도 검찰과 관련된 부분은 다 밝혀내지 못했거든요. 그런 부분이 안타까워요.” 

- 아직 안 밝혀진 부분은 어떤 건가요?

“검찰이 조작을 알고도 묵인하거나 가담했다고 보는데 저희 피해자 입장에서는 검찰도 똑같이 가담했다고 보거든요. 그걸 강제적으로 수사할 수 없다 보니 결론이 검찰에서 이걸 조작한 증거인지 알면서도 재판부 제출했다는 결론이 나왔거든요. 그래서 더욱 강제성 있는 수사를 통해 좀 더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열린 국가정보원의 간첩사건조작 가담 검사와 국정원수사관 등에 대한 고소 기자회견에서 양승봉(왼쪽) 변호사가 조작된 증거사진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피해자 유우성씨. 탈북 화교 출신으로 서울시청에 근무 중이었던 유우성 씨는 국내 탈북자 신원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사진제공=뉴시스>

- 2015년에 무죄판결 받으셨는데 이후 검찰을 고소 고발 안 했나요?

“2015년 당시 저희는 고발장을 제출했었어요. 그러나 검찰 쪽에서는 저희와 관련된 고발 사건을 계속 가지고만 있고 진행 안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부분을 재고소 고발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할 겁니다.” 

- 가족이나 주변에서는 뭐라고 하나요?

“주변에 있는 분들이 방송에서 과거사위 발표를 보고 위로와 격려의 전화를 많이 했어요, 고생했고 많은 부분이 밝혀져서 억울함이 그나마 씻어서 다행이라고요. 다만 잘못된 부분에 대해 제도 개선과 조작을 한 사람 처벌에 대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더라고요.” 

- 과거사위는 “증거조작 가담자들이 기소된 직후 이미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진 유 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한 것은 보복성 기소”라고 규정했는데.

“검찰에서 제가 간첩이 아니니까 그에 대한 보복 수사로 외환 거래법이나 공무집행 방해 등으로 기소했거든요. 1심 재판에서는 국민 참여 재판으로 해서 다수 사람이 그걸 공소권 남용으로 인정받았고요. 그러나 재판부에서 재판부 권한으로 유죄 받았거든요.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저희가 이겨서 공소권 남용을 인정받았거든요. 지금 대법원에 가 있는 상태잖아요. 대법원에서 저희 사건을 햇수로 4년째 판결 안 내리고 있어서 기다리는 중이에요.” 

- 이번 재조사의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제가 생각하는 의미는 정부 기관 그리고 국정원에서 무고한 사람을 증거까지 조작하며 간첩 만들려고 했잖아요. 이런 부분을 바로 잡고 앞으로 제도개선을 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이번 과거사위가 열심히 하셨고 이번 과거사위 조사 결과를 가지고 앞으로 간첩 조작을 막을 수 있는 제도 마련과 그런 선례를 남겨야 할 거 같아요.”

- 무죄 판결과 재조사는 무슨 차이인가요?

“저로서는 모든 것이 밝혀지더라도 본전이거든요. 이 사건 아니었다면 평범하게 살았겠죠. 대한민국에서 간첩 조작 당했던 사람들은 30~40년 뒤 무죄 판결 받았지만 억울함에 대해선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인생을 마감한 사람도 많거든요. 그러나 전 다행인 게 사건 진행 중 조작이 밝혀졌고 그걸 바탕으로 관련된 부분을 재조사했고 그걸 근거로 앞으로 제도 마련과 처벌이 이어지는 과정이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전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요. 비록 전 억울하지만, 저를 통해 어떤 제도가 마련되어 앞으로 간첩 조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저로서는 억울하지만 이런 부분을 맡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탈북자 중에서 허위 진술자들에게 법무부가 보상금을 줬다는 것도 보도되었잖아요. 그 소식 어떻게 들으셨어요?

“이건 사실 저희가 재판할 때부터 재판부와 언론에 호소한 부분이거든요. 탈북자 김 모 씨는 저의 재판 출석 하루 전날 통장에 8백만 원이 찍힌 거예요. 그걸 받고 재판에 나가서 허위 진술 후 법무부인가에서 2천만 원을 더 받았대요, 진술 만들기 위해 몇천만 원을 쓴 거예요. 그렇게 나온 증인이 7~8명 정도 되거든요. 그들에게 얼마가 나갔는지 저희도 몰라요. 물론 조사에서 참고인 조사로 그 사람들을 다 부를 수는 없으니까 이런 부분에서는 너무 잘못된 제도라고 생각하고요. 앞으로도 간첩을 잡더라도 그 사람이 진정 간첩인지 밝혀져서 재판 결과가 끝나고 포상금을 지급해도 되잖아요. 그거 다 혈세잖아요. 재판 진행 중에 포상금을 준다는 건 회유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부분은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 그것도 다 국민 세금이지 사비로 주는 건 아닐 거 아니에요.

“맞아요. 국민 세금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번 과거사위 조사 결과를 가지고 사실 잘못 지급한 포상금과 잘못 지급된 세금에 대해서는 다시 회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죠?

“그건 과거사위에서도 액수가 많다는 것만 이야기하지 정확한 건 말 안 하고 밝혀진 김 모 씨만 해도 몇천만 원 받은 거로 압니다.” 

- 한 명에 대해 이 정도면 모두 합칠 경우 어마어마하겠네요?

“그렇죠. 중국 가서 서류 조작하고 증언과 진술서 조작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들었는지는 저희도 모릅니다. 그리고 간첩 조작 사건이 저 한 명만 있는 거도 아니잖아요. 그동안 많은 피해자가 있죠. 그럼 혈세가 얼마나 쓰였는지 모릅니다. 이런 부분이 안타깝죠.” 

- 과거사위에서는 검찰 총장의 사과를 권고했는데 어떤 연락이 있었나요?

“사실 연락을 아직 못 받았고요. 과거사위에서 검찰 총장 사과를 권고한 것에 대해 저나 저의 가족은 굉장히 큰 위안을 받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과를 받는 입장에서는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왜냐면 잘못은 지금 있는 검찰이 한 게 아니라 전에 있던 검찰 총장이 한 거거든요. 그러나 정권교체 후 지금의 검찰 총장이 사과해도 마음은 편하지 않을 거 같아요. 저나 간첩 조작 피해자분들은 그 당시 잘못을 저지른 나쁜 사람에 대해 처벌하고 그 사람들 사과를 받고 싶거든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려우니까 안타깝고요. 다만 이번 과거사위 결과를 토대로 간첩 조작이 이뤄지지 않도록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 조작한 사람들이 처벌은 안 받았잖아요. 과거사 결과 발표에서도 처벌에 관한 내용은 없던 거 같은데.

“과거사위에서는 검찰의 잘못한 부분을 밝혀서 기소와 처벌이 이뤄져야 하는 데 그런 부분이 미흡한 게 사실이거든요. 저희 변호인단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보강해서 검찰에 고소 고발하려고 해요. 저희가 몇 년 전 고소 고발했는데도 조사 안 하고 묵혀둔 사건인데 이번 고소 고발이 들어가면 검찰 잘못을 제대로 개혁하고 처벌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에서 열심히 해야죠. 저희가 해달라고 해도 검찰이 안 해주면 소용없거든요. 그래서 많은 국민과 관심 있는 분들이 힘을 모아서 목소리를 내고 이걸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화면 캡처>

- 공소시효가 지난 건 아닌가요?

“공소시효가 긴 거 같아요. 아직은 기소할 수 있고 처벌할 수 있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변호인단에서 그걸 검토했는데 조사 결과로 고소 고발 지금은 진행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 벌써 6년이 지났잖아요. 되돌아보면 어떠세요?

“저에게는 6년이 지났는데요. 6년 동안 이 사건에 제가 머물러 있는 거 같아요. 이 사건에 계속 불려 나가야 하고 인터뷰 해야 하고 검찰 참고인 조사 나가야 하고 이사건 때문에 살아가는 데에 지장을 많이 받아요. 그리고 이 사건에 의해서 언론 노출이 많이 되어서 취직해서 일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크거든요,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감수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서 억울하고 안타깝죠.” 

“탈북자들 남북 관계 잘되길 소망…‘남북 지렛대’ 역할 기대”

- 생활은 어떻게 하세요?

“여전히 저는 정식 직원으로 일 못하고 여행사에서 아르바이트 식으로 일하거든요. 왜냐면 제가 언제든지 검찰 참고인 조사라든지 제가 진행하는 재판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고 여러 가지 부분이 제가 정식으로 일하는 데 적합하지 않고 사실 제가 사회복지 공부했지만 그 부분에서 취직이 쉽지 않고 저를 안 받아 줘요.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가 쉽지 않더라고요.” 

- 알아보는 사람도 있어서 힘드실 거 같아요.

“알아보는 사람들 많은데 대부분은 고생했다고 위로해줬어요. 그런데 제가 사건 진행해서 보수 단체 사람들은 저를 굉장히 싫어해서 보면 욕하죠. 지금도 절 보고 간첩이라고 하거든요. 제가 진실을 말해도 그들은 이해하려고 안 하니까 그들 신경 안 씁니다.” 

- 최근 한반도 평화 무드잖아요. 27일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요. 아무래도 탈북자라서 한반도 정세 달라지는 걸 바라보는 게 남다를 거 같은데.

“최근 남북관계가 좋아졌잖아요. 그래서 북한에서 내려온 사람들을 보는 일반인 시선도 좋아졌거든요. 앞으로 남북 정상회담도 잘 이뤄지고 평화적으로 해결되면 탈북자들도 정착해서 사는 데 좋을 거 같아요.” 

- 탈북자들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어떤 얘기하나요?

“탈북자들은 남북관계가 좋아지는 걸 소망하고 갈망해요. 왜냐면 북한에 남겨진 친척이나 가족이 있어서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그들이 처벌을 피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잘되면 탈북자도 고향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요, 또한 남북관계가 잘되면 탈북자들이 실질적으로 남북 경제개발이라든지 남북관계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어서 기대를 많이 가지고 있어요.” 

- 언론에 나온 탈북자들 대부분 보수적인 거 같은데.

“그건 전체 탈북자들이 가진 생각은 아니고요. 일부 탈북자들이 겪은 경험을 얘기한 거 같고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 있죠. 물론 제도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내려왔지만 자기 고향과 친척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똑같습니다.”

- 뭐가 가장 생각나나요?

“아무래도 제가 북한에서 다니던 학교라든지 동창이라든지 북한에 살던 향기가 그립죠. 한국에 2004년 내려와서 16년째거든요. 꽤 많은 시간이 지났어도 가끔 고향 생각 납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GO발뉴스>를 굉장히 잘 보고 있고요. 항상 진실하고 사회적 이슈를 많이 다뤄져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독자로서 응원하고요. 앞으로도 어두운 데 있어서 힘든 목소리를 더 많이 기사 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영광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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