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나경원 재추천’ 강수? 이런 식의 보도가 문제입니다

기사승인 2019.02.18  10:46:57

default_news_ad1

- [신문읽기] 조선일보에서 점점 사라지는 ‘5·18 망언’

<‘5·18 폄훼’ 한국당 의원들, 중앙·남부지검 동시 수사> 

오늘자(18일) 조선일보 10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검찰이 ‘5·18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이 된 자유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과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입니다. 사실상 단신입니다. 

조선일보가 ‘5.18 망언’과 관련해 오늘자(18일) 지면에 실은 기사는 이게 전부입니다. 주말 동안 ‘5.18 망언 후폭풍과 여진’이 계속됐지만 조선일보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것만 주목했습니다. 이건 주목이 아니라 ‘모른 척’이라고 봐야죠. 현재의 ‘5.18 정국’이 얼마나 불편한지 조선일보가 지면을 통해 말해주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5.18 망언 기사’ 비슷한 것 같아도 다르다! … 경향 서울 한겨레는 한국당 ‘강력 비판’ 

오늘은 ‘5.18 망언’을 보도하는 언론 보도의 ‘포인트’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합니다. 수많은 뉴스가 쏟아지기 때문에 ‘모든 언론이 자유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방점과 무게중심이 다릅니다. 일단 오늘 경향신문이 4면에서 보도한 기사부터 한번 보시죠. 

“자유한국당이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5·18 망언’ 파문과 관련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단체들의 요구를 모두 거부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세 의원의 출당·의원직 제명 요구에 ‘정치 공세’ 딱지를 붙여 역공에 나섰고, 한국당 몫 5·18 진상조사위원 2명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재추천 요청과 5월단체의 추천 포기 요구도 거부했다.” 

경향은 “진보는 물론 보수진영에서도 5·18 역사왜곡과 피해자 모독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지자 한국당 지도부가 뒤늦게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상응 조치는 전무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오늘 5면에 <나경원 “5·18위원 재추천 거부”에…“전두환 따르겠다는 것”>이라는 기사를 게재한 한겨레는 사설에서도 “자유한국당이 겉으론 사과하고 징계하는 척하다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다면 국민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겨레는 “자유한국당은 조사위원을 재추천함으로써 ‘5·18 모독’에 대한 사과의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이번 파동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라고 충고했지만 이 충고를 자유한국당이 들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적반하장 나경원… 靑 거부한 5·18위원 재추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실은 서울신문은 5면에서도 자유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서울신문은 <지역감정 부추기는 한국당… ‘광주 모독’ 뒤 정쟁으로 내몰아>(5면)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청와대가 5·18 특별법이 지정한 자격이 되지 않는다며 거부한 2명 재추천 강행 의지를 밝힌 것은 오히려 악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4일 5·18에 망언을 쏟아낸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 등 ‘망언 3인방’에 대한 ‘꼼수’ 징계로 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높은 상황에서 나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분노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5.18 망언 보도’에서조차 확인되는 한국 정치보도의 문제점 

경향·서울신문과 한겨레는 자유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입니다. 오늘자(18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를 보면 ‘한국 정치보도’의 문제점이 다시 한번 확인됩니다. 명백히 비판할 사안에 대해서조차 ‘빙빙 돌리거나’ 논점을 비트는 보도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게 한국일보입니다. 오늘(18일) 한국일보 5면 기사 제목은 <나경원 “5ㆍ18 조사위원 그대로 재추천” 강수>인데 ‘이런 제목’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 의문을 갖게 됩니다. 

강수라니요? “자유한국당이 ‘5·18 망언’을 겉으론 사과하면서 행동은 달리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것”(한겨레 사설)이라고 비판을 하는 게 온당합니다. 저는 비판해야 할 지점에서 ‘강수’ ‘반발’과 같은 표현을 쓰며 의미부여를 하는 방식의 보도가 한국 정치 저널리즘을 후퇴시켰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앙일보도 비슷한 맥락에서 문제점이 발견됩니다. 6면 <“태극기부대 8000명 장외서 당내로”…한국당 전대 흔들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앙일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장외에서 떠돌던 ‘태극기부대’가 자유한국당에서 내부 세력화를 시도 중이다. 한국당의 2·27 전당대회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얼마만큼 변수로 작용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태극기 부대의 목소리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는 식의 보도는 ‘관전평 기사’의 전형입니다. 사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의 우경화를 가장 강하게 비판해야 하는 곳이 저는 보수언론이라고 보는데, 조선일보는 ‘모른 척’이고 동아일보는 ‘소극적’입니다. 그나마 중앙일보가 오늘 기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비판’을 하고는 있지만 이걸 비판으로 봐야 할지 의문입니다. 

   
▲ 5.18 폄훼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자유한국당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의원을 징계하는 여부를 논의하는 당 윤리위원회가 모처에서 비공개로 열린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으로 김진태 의원을 비호하는 '태극기 부대' 회원들이 진입, 불법 집회를 하며 성조기 등을 들고 김 의원 등에 대한 윤리위 제소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태극기 부대가 관전포인트? 이런 식의 ‘정치보도’에서 이제 벗어나야 합니다

중앙일보는 지난 15일 사설에서 “나는 행동하는 ‘우파 보수’의 아이콘이며, 내가 대표가 되는 것이 확실한 ‘우파 정당’이 되는 것이고, 애국세력(태극기세력) 등과 손잡는 것이 진정한 ‘보수 우파’ 통합”이라고 주장한 김진태 의원 등을 비판한 바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에서 ‘우경화되고 있는 것’을 분명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기사에선 ‘과거 정치보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비판하는 걸 왜 부담스러워하는 걸까요? 팩트를 바탕으로 보수정당의 우경화를 비판하는 게 이상한가요? 

이런 식의 ‘관전평 보도’가 정치 보도의 주를 이루니 ‘5.18 망언’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겁니다. ‘망언’에 진보·보수는 없습니다. ‘망언’은 ‘망언’일 뿐이라는 얘기입니다. 그 망언과 관련해 나타나는 정치현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이 ‘관전 포인트’니 ‘강수’니 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게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언제까지 이런 보도를 할 건가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ad44
default_news_ad3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41
ad37
default_side_ad2
ad38
ad34
ad39

고발TV

0 1 2 3
set_tv
default_side_ad3
ad35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