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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교수, 조선일보 작심 비판…“무지막지한 왜곡보도”

기사승인 2019.02.16  12: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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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편향적 해석으로 오류들 덕지덕지 붙인 경제기사들

   
▲ <사진출처=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페이스북 페이지>

“이건 누가 봐도 어처구니없는 왜곡보도 아닙니까? 어느 누구라도 그 제목을 읽는 순간 ‘우리 경제에 이만저만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게 분명합니다.”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의 탄식이다. 그는 지난 1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조선일보>의 경제 관련 두 가지 보도를 두고 “황당한 왜곡 보도”라며 요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보도는 14일자 <경제학회 "文정부 소득주도성장 ‘F학점’>와 15일자 <작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25~65세 고용 27% 감소>(이 기사의 제목은 현재 <작년 최저임금 올라 일자리 21만개 감축 추정>으로 제목이 바뀌었다) 기사였다. 

이를 두고 이 교수는 “이런 것을 ‘공정한 보도’라고 할 수 있을까요?”고 물었다. 프린스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출신이자 미시경제학과 재정경제학의 권위자로 불리는 이 교수는 앞서 작년 8월 <조선일보>의 <난파 위기 국민연금.. 국민 지갑만 터나> 보도를 두고도 “작문 솜씨도 이 정도면 천재급”이라며 반박한 바 있다. 

그렇다면 <조선일보>는 또 어떤 ‘천재급’ 작문 솜씨로 권위 있는 경제학자에게 “어처구니없는 왜곡보도”라는 탄식을 이끌어냈을까. 이준구 교수에 따르면, <조선일보>의 두 기사는 사실 왜곡과 과장· 확대 해석, 교묘하고 의도적인 통계·숫자 오류로 점철돼 있었다. 먼저 <경제학회 "文정부 소득주도성장 ‘F학점’> 기사를 보자.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이준구 교수는 왜 탄식했을까 

“3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해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들이 사실상 ‘F학점’ 평가를 내렸다. 고용, 소비, 총수요 등 소득주도성장의 정책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고 도리어 경제 기초 체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론이 경제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연구주제로 논의되고, 실증분석을 통해 ‘낙제점’ 평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기사는 한국경제학회를 비롯한 55개 경제학회가 14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에서 개최한  ‘2019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소식을 다뤘다. <조선일보>는 ‘한국경제, 정부 정책의 평가와 포용적 과제’란 주제로 1500여명의 국내외 경제학자가 참석한 학술대회에 대해 “매년 한 차례 국내 경제학계가 한 자리에 모여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경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또 “‘전체회의’라는 명칭으로 열리는 행사에서는 경제 현안에 대해 국내 대표 경제학자들이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고 토론회가 열린다”며 기사 서두에서 행사의 권위를 유독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들이 사실상 ‘F학점’ 평가를 내렸다”는 대목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이러한 평가가 “한국의 경제학자 집단을 대표하는 견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면 서강대의 두 경제학자가 발표한 논문의 요지를 요약한 것이지만, 자칫하면 마치 한국경제학회 전체가 그런 평가를 내린 것처럼 오해하기 십상”이라며 “그 논문에 대한 토론을 맡은 경제학자는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야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한 바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그리고 다른 신문의 보도를 보면 그 논문과 상충되는 맥락의 논문이 같은 시간에 발표되기도 했습니다”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제목과 토론 내용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일부 견해를 마치 학회 전체의 결론인 듯 둔갑시킨 것이다. 이 교수의 반박은 이랬다.  

“그러나 첫 번째 사진에서 보듯, 그 기사의 제목은 분명하게 ‘(한국)경제학회’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이 기사를 읽으면 그것이 한국경제학회가 내린 결론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 말을 달리 어떻게 해석하겠습니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그와 같은 평가는 연구자 두 사람의 개인적 평가에 그칠 뿐 한국경제학계의 중론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경제학계의 중론으로 인정 받으려면 더욱 많은 연구자들이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일종의 의견일치를 이루어야만 합니다. 그것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는 몰라도 아직은 경제학계의 중론을 얘기하기에 이른 시점임이 분명합니다.”

더욱 황당한, 무지막지한 왜곡 보도

두 번째 15일자 기사는 문제가 훨씬 심각했다. <작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25~65세 고용 27% 감소>에서 <작년 최저임금 올라 일자리 21만개 감축 추정>에서 제목을 수정한 이 기사는 김대일,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한국경제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2018년 최저임금의 고용효과’의 내용을 다뤘다. 헌데, 제목과 함께 서두에서 기사가 강조한 내용이 수정됐다. 아래는 이 교수가 비판한 원래 기사 내용이다.  

   
▲ <이미지 출처=구글 뉴스 검색 캡처>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2018년 고용 감소폭 가운데 27%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성장하는 경제에서 최저임금은 인상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고용과 분배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결정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이 핵심을 바꿔버렸다. <작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25~65세 고용 27% 감소>라는 제목은 기사의 핵심 내용인 ‘고용 감소폭 27%’를 ‘총 21만개(근로시간 감축 포함)의 일자리’로 수정해 버렸다. 제목으로 뽑기까지 한 핵심적인 ‘팩트’를 잘못 인용, 해석한 결과로 보인다. 게다가 기사는 15일 오후 이준구 교수의 반박 글이 공개된 이후 수정됐다. “더욱 황당한 왜곡 보도”, “무지막지한 왜곡보도”란 표현을 쓴 이 교수의 반박은 이랬다. 

“예를 들어 25-65세의 연령에 속하는 노동자가 1천만 명 있다고 가정해 보기로 하지요. 그 기사의 제목대로 그 연령대의 고용이 27% 감소했다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27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는 뜻입니다.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이런 규모의 대량실업이 발생했다면 우리 사회는 이미 폭동으로 마비가 되었을 게 분명합니다.

만약 2018년에 새로 발생한 실업자가 50만 명이고 이 중 27%가 최저임금 상승 탓이라면 13만 5천 명이 바로 그 영향을 받은 셈입니다. 제목과 기사의 내용이 이렇듯 천양지판의 차이가 나는 정보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 기사를 쓴 사람은 단순한 실수였다고 변명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신문의 자존심에 크게 먹칠을 하는 중대한 실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어 이 교수는 “퍼센트(%)를 얘기할 때 그냥 ‘몇 퍼센트 줄었다’라는 표현과 ‘몇 퍼센트 포인트(% point) 줄어들었다’라는 표현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라며 “그래서 통계수치를 인용할 때는 지극히 조심해서 양자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그걸 구분하지 않고 쓰면 어마어마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친절하게 부연하기도 했다. 

최근 <조선일보>는 대대적으로 보도한 ‘공정성 잃은 지상파’ 보도 시리즈를 통해 특유의 편파성과 정파성을 자랑해 언론계 안팎으로 비판 받은 바 있다. 이 교수가 지적한 이 경제 기사들의 경우에도 <조선일보>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기 위해 편향적인 시각과 해석으로 여러 오류들을 덕지덕지 이어 붙인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정 언론을 지향한다면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공정하게 보도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난 마음만 먹는다면 이것이 특별하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그게 엄청나게 힘든 일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조선일보>는 이러한 이 교수의 작심 비판에도 굽히지 않고 16일 역시 <최저임금 과속, 실업·소득양극화만 불렀다>란 제목의 ‘2019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보도를 이어갔다. 이렇게 해가 바뀌었지만 <조선일보>도, 이 교수의 <조선일보>를 향한 비판도 바뀌지 않았다. 아니, 2019년 들어 <조선일보>의 “더욱 황당한 왜곡 보도”, “무지막지한 왜곡보도”는 끝 없이 달리는 중이다.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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