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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환 문자’ 인용 보도 안 하는데 자정이 가능할까?”

기사승인 2019.02.16  10: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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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 GO 인터뷰 304] 박경현 뉴스타파 PD

로비리스트인 박수환 뉴스컴 대표의 문자가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뉴스타파가 지난 1월 말부터 연속 보도하는 박수환 대표의 문자에는 언론인을 상대로 한 기사 거래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과 미디어 비평지만 보도할 뿐 한겨레신문을 제외한 신문 매체에서는 인용 보도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뉴스타파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지난 13일 서울 시청역 근처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박수환 문자’를 취재 제작한 박경현 뉴스타파 PD를 만나 취재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박경현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박경현 뉴스타파 PD가 지난 13일 서울 시청역 근처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go발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광 기자>

“박수환 ‘기자들, 뇌물 받는 거 알아 두려울 것‘…지인들과는 비웃어”
 
- 뉴스타파가 로비 리스트인 박수환 뉴스컴 대표 문자를 입수해 보도하는데 반응이 어떤가요?

“방송이나 미디어지 같은 데에서는 인용 보도가 꾸준히 나오고 있고 취재 기자들에게도 인터뷰 요청이 계속 들어오고 있거든요. 유력 매체 간부들이 기사 거래한 내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기사이기 때문에 저희 내부에서는 반향이 큰 거라고 예상했는데요, 일간지 경우 한겨레를 제외하곤 보도가 전혀 없더라고요. 보신 적 있나요?” 

- 없더라고요. 아무래도 인용 보도가 없으면 힘 빠지지 않나요?

“그런 게 있을 수 있죠. 관련 보도가 없더라고요. 그러나 조선일보 등 기사에 등장하는 기자가 소속된 언론사는 해당 기자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고요. 저희가 취재하며 공식적인 질의서도 보냈거든요. 하지만 거기에 대해서도 아무 답변 안 하죠. 그러나 조선일보 노조 같은 경우에는 입장 발표했어요. 징계위에 요구했고 저희 보도가 마무리되면 대의원 대회를 열어서 의견을 수렴해 입장을 밝힐 생각이라고 하더라고요.” 

- 주위 반응은 어때요?

“언론사들이 인용 보도는 안 해도 사람들 통해 듣는 게 있는데 자기네 기자 없냐거나 이 기자는 꼭 있을 거 같은 데 없냐는 식으로 묻기도 하거든요. 받아서 기사 쓰는 거와 별개로 언론계 내부에선 관심이 높다고 느끼고 있어요.” 

- 박 대표 문자 취재는 어떻게 하시게 되신 건가요?

“작년에 저희 팀의 강현석 기자가 제보자로부터 박수환 문자 파일을 입수했고요. 제보자는 신원 밝히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자세히 입수 경위를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 원본 문자 파일이 있는 USB를 전달받았고 제보자는 박수환 문자에 나타난 언론인 모습을 보고 잘못됐다고 느꼈고 언론의 행태를 바로잡아야 하지 않나는 생각으로 제보를 주셨고 그래서 저희도 언론인 쪽에 집중해서 분석했어요.” 

- 분량이 어느 정도인가요?

“분량은 문자가 29533건이에요. 기간은 2013년 1월부터 2015년 7월까지의 문자거든요. 굉장히 방대해서 한 사람이 분석하기에는 많은 양이었죠.” 

- 문자 처음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계속 보다 보니 드는 생각은 선물을 계속 받고 비싼 밥 먹는 게 찝찝하지 않았을까죠. 박수환 씨가 문자 보면 연차가 낮은 기자들에게도 아주 깍듯하고 공손한 말투를 쓰고 특히 기사가 뜻대로 흘러갔을 경우에는 과한 표현을 써가면서까지 감사를 표해요. 기자들 입장에서는 박수환 씨에게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좋았을 거 같아요. 물론 기자들과 식사할 때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고급식당이 있었고 선물도 고가였지만 돈으로 따지면 기자들이 충분히 자기 돈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식사나 선물이거든요. 그러나 단순히 자기 돈 내고 샀을 때 가질 수 없는 자기가 뭔가 된 느낌을 박수환 씨가 줬겠죠. 자기는 신경 써서 대접할 가치가 있는 인물이라는 거죠.

그러나 박수환 씨가 뉴스컴 직원이나 홍보 업계에 있는 지인들과 주고받은 문자를 보면 기자를 두고 ‘기자님들 모시는 대가로 돈 번다고 생각해라’라는 문자를 보낸다거나 ‘뇌물 받는 걸 우리가 아는 게 두려울 거다’라는 식으로 문자를 주고받으며 기자를 비웃거든요. 기자를 어떻게 상대해서 어떤 걸 자기가 얻어내야 하는지 로비스트로서 자기 역할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었고 실제 기사로 성과를 내니까 기업들은 박수환 씨를 찾는 거잖아요. 지금 박수환 씨는 구속되어 있지만, 기업과 언론의 부적절한 관계가 없어졌다고 말하기에는 힘들잖아요. 혹시 나중에 언론인들이 이 정도는 받아도 되지 않냐는 생각이 든다면 언론인으로서 대접받는 게 아니고 영업 도구로써 필요에 의한 대접이고 결국 그런 거로 시작해서 간단한 부탁에도 딱 잘라 거절하기 어려운 순간이 온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거 같아요.”

- 다섯 차례 보도가 지금까지 되었는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숫자로 보면 전체 기자가 179명인데 그중 35명 정도가 조선일보 기자거든요. 그건 단순한 문자를 주고받은 기자를 봤을 때고 기사 거래 흔적이 있는 기자를 추리면 8명 정도예요. 전체 문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조선일보가 절대적으로 높고 저희가 보도할 때 박수환 문자 보면 조선일보가 1등 신문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거 같고요. 문자에 뉴스컴 직원이 박수환 씨에게 ‘고객사가 조선일보 아니면 의미 없다고 했다더라’는 문자도 있고 기업들이 모 언론사에는 큰 기획 기사를 광고비 1억 주고 실었는데 조선일보는 1단짜리 기사에 1억 주고 실었거든요. 그런 거만 봐도 액수에서 차이나고 이런 이유로 박수환 씨도 조선일보 기자를 더 신경 써서 관리할 필요가 있었을 거 같아요.

그리고 박수환 씨가 송희영 전 주필과 친했잖아요. 신문 지면 중에서도 사설은 언론사 입장이 포함되어 쓰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 실렸을 때 기업들이 굉장히 좋아하고 감사해하는 걸 볼 수가 있거든요. 그러나 송희영 씨는 1등 신문이라는 조선일보에 사설을 쓸 수 있는 인물이었단 말이에요. 송 전 주필과 인맥이 박수환 씨에겐 무기였을 거예요. 송희영 전 주필을 통해서 다른 조선일보 기자들과 관계를 시작하기에도 굉장히 수월했겠죠. 문자에도 송 전 주필과 또 다른 조선일보 기자 그리고 박수환 씨가 만나는 문자가 많거든요. 조선일보 많이 보도할 수밖에 없었죠.” 

   
▲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사진제공=뉴시스>

- 이외 어떤 언론사가 있나요?

“보도는 마무리됐어요. 여태까지 언론 쪽 많이 보도했는데 오늘(13일) 나갈 것은 언론 외에도 전·현직 관료나 기업인들도 있어요. 그런 부분이 나갈 거 같고 마지막엔 전체 보도를 종합하는 문제가 나갈 거 같아요.” 

- 영향력은 신문보다 방송이 클 거 같은데도 신문에 치중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그건 송 전 주필이 박수환 씨 인맥의 주축이었기 때문에 그쪽으로만 고객사를 유치하고 넓어가도 무리 없지 않았을까 해요. 송희영 전 주필 같은 경우에는 뉴스컴 소개자료를 만들잖아요. 추천란에 자기 이름과 연락처, 직위를 포함하는 데에 동의했다고 했더라고요. 박수환 대표가 고객사를 모을 때 송 전 주필을 안다고 했던 거죠.” 

- 그럼 그에 대한 대가는 없었을까요?

“송희영 씨는 스폰서 의혹 때문에 재판을 받고 있고 박수환 씨는 구속까지 됐잖아요, 그중 주요한 건 대우조선 해양에 유리한 기사를 써주고 고가 골프 접대나 초호화 여행 간 게 1심 무죄였지만 있었고 송희영 씨 외에는 언론인이 선물 받는 걸 박수환 씨가 상시로 하잖아요. 기사를 써주면 바로 선물하는 게 아니고 시간차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명확히 대가성을 입증할 수 없어서 보도에 빠진 게 있는데 박수환 씨는 상당히 많은 언론인을 상시로 관리했는데 선물이나 접대비용을 기업에 청구하는 문자도 나와요, 박수환 씨가 개인적으로 선물 준 게 아리고 ‘이 모 국장 선물은 어디 기업에 청구하세요’라는 문제가 있단 말이에요. 박수환 씨가 개인적으로 선물 주는 게 아니라 언론과 기업 부적절한 사이에서 고객사를 대표해서 충실히 중간 역할을 한 거죠.” 

   
▲ <이미지출처=뉴스타파>

“자녀들 인사 청탁이 가장 충격적…‘선채용 후면접’ 용어 등장”

- 그럴 수 있는 박 대표의 힘은 어디에 있는 건가요?

“박 대표 자체에 힘 있었다기보다는 자기가 유력 언론인들을 안다는 거죠. 그래서 고객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사를 해당 언론사에 내거나 뺄 수 있다는 게 박수환 씨와 뉴스컴의 세일링 포인트였던 거 같아요. 그래서 송 전 주필이 고객사 모으는 것에 이름 실은 게 뭘 의미할까요? 자기가 이런 사람과 친하고 조선일보에 기사 실어줄 수 있다는 걸 의미하는 거겠죠.”

- 그렇기 때문에 인사청탁도 가능했을까요?

“그렇죠. 원하는 기사를 실어 주었거나 그러고 난 후에는 자기가 뭔가 받아야죠. 박수환 씨가 그냥 부탁했다고 기사 실어주는 게 아니잖아요. 그게 인사청탁이 될 수도 있고 고가의 선물이 될 수 있죠. 종류는 다양했죠.” 

- 기사 거래 부분은 어떻게 보셨어요?

“기사 거래 부분이 적나라하게 나와 있는데 예를 들면 SPC 경우에 조선일보 송의달 선임 기자가 당시 산업부장일 때 1단 기사거든요. 이 기사를 실기 위해서 노력해요. 원래 조선일보가 기사 실기 힘들다고 거절했나 봐요. 몇 번 거절 당하고 당시 SPC 상무가 직접 송의달 부장에게 부탁하는 문자를 보낸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뉴스컴 직원과 박수환 씨 주고받은 문자 중 뭐가 있냐면 ‘1억 주고 이 기사 실기도 했다. 조선일보 너무 비싸게 주는 거 아니냐’라는 식의 문자가 있고 명백하게 거래한 거잖아요. 1억 받고 기사를 맞바꾸는 장사를 한 거죠. 이건 기사가 아니고 광고잖아요. 이런 문자가 한두 건이 아니에요. 사설에도 실은 걸 보면 엄청나죠.” 

- 문자 보며 가장 충격적인 건 뭐였어요?

“자녀들 인사 청탁했던 거요. 이것은 내용이 그냥 살짝 부탁하는 게 아니고 인턴 채용 기간도 끝나고 인턴 했던 시기는 인턴 기간도 아니에요. 그런데 기업에 언제 누구 인턴 뽑으라고 통보해요. 인턴 받은 GM 경우 1년에 두 번 인턴 하는데 그 딸이 인턴 근무한 기간은 혼자 했어요. 면접도 선채용 후면접이란 용어가 등장하잖아요. 채용하고 면접 보는 거예요. 당사자를 찾아가 물었을 때 정식 채용도 아니고 인턴 가지고 뭘 그러느냐는 반응도 있는데 요즘 대학생들이 인턴 하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 하고 본인도 그런 칼럼까지 쓰셨더라고요. 그런 걸 안다면 그런 소리를 할 수 없죠.”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을 것 같아요.

“항상 경계해야겠다는 거예요. 아까 말했던 미디어오늘 기사를 봤을 때 블라인드 앱이라고 익명으로 직종마다 모여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언론인이 모이는 공간이 있어요. 보도를 보고 조선일보 기자들이 글을 쓴 거예요. 거기 보면 반응이 자성을 촉구하는 건데 그중에서도 이중 떳떳한 사람 누가 있냐는 반응이 있고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지 않다는 사람은 대체 어떻게 살아온 거냐’라는 반응으로 갈리더라고요. 반응의 차이도 결국 본인을 둘러싼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텐데 보통 평균적인 도덕심을 가지고 내 주위 선배나 동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받으면 이 정도는 괜찮지 않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거 같고 다 받는데 내가 유난 떠는 거 아니냐는 생각에 거절하기 쉽지 않을 거 같아요. 당연히 기자 개인도 경계해야겠지만 기자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회사나 언론계 자정이 필요한 문제인데 여태까지 저희가 보도하고 인용 보도 거의 안 하잖아요, 자정이 가능할까 생각도 들어요.” 

- 홍보 담당자가 말하는 걸 들은 적 있어요, 김영란법 시행 후도 차이가 없다는 거예요. 안 달려졌다는 거죠. 예를 들면 새벽에 기자들이 술 먹다 부르면 가서 계산한다는 거예요.

“2016년 시행될 때 잠깐 조심했던 거 같은데 시간이 지나 원래대로 돌아가는 거 같다는 얘기를 저도 들은 적 있고 홍보 쪽 있는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죠. 저희가 보도한 조선일보나 한국경제 같은 언론사들은 김영란법 시행 직전법을 반대한 언론사들이잖아요. 한우의 눈물 같은 제목의 기사도 여러 건 이었죠. 당시 논지는 김영란법 시행하면 경제 망친다거나 또 하나 내세운 게 언론자유 침해하는 법이라고 했는데 문자 보면 언론자유가 아니라 향응 받을 자유 침해하는 법이었던 건 맞죠. 그래서 굉장히 불편해했고 지금도 이런 보도 하는 걸 불편해합니다.”

   
▲ 박경현 뉴스타파 PD가 지난 13일 서울 시청역 근처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go발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광 기자>

- 얘기 들은 거 있나요?

“제가 연차가 낮다 보니 동료 기자들도 그렇게까지 큰 접대를 받지는 않는 거 같고 문자도 주로 간부급 기자를 챙기죠. 그리고 저희 회사는 이런 것과 관계가 멀어서 직접 받은 건 거의 없어요. 로비 자체가 안되는 언론사거든요. 그럼에도 선배들에게 들은 얘기는 있어요. 장충기 문제 취재할 때 들은 거 같은데 삼성 같은 대기업들은 아주 상시로 선물 보내죠. 예를 들어 신년에 달력을 보내잖아요. 그걸 그냥 달력 보내는 게 아니라 포장도 으리으리하게 해서 직접 사람이 온다는 거예요. 열었을 때 돈으로 바꾸면 고가일 수 있는 걸 포함해서 주면 달력 하나 선물했다기보다 자기 뭔가 된 듯한 느낌이 좋다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관리하는 거죠. 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네요(웃음).”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뉴스타파가 ‘짓다’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독립 탐사 보도를 지속할 수 있는 프로젝트예요. 뉴스타파가 2013년 시작할 때부터 광고나 후원을 전혀 안 받았잖아요. 자본 권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죠. 박수환 문자 보도도 언론이 자본 권력으로부터 독립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 거 같고 ‘짓다’가 완성되면 뉴스타파 이외에도 언론 일하기 위한 공간이 될 거고 그게 흔들리지 않는 토대를 만드는 작업이고 인터뷰도 하고 펀딩도 받고 있거든요.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이영광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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