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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4일째 ‘지상파 저격’…빈약·편향된 논리가 안쓰럽다

기사승인 2019.02.15  12: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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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해묵은 색깔론, 5.18 망언에 대한 팩트체크가 정부 감싸기라니

   
▲ 2011년 12월 1일 TV조선 개국 당일 ‘시사토크 판’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 등 노골적 미화 자막이 화제가 됐다. 왼쪽부터 당시 최희준 TV조선 앵커, 박은주 문화부장, 박근혜 전 대표. <이미지 출처=TV조선 화면 캡처>

“오늘 좃선이 또 좃선했네요. 저널리즘토크쇼J에게 왜 한겨레는 덜 까고 자기들 좃선을 집중적으로 까냐고 XX이에요. 좃선아, 혹시 니들이 뭘 잘못해서 비판받는다는 생각은 안 드니? 그리고 뭐? 지상파가 공정성을 잃어? 삼성, 이명박, 양승태만 깐다고? 니네 주필 뒷조사 파일 쥐고 흔들던 박근혜 정권에게는 형광등 100개를 켜주고 언론 간섭 않는 문재인 정부에게는 가짜뉴스까지 동원해 비난하는 그놈의 ‘공정성’은 누가 가르쳐준 ‘공정성’이냐?”

15일 오전 김용민 PD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이다. 이날 <조선일보>가 최근 언론계의 비판에 직면한 ‘공정성 잃은 지상파’ 보도 시리즈를 이어간데 대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대대적으로 보도한 ‘공정성 잃은 지상파’ 시리즈의 네 번째 보도를 이어갔다. 무려 세 꼭지를 쏟아냈다. 

<이명박·삼성·양승태… TV 시사프로, 일제히 적폐몰이 융단폭격>
<손혜원 투기 의혹 사흘 후… KBS, 9시 뉴스에 孫의원 불러 10분간 해명 기회>
<MBC는 편향성 강하고 KBS는 기계적 중립>

변화는 있었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기사의 근간인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박근혜-문재인 정부 시기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 평가 연구’ 보고서에 대해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가 지원한”이라는 표현을 썼다. <조선일보>가 발주한 연구를 마치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자체 연구인 것처럼 둔갑시켰던 첫날 보도 이후 비판이 쏟아지자 “지원한” 이란 표현을 삽입한 것으로 풀이한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편향된 ‘공정성 잃은 지상파’ 비판을 이어갔다. 이날엔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 MBC <스트레이트> 등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을 도마 위에 올렸다. 그 내용이 가관이다. 김용민 PD는 이에 대해 이렇게 꼬집었다. 

“권력 위의 권력 삼성, 거액의 비자금은 수사조차 되지 않은 이명박 그리고 지금도 사법부의 ‘오야’인 양승태... 저널리즘이 관심 끊어도 될 대상이냐? 무엇보다도 기사 엿 바꿔먹는 니들이 무슨 공정성을 운운하냐. 니들이 청부한 보고서가 무슨 헌법이나 경전도 아닌 이상, 닥쳐라. 이미 웃음거리가 됐다. 아, 그리고 최욱 비난한 거 저널리즘토크쇼J 때문이었구나? 이 옹졸한 등신들, 역시 일 등신 문.”

왜 우리만 공격하느냐는 ‘조선’의 하소연? 

“미디어 비평을 내건 KBS ‘저널리즘토크쇼J’ 역시 조선일보 등 정부에 비판적인 보수 언론만 집중 공격했다. 본지 분석 결과, 지난 총 31회 방송 중 24회(77.4%)에서 조선일보 보도를 비판했고, 동아일보·중앙일보 비판은 각각 18회, 15회였다. 반면 한겨레신문은 4회, 경향신문은 2회뿐이었다.

‘저널리즘토크쇼J’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보고서에서 출연자 편향성(주장 강도, 0~2)이 1.5로 가장 높은 프로그램 중 하나로도 나타났다. 12개 시사 프로 평균인 1.01을 웃도는 수치다. 실제로 출연자들은 정부·여당에 불리한 보도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위에서 소개한 <이명박·삼성·양승태… TV 시사프로, 일제히 적폐몰이 융단폭격> 기사 중 일부다. ‘저널리즘토크쇼J’는 언론 비평 프로그램이다. 그 언론 비평 행위에 대해 <조선일보>가 일방적인 기준을 들어 ‘편향성’을 지적하는 꼴이다. 심지어 자신들에게 압도적으로 쏠린 비판에 대한 ‘<한겨레>, <경향>은 비판이 적었으니 편향됐다’고 겁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김용민 PD가 “왜 한겨레는 덜 까고 자기들 좃선을 집중적으로 까냐”고 조롱한 이유가 여기 있다. 이미 지난 13일 한국PD연합회 역시 이 시리즈에 대해 “조선일보는 건강한 방송에 불공정 프레임을 뒤집어씌울 게 아니라 조선일보 자신이 공정한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 기사는 또 주진우 기자가 진행하는 <스트레이트>와 함께 여타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의 탐사보도를 도마에 올렸다. 역시나 그 기준이 형편없다. 

“이 (‘스트레이트’) 프로는 지난 1년간 MB 비자금·자원 외교와 관련된 아이템만 9차례 다뤘다. MB뿐 아니다. ‘스트레이트’는 지난 1년간 ‘삼성, 보수 단체 육성했다’ 등 삼성그룹 관련 아이템 9건, ‘양승태 대법원’ 비판 5건 등 현 정부와 코드를 맞춘 방송을 집중적으로 내보냈다.

다른 TV 시사 프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 8월 폐지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개그맨 강유미를 앞세운 ‘다스는 누구 겁니까’를 포함해 ‘MB 형제와 포스코의 비밀’, ‘너희가 MB를 아느냐’ 등 MB 관련 아이템만 7차례 보도했다.

KBS ‘추적 60분’도 작년 초 사장이 교체된 이후 과거 정권 파헤치기에 들어갔다. ‘8년 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 ‘삼성공화국1편…이건희 차명 계좌 이대로 묻히나’, ‘4대강 비자금 장부, USB를 찾아라’ 등을 잇달아 방송했다. MBC ‘PD수첩’도 ‘MB 형제와 포스코 1·2’, ‘국정원과 가짜 보수 불법 정치 공작’ 등 과거 이슈를 쏟아냈다.”

과거 정권의 과오를 파헤치면 ‘편향된’ 보도, 정권 코드 맞추기인가. 그만큼 MB 정권과 박근혜 정권에서 불법, 위법한 사안들이 넘쳐났다는 반증 아닌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뭐 눈엔 뭐만 보이는’ 잣대가 아닐 수 없다. 촛불혁명 이후 ‘적폐청산’이 시대의 과제였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조선일보>의 편향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랄까. 

문재인 정부 들어 언론이 정부를 감싸고 도나?

“문재인 정부 들어 지상파 TV 시사 프로의 편향성이 심해진 가운데, KBS 메인 뉴스인 ‘뉴스 9’의 공정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BS공영방송노조 등 내부에서도 ‘공영방송이 노골적으로 권력을 비호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또 KBS의 ‘뉴스9’을 집중적으로 헐뜯었다. “‘서울교통공사 고용 세습 의혹’은 4건만 보도한 반면, 여당이 주도한 사립 유치원 비리 논란은 11건으로 배 이상 보도했다”며 의제 선정과 보도량을 두고 딴죽을 걸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KBS의 손혜원 의원 관련 의혹,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폭로 보도, 김경수 경남지사의 구속 관련 보도 모두 함량 미달이었다. ‘KBS 수신료 거부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비판 논리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특히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폭로에 대해서도 소극적이었다”며 “같은 기간 4개 종편 채널 메인 뉴스의 평균 보도 횟수 62.25회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절박한 외침이 들리는 듯 한 문장들이 아닐 수 없다. ‘왜 지상파가 (<TV조선>을 포함한) 보수 종편처럼 보도하지 않느냐’는 절규가 들리는 듯 한.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반면 지난 13일 전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성명을 통해 “공정성이나 객관성을 계량화 할 수 있는지 본질적인 의문에서부터, 개별 사안의 경중이나 바뀐 시대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계적 균형성만을 따지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평가인지, 저널리즘의 본령에 부합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라며 <조선일보>의 이 시리즈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관련 보고서를 비판한 바 있다. 

이제는 안쓰러울 정도다. 자신들이 발주한 ‘편향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빈약하고 편향된 논리로 ‘지상파 죽이기’에 매달리는 <조선일보>의 작태가. 어떻게든 지상파 보도를 ‘문재인 정부 옹호’로 엮으려는 시도 역시 눈물 겨울 지경이다. 14일 <미디어오늘> 대표인 이정환 기자는 민언련에 기고한 글에서 <조선일보>의 해당 시리즈 속 “문재인 정부 들어 언론이 정부를 감싸고 도나”라는 주제에 대해 이렇게 일갈했다. 적극 공감하는 바다. 

“물론 문재인 정부도 잘못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와 비교하면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고 사회가 발칵 뒤집힐 정도의 큰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남북 화해 분위기가 불편한 보수 언론이 해묵은 색깔론을 들고 나오고 최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모욕하는 망언이 쏟아지면서 팩트 체크 성격의 보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보도가 정권에 우호적이거나 정권을 변호하는 것으로 분류되고 그래서 편향됐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논리 비약이다.”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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