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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5·18 망언’ 비판이 공허한 이유

기사승인 2019.02.11  10: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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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북한군 개입설’을 전파한 곳은 다름 아닌 TV조선이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군의 소행이라는 지(만원) 씨의 주장은 오래전 허위사실로 판명이 났다. 그것도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 대법원이 지 씨의 명예훼손성 주장을 인정해 유죄를 확정했다 … 이들이 뜬금없이 5·18을 소재로 한 공청회를 연 이유가 극우세력을 자극해 전당대회에서 표나 좀 얻어보려는 것이 아니었는지 궁금하다.” 

오늘(11일) 중앙일보 사설 <보수재건에 찬물 끼얹은 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 가운데 일부입니다. 중앙은 “극단적인 우익은 진정한 보수의 길이 아니다. 종북이 진보가 아닌 것과 같은 이치”라고 지적했습니다. 

‘5·18 망언 비판’에는 동아일보도 ‘합류’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오늘자(11일) 사설  제목이 <일부 한국당 의원의 反역사적이고 자기파괴적인 5·18 모독>인데 관련 내용을 일부 소개합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막말이 탄핵 이후 갈수록 우경화된 목소리에 휘둘리는 한국당 내부구조가 빚은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민주화 역사와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모독하는 행태에 단호히 대처하지 못한다면 보수 재건을 위한 노력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5.18단체회원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지만원씨는 '5.18 북한군 개입 중심으로'란 주제로 발표를 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중앙·동아일보 사설 통해 자유한국당 강력 비판… “보수 재건에 역행” 

동아는“ 해당 의원들에 대한 중징계는 물론 희생자 유가족에게 당 차원의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사설을 마무리했습니다. 

사실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망언’은 일정 부분 예견됐던 일입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일부 의원의 개인 발언’이라며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이미 ‘5·18 폄훼 발언’은 이전부터 계속 나왔습니다. 

경향신문이 오늘자(11일) 6면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들의 망언은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한 이동욱·차기환 5·18 진상규명위원 추천 등 한국당 극우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미 ‘자격 미달’ 위원을 추천할 때부터 이 같은 상황은 예견돼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최근 지지율 상승 흐름과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 성향 당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돌출 발언 등 ‘무리수’가 잇따른 것도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긴장감이 사라졌다는 얘기죠. 중앙·동아일보가 사설을 통해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망언’을 강력 비판한 것도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기 위한 차원으로 보입니다. 

오늘 전국단위종합일간지들은 대부분 자유한국당 의원의 ‘5·18 망언’을 사설을 통해 비판했습니다. 제목만 대략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5·18 망언에 전대 보이콧까지, 한국당 무엇이 달라졌나> (경향신문 사설)
<가짜뉴스, 보이콧, 朴心 논란… 여전한 ‘난장판’ 한국당> (국민일보 사설)
<일부 한국당 의원의 反역사적이고 자기파괴적인 5·18 모독> (동아일보 사설)
<5·18 망언에 ‘박근혜 부활’, 한국당 퇴행 참담하다> (서울신문 사설)
<보수재건에 찬물 끼얹은 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 (중앙일보 사설)
<한국당, ‘5·18 망언’ 단호한 징계로 진정성 보여야> (한겨레 사설)
<망발로 5ㆍ18 매도한 한국당, ‘역사의 법정’에 다시 서야> (한국일보 사설)

   
▲ 지만원씨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5.18 북한군 개입 여부 중심으로'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선일보 ‘데스크 칼럼’ 통해 한국당 비판 … 하지만 ‘북한군 개입설’ 공론화 한 곳은 TV조선이었다! 

오늘자(11일) 신문지면에는 세계일보와 조선일보에 사설이 실리지 않았습니다. 세계일보의 경우 <[설왕설래] 자유한국당의 퇴행>(박창억 논설위원)이라는 칼럼에서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5·18 민주화운동을 ‘광주 폭동’으로, 당시 희생자들을 ‘종북 좌파가 만든 괴물집단’으로 부르며 매도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데스크 칼럼’을 통해 자유한국당을 비판했습니다. 최승현 정치부 차장의 칼럼인데 <극단으로, 과거로 가는 한국당>이라는 제목입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무래도 자유한국당은 정권을 되찾을 의지가 없는 것 같다. 한쪽 이념에 치우친 정책으로 문재인 정부가 국민 신망을 잃어가고 있지만 중도의 방황하는 민심을 파고들기는커녕 더 극단적 행태로 지지자들에게조차 좌절감을 안겨준다 … 지(만원) 씨를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로 불러들여 토론회를 열고 동조하는 입장을 밝혔다. 맹목적일 만큼 결속력 강한 일부 지지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상식적인 국민 눈높이에선 퇴행적이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이지만 솔직히 말해 조선일보가 ‘이런 지적’을 할 자격이 있나 –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누차 지적해 온 내용이지만 ‘북한군 개입설’을 공론화하는 데 앞장서 온 언론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TV조선이기 때문입니다. 그때도 지금 못지않게 비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TV조선의 ‘북한군 개입설’이 방송될 당시 조선일보는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요. 

제가 고발뉴스를 통해 몇 번 언급한 내용이기도 하지만 오늘 데스크 칼럼을 쓴 최승현 차장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다시 한번 언급하려 합니다. <지만원을 ‘극우논객 A’씨로 표기한 조선일보>라는 제목의 칼럼인데요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2013년 5월 13일 TV조선은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서 ‘5‧18은 북한군이 개입해 일으킨 사건’이라는 주장을 여과 없이 방송에서 내보냈습니다. 탈북자 출신이자 전 북한 특수부대 장교 임천용 씨가 이날 방송에서 “600명 규모의 북한 1개 대대가 (광주에) 침투했다”고 주장한 게 그대로 방송을 통해 나간 겁니다. 

당시 해당 주장에 대한 반론은 없었습니다. 결국 TV조선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프로그램 관계자 징계 및 경고’라는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 ‘북한군 개입설’을 근거 없이, 무분별하게 방송에서 내보낸 당사자가 바로 TV조선입니다. 

‘사법부에서 이미 허위로 판단이 끝난 사안‘이면서 ‘민주화운동’으로 결론이 난 사안을 TV조선이 어떻게 보도했는지 잊었는지요. 굳이 사법부 결론 운운하지 않더라도 ‘시민적 상식’을 가졌다면 이는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 <사진출처=TV조선 화면캡처>

조선일보는 한국당 비판 이전에 TV조선 ‘북한군 개입설’ 방송에 대한 사과부터 해야

적어도 조선일보는 ‘5·18 망언’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을 비판하기 이전에 TV조선의 ‘북한군 개입설’ 방송에 대한 입장부터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사과’와 ‘반성’이 우선이라는 얘기죠. 

그러고 보니 1980년 5월 25일 7면에 광주 시민을 ‘난동자’라고 표현한 당시 김대중 기자의 ‘잔인한’ 르포를 실은 곳도 조선일보네요. 당시 “군의 노고를 우리는 잊지 않는다”는 사설을 게재한 곳 역시 조선일보구요. 

‘그런’ 조선일보가 자신들의 쓴 기사와 칼럼-사설에 대해 제대로 사과한 적 있었나요. 조선일보의 자유한국당 비판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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