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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로 드러난 예천군 박종철 새빨간 거짓말, 경찰 수사 이어질 듯

기사승인 2019.01.09  11: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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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상응한 처벌과 의원직 박탈 반드시 이뤄져야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서로 네가 맞나 안 맞나’ 이러다가… 기억에는 내가 때린 건 아니고 손톱으로 긁은 것 같아요.”

지난 3일 MBC와 인터뷰했다는 박종철 경북 예천군의원은 멀쩡(?)하고 온순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거짓말이었다. 예천군의원들이 지난달 말 미국과 캐나다로 다녀온 ‘막장 해외 연수’에서 자신이 가이드를 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박 의원은 처음에 이를 부인했었다.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해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막장 해외 연수’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한 피해자 A씨는 “저도 인터뷰한 동영상을 보고 아주 화가 많이 나더라”며 “의원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 그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화가 많이 났다”고 분노한 바 있다. 

하지만 CCTV 영상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8일 MBC <뉴스데스크>가 공개한 지난달 23일 폭행 당시의 상황이 녹화된 캐나다 현지 관광버스의 CCTV 영상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영상 속 박 의원은 명백한 폭행을 이어갔고, 가이드는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계속 맞고만 있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이 “저 정도면 깡패 아닌가”라는 탄식을 쏟아내기에 충분한 폭행 상황이었다.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제가 안경을 끼고 있는데요. 얼굴을 정통으로 맞았어요. 그래서 순간적으로 어떻게 하나. 참아야지 어떻게 하겠어요. 그분은 갑이고 저는 갑을병(도 아니고) 정인데 저는 되받아서 치지는 않았고요. 일단은 그 상황을 버스 기사가 캐나다 경찰 측에 전화를 했어요. 그래서 앰뷸런스가 오고 또 경찰이 달려오고.”

이렇게 동영상 속 폭행 상황은 어제(8일) 피해자인 가이드 A씨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 설명과 정확히 일치해 보였다. ‘가벼운 몸싸움’이 아닌 것은 물론, 가히 ‘묻지마 폭행’에 가까웠다. 하지만 문제는 사건 이후다. 박종철 의원과 자유한국당, 예천군의회의 대응이 딱 그러하다.  

“손톱으로 긁었다”던 박종철 의원, “단 한 번 요구” 권도식 의원 

가이드 A씨의 인터뷰가 공개된 직후, 예천군의회 홈페이지와 청와대 청원 게시판은 박종철 의원은 물론 예천군의원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견들이 폭주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예천군의회 이형식 의장과 박 부의장이 기자회견 형식으로 사과한 이후, 박 부의장은 새롭게 쏟아진 비난 여론에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이는 박 의원이 아닌 무소속 권도식 의원이다. 미국 도착 이튿날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을 데려가 달라고 요청했다는 권 의원. 8일 가이드 A씨의 인터뷰를 통해 박 부의장의 폭행과 함께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태 연수’ 파문이 일파만파 확장 일로를 보였다. 

이날 MBC에 따르면, 권 의원은 미국 도착 이튿날 바로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으로 데려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아가씨들도 거들어주고 노래 번호 눌러 주는 곳도 있습니까? 그 이후로 한 번도 거기에 대해서 질의한 적도 없고”라며 ‘단 한 번’ 질의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8일 권 의원은 MBC 외에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질의 자체가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고, 단 한 번 질의했을 뿐이라고 주장을 거듭했다. 과연 그랬을까. 그게 사실이면 문제가 없는 걸까. 지금까지 드러난 예천군의회의 7박 10일 간의 미국과 캐나다 해외 단기 연수는 음주와 추태로 얼룩진 해외 관광과 다를 바 없었다. 

“가이드의 업무일지에 따르면 의원들은 마사지를 받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가이드에게 요청했고, 호텔방에서 술을 먹고 고성을 질러 일본인 투숙객들의 항의를 받았고, 현지에서는 금지하고 있는 버스 안에서의 음주 가무도 이어졌다는 겁니다.” 

MBC는 위와 같이 갈무리하며 “현지에서도 지금 말도 안 된다는, 국제적인 망신이라고 (비난하고 있어요)”라는 캐나다 한국일보 기자의 육성을 전했다. 이렇게 예천군의회의 망신살 뻗치는 해외 연수는 결국 거짓말과 접대부 요청 등의 ‘팩트’에 대한 관련자들과 예천군의회 전체의 얼토당토않은 대응으로 공분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경찰 조사 시작... 상응한 처벌 이뤄져야  

동영상 공개 이후 다른 의원들은 제대로 말리지 않고 무얼 했느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당연한 귀결이었다. 박 부의장의 폭행 사실을 무마하기 위해 동료 의원들이 합의금을 걷어줬다는 대목도 비난을 키웠다. 마찬가지로 8일 하루 예천군의회의 대응에 대한 비난도 폭주했다. 하지만 이러한 국민적 비난도 돈으로 무마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걸까. 

예천군 측은 8일 “군민들의 세금으로 해외 연수를 떠나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죄를 드리며 군민과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해외 연수비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해외 연수 시 사용된 1인당 442만원을 각자 반납하기로 했다는 것. 예천군의회가 이번 연수로 쓴 비용은 총 6100만여 원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소속이 7명과 무소속 2명의 의원과 사무국 직원 5명이 함께였다. 

이날 박 부의장은 부의장직 사퇴와 함께 자유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은 박 부의장을 최고 수위의 징계인 제명에 처하고, 다른 한국당 군의원들에 대해서도 호텔 음주 소란 행위 등에 대한 진상조사를 거쳐 중징계하기로 했다. 여기까지는 내부 단속이다. 하지만 박 부의장의 직접적인 거취 문제는 부의장직 사퇴 이외에 아직까지 알려진 바 없다. 권 의원 역시 “단 한 번 요구”라는 해명으로 일관하는 중이다. 

경찰 측은 박 부의장에 대해 피해자의 뜻과 상관없이 형사처벌이 가능한 상해죄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뉴시스>에 따르면, 한 시민단체가 지난 7일 폭행 등의 혐의로 박종철 부의장을 비롯한 예천군의회를 고발함에 따라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박종철 의원을 제외한 의원 8명과 의회사무 직원 5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경찰의 철저한 조사와 함께 범죄 사실이 소명된다면 그에 상응한 처벌과 의원직 박탈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이제껏 국회의원은 물론 지방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출장과 연수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수단이 국민 여론뿐이었다는 사실이 환기될 수 있지 않겠는가. 무려 2019년이다. 국민 혈세를 낭비하다 못해 해외에서의 추태로 국제적 망신까지 사는 정치인들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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