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범 자백에도 풀어줬는데 책임 없다?.. ‘삼례 사건’ 피해자들, 진상조사팀 교체 촉구
▲ 지난 2016년 10월 28일,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 받은 '삼례 나라슈퍼 사건' 피해자들이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삼례 나라슈퍼 사건’을 재조사한 대검 진상조사단이 최근, 당시 사건을 지휘했던 최모 전 검사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2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전 검사가 진심어린 사과 대신 소송 카드를 들고 나온 이유가 있다”며, 이는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삼례 사건’을 재조사하며 당시 수사 검사에게 면죄부를 주려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 전 검사는 이 사건의 재심을 진행한 박준영 변호사와 재심 기획으로 ‘삼례 3인조’의 억울한 사연을 세상에 알린 <셜록>의 박상규 기자에 대해서도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변호사는 “공권력의 잘못된 수사와 기소로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어디에 하소연을 하고, 어떻게 상처를 치유해야 할까요”라고 반문하고는 “이 소송이 불편하지만 위축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박상규 기자는 SNS를 통해 최 전 검사에 “손해배상 소장 잘 읽었다”고 전하고는 “오늘 기자회견에는 당신이 풀어준 진범, 그 살인범도 참여한다”고 알렸다.
이어 “그는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지금도 용서를 구하고 있다. 당신은 그 진범보다 못하다”고 질타하며 “이왕 이렇게 된 거 끝까지 가보자”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진범 이 씨는 “경찰에 모든 것을 시인했는데 나중에야 피해자들이 대신 (징역형을) 살고 있는 것을 알았다”며 “당시 검사가 ‘꼭 징역을 살아야 죗값을 치르는 게 아니다’라고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관련해 박준영 변호사는 “당시 검사는 진범 자백을 받고도 이를 묵살하고 철회하게 했다”며 “진범이 자백하고 사과하고 법정에서 증언까지 했는데 어떻게 검사의 과오가 없을 수 있겠느냐”며 진상조사팀 교체를 촉구했다.
한편, <뉴스타파> 최기훈 기자는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는 “이 사건은 당시 담당검사가 수사의 abc만 지켰어도 삼례 청년들의 억울한 옥살이를 막을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부실 조사 의혹에 대해 사건 초기의 단순한 수사실수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다”며 “진범이 나타나 자백을 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원래 내렸던 판단대로 모든 증거를 몰아간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부실수사로 어린 청년들의 인생을 망쳐놓았는데 수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니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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