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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측근들에 송년 모임 편지…“부끄러운 일 없었다 확신”

기사승인 2018.12.19  16: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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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진우…MB 오랫동안 송년모임 못갈듯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핵인싸인가”

지난 16일 배우 김의성은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사실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하며 이런 풍자 섞인 댓글을 달았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은 MBC <스트레이트>의 진행자인 김의성과 <시사인> 주진우 기자, MBC 권희진 기자와 함께 최승호 MBC 사장에 대해 <스트레이트> 해당 방송에 대한 정정 보도와 VOD(주문형비디오) 삭제, 3억 5천만원의 손해배상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의성은 “주진우가 이명박한테 고소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려주려고 만났다가 저도 고소당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는 소식입니다”며 “야 니들 이명박한테 고소 당해봤어? 난 당해봄”, “인기 글에는 영업하랬는데 영업할 게 없다”와 같은 유머러스한 글을 덧붙이기도 했다. 

최순실과 함께 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렇게 구속, 수감 중에도 자신과 관련된 방송을 모니터하며 열심히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 시쳇말로 ‘핵인싸’들에게 이 전 대통령이 전한 연말 메시지가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그 메시지가 여러 사람을 부끄럽게 만들만한 내용인 듯 보인다. 

   
▲ <사진=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 방송 캡처>

“정치보복” 주장하며 눈물흘린 측근들 

“열심히 일하면서 부끄러운 일이 없었다는 것이 나의 확신.”

이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전한 메시지의 핵심은 이랬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최근 강훈 변호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송년 인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 메시지는 앞선 지난 15일 이명박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관들이 송년을 맞아 모인 자리에서 낭독됐다는 전언이다. 

메시지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은 “금년 한 해는 우리 역사에 길이 기억해야 할 해이고, 마음에 새겨야 할 해”라며 “한 해를 보내며 여러분을 직접 만나 손을 잡아보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는 심경을 밝혔다.

또 이 전 대통령은 “여러분과 함께 나라를 위해 일한 것은 보람이며, 함께 한 인연은 일생 잊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감사할 일”이라며 “여러분에게 마음의 부담을 주는 나의 현실을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한민국은 후퇴 없이 발전하고, 국민이 편안하기를 기도하고 있다”며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하는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측근들은 매해 수십 명이 모여 송년회를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올해는 이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전격 구속되면서 ‘수장’없이 ‘핵인싸’들로만 송년회를 치루게 됐다. 

“부끄러운 일이 없었다는 것이 나의 확신”이라는 이 전 대통령의 메시지만큼이나 화제를 모은 것은 측근들의 반응이었다. 강 변호사가 편지를 대독하자 여기저기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는 것. <연합뉴스>에 따르면, 참석자 중 한 사람은 “모인 사람 대부분이 가슴 아파했고, 상당수는 울었다”는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8일 17대 대선캠프에서 함께 뛰었던 전·현직 의원들과 만참 겸 송년회를 갖기 위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음식점 앞에 도착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그 이후에도 이명박을 위한 자리는 없지 않을까

“이명박 대통령이 구속됐다, 그래서 이명박 문제는 끝났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크고 중요한 범죄에 대한 수사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전문가’로 불리는 주진우 기자는 <스트레이트>를 통해 이런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는 이 전 대통령이나 “이 전 대통령 재판이 정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 중인 측근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과 연이은 재판들을 문재인 정부의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덧씌우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러한 주장을 국민들이 과연 납득할 수 있을까.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혐의만 무려 16가지다. 다스 비자금 조성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이 4개 외에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다스 투자금 회수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 각 1개 씩이며, 삼성그룹 소송비 대납 및 국정원특활비 수수 등 특가법상 뇌물수수는 무려 9개 혐의가 적용됐다. 

   
▲ 자동차 부품사 '다스'의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이 지난 10월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주 기자와 <스트레이트>는 이러한 혐의는 아직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 중이다. 지난 10월 열린 1심 재판부 역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 원, 추징금 약 82억 원을 선고하면서 “재임 시절 범죄가 드러나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실망과 불신을 안겨줬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민적 공분은 작년보단 덜 해졌지만, 이러한 실망과 불신은 가시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역시나 구속 수감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팬덤’도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측근들은 2007년 대선 승리 이후 생일, 결혼기념일이 겹치는 12월 19일을 ‘트리플 크라운 데이’라고 자축하며 성대한 송년 모임을 해 왔다. 하지만,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그 송년 모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리는 마련되기 힘들지 않을까.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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