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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용균 씨 어머니 “죽음의 일터 벗어나게 해달라”

기사승인 2018.12.17  16: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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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대통령에 진상규명·관계자 처벌 호소.. “아들 대신 우리 부모라도 만나달라”

   
▲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 <이미지출처=YTN 인터뷰 영상 캡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문재인 대통령에 진상규명과 관계자 처벌을 호소했다. 

17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 기자회견에서 김 씨는 문 대통령에 “공기업에서 어떻게 이토록 무지막지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들 바람대로 대통령 만남을, 아들은 못했지만 우리 부모라도 만나고 싶다”고 요구했다.

김 씨는 특히 “아들이 일한 곳에 기자들이라도 데려가서 온 국민에게,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알리고 싶은 게 소망”이라고 했다.

그는 “(태안 화력) 9,10호기에서 아들이 일했는데 지금 그 기계만 서 있다. 1-8호기, 같은 위험에 노출된 곳에서는 계속 (아들의 동료들이) 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는 “지금 당장 멈춰주시라. 지금도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죽음의 일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김미숙 씨의 기자회견 발언 전문이다. 

죽은 김용균의 엄마입니다. 먼저 원청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너희들은 인간 쓰레기, 사람이 아니야. 짐승보다 못한 쓰레기들이야. 니들이 사람이라면 그렇게 열악하고 험악한 곳에서 일 시킬 수 없어. 최소한의 가장 인간성만큼은 지킬 수 있게 해야 했잖아. 할 수만 있다면 니들도 내 아들처럼, 똑같이 일하고 컨베이어 속에 갈갈이 찢어 죽이고 싶어. 그래야 부모의, 감당키 어려운 고통에 갇혀 살아야 하는 것을 느낄테니까. 아니다. 니들은 짐승만도 못하니까 그런 느낌도 있을지 의문이야. 그렇게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가슴이 있을지. 인간 쓰레기들아. 내 아들 내놔라. 그렇지 않으면 평생 용서 못해.”

대통령에게 말합니다. 대통령에게 이 사태의 책임 묻습니다. 공기업에서 어떻게 이토록 무지막지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책임을 져야합니다. 우리 아들,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관계자 처벌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들 바람대로 대통령만남을, 아들은 못했지만 우리 부모라도 만나고 싶습니다.

내 아이가 일했던 회사에서 똑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너희들도 너무 소중한 사람이니 여기서 다치기 전에 어서 그만두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아차 하면 생명 앗아가는 곳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지 않길 바랍니다.

아들이 일한 곳에 기자들이라도 데려가서 온 국민에게,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알리고 싶은 게 제 소망입니다. 국가 기밀이라고 해서 봤는데, 뭐가 기밀인지 모르겠습니다. 감출 것이 많아서 일부러 보여주지 않으려고 그런 것 아닌지 의문입니다. 9,10호기에서 아들이 일했는데 지금 그 기계만 서있습니다. 1-8호기 같은 위험에 노출된 곳에서는 계속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멈추십시오. 지금도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죽음의 일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어제 아들 기숙사에 가봤습니다. 문 앞에 작은 상자가 있었습니다. 택배회사에서 아들에게 온 것이었습니다. 뭔가 하고 봤습니다. 뜯어보니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아들이 집에서 있을 때 영화 <반지의제왕>을 좋아했어요. 그 영화에 나오는 반지를 사달라고 저에게 말했는데 저는 조금 지나면 그 마음 없어질 줄 알고, 나중에 사고 싶으면 사준다 했어요. 세월이 지나 제가 물었습니다. 아직도 그 반지 사고 싶냐고. 아들이 말하길, 조금 있으면 취업하니 자기가 돈 벌어 산다고 했습니다.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라고 했습니다. 문 앞에 뜯어본 소포에 그 반지가 있었습니다. 그렇게도 갖고 싶던 반지였는데, 결국 껴보지도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갔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월급 받으면 뭐하고 싶냐 했더니 반지 사고 싶다고 했답니다. 애인에게 주려는 거냐 했더니, 예전부터 반지의 제왕 반지가 갖고 싶다고 했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하루만이라도 더 살았다면 그 반지 껴봤을 텐데. 너무 안타깝고 답답했습니다. 지금도 그 반지 보면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데, 죽은 아이 손가락에 끼워주면 아이는 알까요? 좋아할까요? 가슴이 미어집니다. 이 반지만 보면 아들의 말이 너무나 생생하게 생각나 가슴이 아픕니다. 그때 해줄걸. 지금 이 반지를 어떻게 전해주면 좋을까요?

제 아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도와주십시오.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 전체 수석과 부처 장관들을 청와대로 불러 확대경제 장관회의를 열고 고 김용균 씨 사망사고와 관련해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특히 위험‧안전 분야의 외주화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도 고 김용균 씨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부모님이 사준 새 양복을 입고 웃는 모습, 손 팻말을 든 사진, 남겨진 컵라면이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며 “취임 초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시하는 것을 무엇보다 강조해 왔음에도 이러한 사고가 계속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가 절감을 이유로 노동자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사용자 의무까지 바깥에 떠넘기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는 “고용노동부와 산업부 등 관계 부처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되, 국민들이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유족 측이 조사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정부는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법안을 정부 입법으로 지난 11월 국회에 송부했다”며 “당정청은 적극 협력해서 이 법안이 조속히 국회에서 처리되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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