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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세월호 보도 개입 유죄’ 판결의 역사적 선언

기사승인 2018.12.15  16: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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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 탄핵’ 책임 망각하고 부활 모색 중인 친박들, 이정현 사례 교훈 삼아야”

지금으로부터 2년여 전, 기세도 당당하게 ‘박근혜 탄핵’이란 국민적 현안을 두고 내기를 벌였던 남자가 있다. 그것도 저잣거리에서나 할 만한 “손에 장 지지기” 내기였다. 훗날 ‘탄핵’ 자체가 아니라 야당의 말 바꾸기와 관련한 내기였다고,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자신의 말마저 바꾸어 버렸던 위풍당당 그 남자.

당시 새누리당 대표였고, 지금은 무소속이 된 이정현 의원이다. 탄핵 정국이 한창이던 2016년 12월 방영된 <KBS 스페셜> ‘탄핵’ 편은 이 의원의 ‘워딩’을 아래처럼 정확히 기록하고 있었다.

“저하고 ‘손에 장 지지기’ 내기 한 번 할까요? 뜨거운 장에다가 손을 지지기로 하고 그 사람들(야당)이 그거 실천을 하면 내가 뜨거운 장에다가 손을 집어넣을게요. 실천도 하지 못할 얘기들을 그렇게 함부로 해요, 탄핵하자. 지금까지 야당이 여러분들 앞에, 다른 사람도 아니고 국민과 기자들 앞에 얼마나 실현 못할 거짓말들을 많이 했어요? 거국내각? 자기들이 하자고 했잖아요. (그래놓고) 안 한다고 했잖아요.

야당이 말 바꾸는지 안 바꾸는지 한번 내기 한번 할까요? 교섭단체의 두 당, 새누리당 하고 해서 당장 하야하라고 해라, 숫자 많고 다수니 이거 이끌어낼 수 있잖아? 당장 지금 그걸 이끌어내서 관철을 시킨다면 제가 뜨거운 장에다가 손가락을 넣어서 장을 지질게요. 그 사람들 실천 못할 이야기 계속해. 말 계속 바꾸고. 내기한 번 할까? 바꿀지 안 바꿀지.”

그로부터 2년이 흐른 2018년 12월 14일, 이 의원은 또 하나의 역사적 기록을 남기게 됐다. 바로 방송법과 관련해 첫 번째로 실형을 선고 받은 인물로서 말이다. 이날 이정현 의원은 법원으로부터 ‘세월호 보도 개입’ 관련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말 그대로, 크나 큰 역사적 교훈을 남길 “역사적 판결”이 아닐 수 없다.

   
▲ 박근혜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KBS의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현 국회의원(무소속)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정현, KBS 세월호 보도 개입’ 판결의 역사적 선언

서울중앙지법(형사17단독 오연수 판사)은 이날 KBS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현 의원의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사건의 중대성과 방송 자유와 독립을 침해한 점 등을 고려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이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오 판사는 판결문에서 “아직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는 이 사건 방송법 위반 처벌은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사되어온 정치권력의 언론 개입이 더 이상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선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31년 만의 방송법 관련 첫 처벌에 대한 확고한 논지를 피력한 셈이다.

이는 역대 정권에서 언론의 자유에 대해 정치 권력이 개입해왔던 어두운 역사에 대한 단절을 선고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오 판사 역시 이날 선고에서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전제이며 언론 중에서도 방송이 국민의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 의원 측 변호인은 “방송편성 개입 처벌조항이 만들어진 지 31년 됐지만 처벌받거나 입건된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이 의원이 박근혜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내지 않았고 현재 국회의원이 아니었으면 기소됐을지 의문”이라며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판사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을 내놨다. 그는 “이 사건은 대통령 홍보수석이 공영방송에 재촉해서 방송편성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것으로서, 대국민 홍보활동이라는 (홍보수석의) 업무에 비춰보더라도 직접적인 간섭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는 명백히 방송법 위반의 범죄에 해당한다”고 적시했다.

   
▲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정현의 몰락과 친박의 부활 움직임

“방송, 언론의 독립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근간임을 확인한 판결이다. 더불어 공영방송의 가치를 훼손하고 제작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한 권력과 권력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움으로써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언론자유의 숭고함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역사적 판결이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정현 의원의 1심 선고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탄핵정국으로부터 2년, 지난 12일 양승동 KBS 사장이 취임식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시점임을 감안하면, 이 의원의 이번 선고는 실로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이 의원이 ‘국가대표 친박’이었음을 떠올려본다면, 다소 씁쓸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박근혜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 이정현 의원이 누구인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언론특보를 거쳐, 2008년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22번으로 국회에 입성했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란 후광을 업고 19대와 20대 의석을 지켰던, 급기야 전남 순천 재보궐 선거에서도 유일하게 ‘새누리당’ 당선을 이끌어냈던 ‘박근혜 맨’이지 않은가.

탄핵 당시 새누리당 대표였던 이 의원은 결국 그 책임을 지고 당을 탈당했다. 그리고 탄핵 이후 2년 뒤 실형을 선고 받는 처지에 몰렸다. 반면 다른 ‘친박’들은 어떠한가. 최근 자유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를 적극 지지하며 세를 과시하는 동시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인적청산 작업까지도 무력화시키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지 않았는가.

그저 격세지감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언론의 자유를 수성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이정현 의원의 몰락이 그저 ‘대표 친박’의 몰락으로 비쳐져서는 안 될 일이다. 2년 전 ‘박근혜 탄핵’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지 못하고, 아니 망각한 채 정치적 부활을 모색 중인 ‘친박’들. 그들이 정치적 부활을 도모하는 작금의 상황이야말로 역사의 후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의 남자’였던 이정현 의원의 1심 선고가 던져 준 또 다른 교훈이 이런 것 아닐까.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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