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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에서 ‘한유총 비판’ 기사가 사라지고 있다

기사승인 2018.11.30  08: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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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민주노총과 文정부 비난 기사로 도배된 조중동 지면

“‘집단행동’은 자제하겠다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결국 대규모 집회를 열고 폐원 카드를 꺼냈다. 이른바 ‘박용진 3법’에 대응해 자체 법안을 내놓겠다던 자유한국당의 시간 끌기와 애매모호한 태도가 이들의 강경대응을 거드는 모양새다.” 

오늘자(30일) 한겨레 사설 <아이들 볼모로 ‘폐원’ 위협한 한유총의 적반하장> 가운데 일부입니다. 한유총이 어제(29일)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이른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막기 위한 총궐기대회를 개최한 것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사실 교비로 명품백을 구입하는 등의 문제로 도마에 오른 일부 사립유치원 문제가 불거졌을 때 거의 대다수 언론이 이를 비판했습니다. 

   
▲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용진 3법'에 반대하는 전국 사립유치원 교육자 및 학부모 총궐기 대회를 열어 참석자들이 손피캣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사실상 ‘대국민 선전포고’한 한유총 … 하지만 조중동엔 비판기사 없다 

하지만 문제가 공개적으로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 한유총은 국민들의 ‘개혁요구’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제대로 반성한 적도 없고 앞으로 반성할 의지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제(29일) 한유총 집회는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사실상 ‘대국민 선전포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놀라운 것은 한유총이 이런 식의 노골적인 기득권 지키기에 나서고 있는데도 오늘 자(30일) 지면에서 ‘한유총 비판기사’ 찾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특히 보수신문이 심합니다. 자유한국당이 대체법안 제출을 계속 미루면서 사실상 한유총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임에도 이를 비판하는 기사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한유총의 행태와 이들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지원사격’을 비판하기보다 민주노총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민주노총 죽이기와 문재인 정부 흔들기에 거의 모든 지면이 총동원되고 있는 듯한 양상입니다. 

물론 최근 유성기업에서 발생한 이른바 ‘폭력사태’는 비판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보수신문이 당시 상황을 지나치게 부풀려서 보도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비판 이전에 그동안 경영진에 의한 유성기업의 노조파괴 등에 대해 일부 보수신문이 얼마나 제대로 보도를 했는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입니다. 감시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 반성부터 하는 게 순서라는 생각이 드는데 조중동 지면을 보면 ‘유성기업 노조’는 그냥 ‘깡패 폭력집단’으로만 묘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조중동이 민주노총과 유성기업 노조를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다고 이를 문제 삼는 게 아닙니다. 비판받을 부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이 ‘어떤 사안’을 기사화하고 지면에 반영하는 데에는 나름의 기준과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형평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민주노총과 유성기업 노조가 비판받을 부분이 있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그 사안’을 과장해서 보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또한 ‘유성기업 노조 폭력’이 문제라면 ‘한유총의 기득권 지키기’는 더 큰 문제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사실상 아이를 볼모로 한 ‘협박’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한유총 집회 학부모·지인 동원 의혹 … 한겨레만 집중적으로 보도 

하지만 아이를 볼모로 한 한유총의 이 같은 기득권 지키기를 비판하는 기사는 오늘자(30일) 조중동 지면에선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어제 집회가 학부모·지인까지 ‘총동원’ 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들 언론의 ‘무관심’은 직무유기에 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자(30일) 한겨레가 3면에서 보도한 기사를 일부 인용합니다. 

“현장에서는 ‘유치원 3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따라왔다’는 이들도 만날 수 있었다. 경기도 군포시의 한 유치원 교직원 ㄴ씨는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원장 선생님이 가자고 해서 왔다’며 ‘교사들은 유치원에 남아있고 원장 선생님과 기타 직원들, 학부모가 함께 왔다’고 말했다 … 유치원 관계자나 학부모가 아닌데 부탁을 받아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들도 있었다 … 강원도에서 온 조아무개(17)양은 ‘유치원을 운영하는 이모가 가자고 해 학교에 결석계를 내고 왔다. 엄마와 작은이모도 왔는데 모두 유치원, 박용진 이런 거 하나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유총은 총궐기대회를 앞두고 지난 23일 사립유치원에 공문을 보내 교사와 함께 ‘유치원당 2명 이상의 학부모’ 동원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겨레 3면 <한유총 “박용진 3법 통과되면 폐원”…학부모·지인까지 ‘광화문 총동원’>) 

   
▲ <이미지 출처=한겨레신문 홈페이지 캡처>

물론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이 보도 자체를 안 하는 건 아닙니다. 문제는 이들이 전하는 한유총 집회 보도가 사회면 ‘사건기사’ 형태로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유총의 요구나 주장에 대한 비판은 거의 없습니다. 

중앙일보는 한유총의 ‘막가파식 집회’를 비판하기보다는 유치원 폐해에 따른 혼란을 강조하는 기사를 비중 있게 실었습니다. 물론 쟁점을 소개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지만 제가 봤을 땐 ‘기계적인 균형론’에 치중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조선일보는 사회면에서 단신 수준으로 한유총의 ‘주장’을 충실히 소개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 기사 제목만 잠깐 살펴볼까요. 

<한유총 “유치원 3법 통과땐 모든 사립 문 닫겠다”> (조선일보 14면)
<유치원 85곳 “폐원하겠다” … 내년 봄 ‘유치원 난민’ 우려> (중앙일보 4면)
<“유치원 스스로 학원할지 법인할지 선택하게 퇴로 열어줘야”> (중앙일보 4면)
<사립유치원은 개인사업이냐 교육기관이냐 평행선> (중앙일보 5면) 
<거리 나온 한유총 “유치원 3법 통과땐 폐원”> (동아일보 12면) 
<한유총 “박용진 3법 통과되면 즉각 폐원할 것”> (한국일보 10면)
 

한유총 주장을 ‘대변’하는 신문 … 한유총 주장을 ‘비판’하는 신문

반면 오늘 국민일보와 서울신문, 한겨레 기사 제목을 한번 보시겠습니까. 앞서 소개해 드린 신문기사 제목과는 많은 점에서 차이가 납니다. 

<한가한 국회, 뻔뻔한 한유총… 국민만 속터진다> (국민일보 1면)
<한국당은 아직 유치원법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사유재산이라…”> (국민일보 3면)
<“배째라” “꼼수” “불안감 조장” “폐원” 가중되는 학부모 불안> (국민일보 3면)
<한유총의 적반하장 집회> (국민일보 사설) 
<한유총 뜻대로… 유치원 사용료 주고 회계 쪼개자는 한국당> (서울신문 9면)
<자유한국당, ‘유치원 횡령’ 처벌할 법개정도 꼼수> (한겨레 1면)
<한유총 “박용진 3법 통과되면 폐원”…학부모·지인까지 ‘광화문 총동원’> (한겨레 3면)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장 유치원 학부모들 ‘교육비 납부 거부’> (한겨레 3면)
<한유총 “폐원”압박에 이재정 “공립유치원 25곳 설립” 초강경 대응> (한겨레 3면)
<아이들 볼모로 ‘폐원’ 위협한 한유총의 적반하장> (한겨레 사설)

적어도 오늘자(30일) 지면을 보면 한유총 주장을 ‘대변’하는 신문과 한유총 주장을 ‘비판’하는 신문이 확연히 나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학부모라면 어떤 신문을 보시겠습니까.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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