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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방어하라’ 총력전 나선 언론

기사승인 2018.11.16  08: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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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비평] 삼성바이오 고의회계 분식은 결국 언론과의 싸움 될 것

<김태한 사장 “회계 부정 없었다…법정서 정당성 입증 확신”> 

오늘자(16일) 한국경제 2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직접 나서 “법적 대응을 통해 정당성을 입증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내용입니다. 

김태한 사장이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는 기사는 한국경제에만 실린 게 아닙니다. 매일경제는 <김태한 삼바사장 직원에 이메일 “회계 문제없어”…강한 소송의지>(4면)라는 제목으로, 동아일보는 <김태한 사장 “회계기준 준수” 임직원에 e메일>(5면) 등의 제목으로 관련 내용을 비중 있게 전했습니다. 

이들 신문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삼성바이오 소송의지’는 강조한 반면 삼성이 회계법인과 유착해 순자산과 이익을 부풀린 것에 대한 비판은 없다는 겁니다. 

   
▲ <이미지 출처=한국경제 홈페이지 캡처>

‘삼성바이오 소송의지’ 강조한 동아·매경·한경 

또 있습니다.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로 제일모직 가치가 부풀려졌다면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이자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이재용 부회장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죠. 

하지만 ‘삼성바이오 측의 소송의지’를 강조한 동아·매경·한경에는 ‘이런 부분’에 대한 기사도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들이 주목한 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앞으로도 수년 동안 법정소송을 거쳐야 회계가 적정했는지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됐으니 한숨만 나오는”(매경 사설) ‘상황’이며 “증권선물위원회의 회계기준 해석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동아 5면)는 겁니다. 

분식회계가 자본시장의 기본 질서를 흔드는 심각한 범죄행위라는 ‘최소한의 비판’ - 이들 신문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오늘(16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와 경제지 중에서 경향과 한겨레를 제외한 다른 신문들의 ‘논조’도 이들 신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사형태와 내용만 조금 다를 뿐 ‘삼성을 방어하는’ 논리가 지면 곳곳에서 넘쳐나고 있습니다. 우선 제목부터 잠깐 볼까요. 

<소액주주 8만명 분노 “정권 바뀌었다고 다른 결론, 이게 나라냐”>(조선일보 8면) 
<삼바 나스닥 상장 막고 회계기준도 오락가락… 무책임한 금융당국> (조선일보 8면)
<올 2조 투자 밝힌 삼바, 제4공장 증설 계획 빨간불> (중앙일보 5면)
<분식회계 논란 속 바이오 미래 싹까지 자르면 안 된다> (중앙일보 사설)
<재판ㆍ고발ㆍ수사… 삼성 향한 칼날, 끝이 안 보인다> (한국일보 5면)
<‘삼바 사태’ 바이오 생태계 위축시켜선 안된다> (서울경제 사설) 
<바이오산업에 재뿌린 오락가락 금감원> (파이낸셜뉴스 사설) 

판박이 같은 대다수 신문의 논리 … 향후 삼성 아닌 언론과의 싸움될 것

‘삼성바이오 고의분식 회계’에 대한 이들 신문의 태도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합니다. 잠깐 한번 보시죠. 

“(바이오 산업이) 척박한 환경에서 겨우 싹을 틔우는 단계다. 미래 먹거리 산업의 싹이 결실도 보기 전에 분식회계 논란으로 시들어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중앙일보 사설) 
“국내 대표기업 삼성을 향해 여러 국가기관이 잇따라 수사를 의뢰하고, 그 처리 과정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데 대한 현실적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한국일보 5면) 
“증선위의 결정은 삼성의 투자 자체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신성장산업 육성이라는 정부 청사진에도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 바이오 산업 생태계 전체가 흔들릴 판이다.” (서울경제 사설)
“정부는 입만 열면 혁신성장을 밀어주겠다고 다짐하지만 현실은 거꾸로다. 앞으로 혁신 기업인들은 정부가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지 않게 생겼다. 국가경제 차원에서 보면 삼바 소동은 차라리 자해에 가깝다.”(파이낸셜뉴스 사설)

금융당국의 이번 결정이 바이오 산업 육성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겁니다. 고의 분식회계와 관련해 ‘스모킹 건’이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서도 할 말이 없다는 게 저의 생각이지만 백번을 양보해 삼성 측이 이런 주장을 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누차 강조하지만 고의분식 회계는 자본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범죄행위입니다. 언론도 이를 모르진 않을 터인데 ‘삼성의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눈을 감은 채 상당수 언론이 ‘바이오 산업 육성’ 운운하며 ‘삼성 방어’에 나서는 모습은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삼성이 아닌 다른 일반기업에서 이 정도 ‘부정과 비리 의혹’이 불거졌어도 ‘한국 언론’이 이런 태도를 취할까요? 저는 가능성 낮다고 봅니다. 상대가 최대 광고주 삼성이기 때문에 ‘삼성 방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삼성바이오 회계부정을 바이오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언론 

오늘(16일) 한겨레가 사설에서 지적했듯이 “분식회계는 자본시장의 기본 질서를 흔드는 중대한 금융범죄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 “시가총액 6위 기업이고 개인투자자가 8만명이라고 해서 눈감아줄 수 있는 일”이 아닐 뿐더러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500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뿌리 뽑아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바이오 산업 육성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주장도 어불성설입니다. 이런 논리는 기업에서 부정비리가 발생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 ‘한국 기업을 위축시키는 행위’라는 주장과 비슷합니다. 한 마디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이지요. 

   
▲ <이미지 출처=한겨레신문 홈페이지 캡처>

이런 ‘억지 주장’에 대한 반박은 오늘(16일) 한겨레 사설을 잠깐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제가 봤을 때 삼성바이오 고의회계 분식 문제는 삼성이 아니라 언론과의 싸움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삼성보다 더 ‘삼성 논리’로 무장한 채 우리들의 눈과 귀를 흐리는 시도를 계속할 거라는 얘기입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 같습니다. 

“삼성바이오에 대한 제재가 국내 바이오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과장됐다. 삼성바이오의 회계 부정은 오로지 삼성바이오의 문제일 뿐이다. 또 신제품 개발과 판매 등 경영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회계 문제’다. 다른 바이오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 실제로 보수언론들이 호들갑을 떤 것과 달리, 15일 셀트리온을 비롯한 바이오 기업들 주가는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금융당국을 비난하는 항의 글을 올리는 등 반발하는 것도 온당치 않다. 삼성바이오 중징계는 오래전부터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결과다. 그런데도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12~13일 삼성바이오 주식을 집중 매수했고 이틀 동안 주가가 17% 이상 뛰었다. 상장 폐지 가능성을 낮게 보고, 거래가 재개되면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주식을 산 것이다.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위험한 투자를 한 셈이다. 투자자 스스로 책임을 질 일이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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