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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산업 충격’이라 쓰고 ‘삼성 홍보’라 읽는다

기사승인 2018.11.15  15: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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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삼성보다 ‘더 삼성스러운’ 언론이 어디인가 봤더니

<모호한 분식 잣대로 미래 먹거리 바이오산업 싹 죽일 건가> 

동아일보 오늘자(15일) 사설 제목입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는 금융당국의 최종 결정을 맹비난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사설 어디에도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해 회계조작을 했다는 ‘사실’과 고의 분식회계가 자본주의 시장 질서를 뒤흔드는 ‘범죄행위’라는 부분은 없습니다. 

동아일보가 주목한 건 “신생 산업에 기존 산업보다 오히려 더 엄격한 회계기준을 들이대면 과연 버틸 수 있는 바이오기업이 몇이나 있겠는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동아는 “재조사에 들어가고 다른 판단을 내린다면 감독 당국의 신뢰 추락은 물론 한국 바이오시장에 대한 불확실성만 높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이미지 출처=동아일보 홈페이지 캡처>

삼성보다 더 ‘삼성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 언론…최고봉은 동아일보

동아일보 오늘자 지면을 보면 삼성보다 ‘더 삼성스러운’ 주장들이 나부낍니다. 회계 조작을 하면서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흑자기업’으로 바꿔야했던 이유 – 금융당국의 발표와 그동안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 때문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언론보도의 초점도 이쪽에 맞춰져야 하는 게 저널리즘의 기본이고 상식입니다. 하지만 오늘자(15일) 동아일보 지면은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집니다. 

1면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주식거래 정지> 기사에서 ‘이재용 경영권 승계’라는 표현을 아예 사용하지도 않은 동아일보는 3면 <바이오 업계 “예상 못한 최악의 결정… 해외 신뢰도 큰 타격”>에서도 바이오 업계의 충격과 우려에 방점을 찍습니다. 

“바이오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바이오기업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결론이 태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와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가득합니다. 

고의 분식회계가 자본주의 시장 질서를 뒤흔드는 범죄행위라는 점. 그것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에서 행해졌다는 점. 특히 분식 회계금액도 4조5000억이라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라는 점은 주목 대상이 아닙니다. ‘바이오산업 충격’을 우려하면서 사실상 삼성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바이오산업 충격’ 우려하면서 사실상 삼성 입장 대변하는 언론 

이런 식의 보도 행태는 동아일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그리고 경제지들 또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보도 태도를 보였습니다. 

다만 동아일보가 유독 ‘튀는’ 이유는 ‘이재용 경영권 승계’라는 단어가 기사와 사설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증선위의 이번 결정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승계 구도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조선일보) “이들은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여주기 위해, 다시 말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서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 승계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이런 조처를 했다고 주장한다”(중앙일보)와 같은 부분이 오늘자(15일) 동아일보 지면에선 언급조차 없다는 얘기입니다. 

핵심은 빼고 ‘바이오 산업 충격’과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면서 본질을 희석시키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겨레가 오늘자(15일) 사설에서 지적하기도 했지만 이런 일이 “재계 1위 삼성의 핵심 계열사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고 실망”스럽습니다. 그리고 “곧 이어질 사법당국의 조사·처벌과는 별개로, 해당 기업으로선 크게 부끄러워할 일이고 책임감을 느껴야 마땅”합니다. 

적어도 ‘상식적인’ 언론이라면 이런 부분에 대해 지적하면서 ‘바이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에 주문하는 게 온당한 태도입니다. 

하지만 ‘삼성에 대한 비판’도, ‘이재영 경영권 승계 정당성’에 대한 언급도 없이 무조건 “이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육성할 의지가 있느냐”라고 따지는 것은, 백 번을 양보해 삼성 측이 할 수 있는 주장일 수는 있지만 언론이 할 일은 아닙니다. 

제가 오늘(15일) 동아일보 기사를 ‘바이오 산업 충격’이라 쓰고 ‘삼성 홍보’라 읽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 <사진출처=SBS 화면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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