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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정상화 1년 기대에 못 미쳤지만, 성과는 있었다”

기사승인 2018.11.07  14: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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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274]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오는 14일이면 김장겸 전 MBC 사장이 해임되고 언론노조 MBC 본부(위원장 김연국)가 파업을 중단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KBS는 올해 1월 언론노조 KBS 본부(위원장 이경호)가 파업을 중단해 공영방송이 정상화 첫발을 내딛은 지 10~12개월 정도 됐다.

공영방송 정상화 1년을 되돌아보고 공영방송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보고자 지난 1일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 교수를 성공회대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김서중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사진=이영광 기자>

- 양대 공영방송인 MBC와 KBS 노조의 파업이 끝난 지 10~12개월 정도입니다, 그동안 두 방송사는 새로운 체제가 들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오고 있는데 그 과정 어떻게 보고 계세요?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 9년 동안에 공영방송이 망가졌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잖아요. 그리고 정권이 바뀌며 권력이 개입하지 않은 상태로 사장을 뽑기도 해서 사실 기대는 많죠. 그러나 결과로서 보면 일반인들 기대만큼 충족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거 같아요. 하지만 내부사정을 아는 사람들이 보면 그동안 성과가 작지 않았고 오히려 잘 가고 있다고 봐요. 왜냐면 공영방송 언론인들은 무엇보다 지난 9년 동안 언론인으로서 자기를 성장시킬 기회를 다 박탈당한 현실이었거든요. 그랬던 사람들이 분명하게 방향성도 좋고 의지도 분명하지만, 그런 공백을 극복하고 자기들의 생각을 펼쳐내는 데는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 보면 일반인들은 사장이 바뀌고 새로운 인물들이 드디어 취재, 보도 제작에 들어갔으니 확 달라질 거로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결과가 나오긴 어렵다고 봅니다. 그렇더라도 우리가 아쉽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실제 프로그램에서 변화가 없냐면 그렇지는 않다고 봐요.” 

“단순 정보 매체로 살아남지 못해, 해설 저널리즘으로 나가야”

- 그럼 교수님이 성과로 보는 건 뭔가요?

“뉴스에서 왜곡 편파 보도가 사라졌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더 나아가서 세밀하게 살펴보면 뉴스나 여타 시사 프로그램들이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주제를 다루기 시작했어요. 지난 9년과 달리 공영방송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에서 우리 사회 약자들 그리고 부정과 비리로 얼룩져 있는 다양한 분야의 문제점 같은 것들을 충분히 다뤄요. 이건 분명한 변화라고 봐요. 그렇지만 그것들이 좀 더 설득력이 있으려면 취재가 굉장히 뒷받침되어야 하죠. 그러려면 취재 보도 제작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봅니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프로그램 내용을 보면 굉장히 좋아졌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주목하면 9월 초 지상파 3사가 다 모여서 산별 단체 협약을 맺었다는 점이에요. 산별 단체협약의 핵심은 사내에서 차별받는 비정규직이라든지 차별 노동을 하는 사람들 문제였지요. 단체협약은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지상파 방송 구성원들의 마음이 모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들은 분명히 지난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권력에 부역하거나 자본과 가까웠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어요. 그런 점에서 보면 공영방송이 프로그램에서 만이 아니라 공영방송 운영에서도 공공성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죠.”

- 아쉬운 점도 있을 거 같은데.

“예능이나 오락프로그램 드라마예요. 사실 예전에도 여기서 가장 아쉬운 게 뭐였냐면 소재였어요. 그냥 단순히 웃고 떠들거나, 인간관계를 자극적으로 그려내는 거 말고도 우리 사회에 평범하게 살지만 사회를 대표할만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또는 우리 사회 모순 또는 우리 사회 가장 큰 어려움을 몸으로 감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20대들이 겪는 어려움,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 비정규직이 겪는 설움 같은 건 꼭 시사 보도에서만 다뤄질 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드라마에서는 장르 드라마로 충분히 다뤄질 수 있지요. 상업방송인 tvN에서 그런 걸 드라마로 만들어 성공한 바도 있고요. 그런 소재들이 공영방송에서 충분히 다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죠.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죠.” 

   
▲ <이미지출처=MBC PD수첩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 편 캡쳐>

- MBC는 지난해 11월 14일 노조 파업이 끝났고 최승호 사장이 12월 8일 취임했어요. 그리고 보도국장과 뉴스 앵커 등을 교체했지만 시청률은 눈에 띄게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공영방송을 위한 변명 같기도 하지만 공영방송은 매체 환경이 변하는 상황에서 지상파로서 자신의 위치를 잘 지키면서도 시청자를 유지하고 지상파가 생산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많이 알릴 수 있는 노력을 했어야한다고 봐요, 그러나 지난 9년 동안 그런 걸 못했죠. 게다가 MBC 뉴스는 워낙 욕을 먹었잖아요. 10여 년 전 환경처럼 지상파만 있으면, ‘공영방송이 정상화되어 좋아졌을 테니 한 번 볼까’라는 생각에 시청자들이 돌아올 수도 있지만, 지금은 굳이 돌아올 상황이 아니라고 봐요. 그래서 시청률을 올리는 건 정말 뼈를 깎는 노력으로 달라지지 않는 한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 원래 시청률이라는 게 잘 변하지 않아요. 특히 일상적으로 수용하는 뉴스 시청률 같은 것은요. 흔히 말해 충성 시청자층에 의해 시청률이 유지되죠. 지금 MBC의 시청률이 쉽사리 회복되리라 보기는 어려워요.

현재 시청률 낮다는 점만을 놓고 문제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시청률이 낮으면 공영방송이 공공적인 프로그램을 내보내도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그러니 공영방송은 시청률이 높아지도록 해야죠. 뉴스 시청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뉴스 형식을 바꾸는 겁니다. 뉴스는 예전처럼 짧은 뉴스가 아니라 길어져야 합니다. 지금 가끔 그런 시도를 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그런데 그거보다 더 중요한 거는 심층적인 보도의 문제입니다. 짧은 호흡의 뉴스가 아니라 뉴스가 길어져야 한다는 주장에는 정보제공만으로 다른 매체와 경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매체가 엄청 늘어났잖아요. 거의 모든 세대가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획득해요. 단순 정보 매체로 남아서는 이런 매체와 절대 경쟁할 수 없어요. 단순히 벌어진 사건이나 사건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사건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아주 깊이 있는 해설을 해줘야 해요. 흔히 말하는 해설 저널리즘으로 나가야죠. 그러나 거기 머물러도 일정 부분 시대에 뒤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봐요. 해법 저널리즘으로 나가야 합니다.

방송사가 완벽한 대안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회엔 이미 대안이 있는 거거든요. 그런 대안들을 취재해서 전달하거나 취재 과정에서 파악한 바람직한 대안을 제대로 전달해주는 해법 저널리즘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그건 사건 취재 전달보다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작은 언론이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공영방송처럼 수백 명의 기자를 가진 데에서만 할 수 있죠. 공영방송의 기자들은 그게 자신의 사명이라고 받아들여야 해요. 지금 공영방송은 이를 어떻게 구현할 건지를 고민하고 차별성을 보여주려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면 시청률이 돌아올 거라고 봐요.” 

- 그럼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적응 못 하고 있다고 보세요?

“아직은 그만큼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더 노력할 필요가 있어요. 물론 경험을 박탈당한 언론인들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수는 없어요. KBS, MBC 기자들이 개인으로서 다 똑똑하지만, 기자로서 그런 능력을 발휘하려면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하거든요. 지난 9년 동안 경험을 박탈당한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이에요. KBS나 MBC 모두 그걸 빠르게 복원하려 노력하고 있는 거로 알아요. 그 복원이 빨리 이뤄질수록, 해법 저널리즘으로 나갈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그 방향성은 잡은 것으로 알아요.”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나 <PD수첩> 같은 탐사 프로그램은 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사실 뉴스에서 확 달라진 모습을 보기가 쉽지는 않은데 시사 프로그램 같은 경우는 그동안 노하우도 있고 9년 동안 못 다뤘던 중요한 주제가 많아서 비교적 빨리 달라질 거라 기대했지만 제가 보기엔 그 기대 이상이에요. <스트레이트>는 요즘 들어 점점 발군이라고 할 정도 더 좋아지는 거 같아요. 이나 KBS <추적60분>도 이전 명성을 되찾을 정도로 좋아졌어요. 문제는 떠난 시청자들이 지상파로 돌아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점이지요. 프로그램이 좋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영방송의 중요성을 아는 시청자들이 공영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려는 노력도 사회적으로 중요해요.” 

   
▲ <이미지 출처=MBC '스트레이트' 홈페이지 캡처>

- KBS의 경우 노조 파업이 올 1월이라 아직 10개월이 채 안 됐지만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는 듯한데 아무래도 고정 시청자가 있어서인지 아니면 보도 신뢰도가 회복되어서일까요?

“일단 시청률은 잘 안 변해요. 그러니 고대영 사장 시절 3~4% 이상 낮아진 건 굉장히 많이 줄어든 거거든요. 역으로 지금 고대영 사장 시절 마지막 시청률보다 조금씩 올라가는 건 노력한 결과이기는 한데 실제 노력한 만큼 결과 나왔다고 볼 수 없어요. MBC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그렇지만 이전 정권 때 KBS, MBC 보도 기억하잖아요. 중요한 시기만 되면 마치 북한이 우리나라를 공격하거나 북한에 변란 조짐이 있는 거처럼 해서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보도, 또는 무조건 대통령이 하는 걸 찬양하는 모습을 보여 줬던 보도들 말이에요. 그런 행태들과 달리 차분하게 우리 사회 중요한 주제를 다뤄주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하고 있는 거고 KBS도 그런 면에서 많이 달라졌다고 봐요. 그런데 이런 변화를 시청률의 결과를 가지고 논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해요.

KBS나 MBC 뉴스를 본 사람들이 적어도 KBS, MBC 뉴스에 대해 믿을만하다는 마음이 생겼다면 당장 시청률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그건 시청률을 끌어올릴 잠재력이 되는 거거든요. 그 정도는 가고 있다고 보고요. KBS가 MBC보다 시청률이 높기 때문에 KBS가 더 빨리 복원됐다고 평가할 건 아닌 거 같아요.” 

“공영방송, 가짜뉴스 의심될 때 확인해주는 신뢰 있는 매체 돼야”

- 언론이 시청자를 가르치려 할 때 거부감을 갖는 거 같은데.

“‘기레기야! 니들이 우리를 가르치려고 해?’라는 시민의 반응이 있잖아요. 사실 언론이 말하는 게 100% 진리가 아니니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지요. 그러나 언론은 더 많은 사람이 조직적으로 취재하고, 더 많은 사실에 근거해 공정하게 판단해서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전달하는 내용은 우리 생각과 일치하지 않아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해요. 언론이 100% 옳지 않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옳지 않을 수 있음도 인정해야 해요. 왜곡 편파 보도 경험이 있다고 해서 지금 옳은 걸 전달하는 보도를 ‘나는 동의하지 않아. 그런데 니들은 왜 그렇게 얘기해? 니들이 우릴 가르치려고 해?’라는 반응은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 만약 기자가 사건을 취재해서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데 그게 한쪽에 유리해 보인다고 편파적이라 하면 안 되지요. 한쪽이 더 옳고, 다른 쪽은 더 옳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런데 기계적 중립으로 양쪽을 동등하게 취급할 수 없지요. 그래서 우리가 실질적 공정 보도란 말을 쓰잖아요. 진실에 가깝게 접근해야 하고 그걸 언론은 적극적 취재를 통해 무엇이 진실 인가를 탐구하는 자세를 가져야죠. 그런 노력 끝에 나온 보도를 보고 시청자를 가르치려 한다고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 지난 정권에서 방송 장악이 가능했던 건 지배구조 때문이에요. 지난해 방송사 노조가 파업할 때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방송법 개정 이야기가 나왔는데 1년이 지난 지금은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 논의가 없는 것 같은데.

“2017년에 제출됐던 방송법안이 있어요. 올해에도 그걸 통과시키자는 논란이 있었지요. 사실 그건 공영방송을 장악한 정권이 여전히 권력 있을 때 최소한의 방어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 만든 법안이었어요. 여당의 우위를 인정하고 최악의 사장을 뽑는 거를 방지하는 안전장치를 두자는 일종의 차악을 선택한 법안이었죠. 그 법안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봐요.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그 정도도 반대하다가 자기들이 야당 되니까 문제 있는 법안을 어떻게든 처리하자고 나왔던 거예요. 전 그런 식으로 처리되면 안 된다고 봐요. 그래서 지금 그렇게 야합하듯 법이 처리되기보다는 아예 처리 안 되는 게 지금으로선 낫다고 봐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방송법을 개정해야 하는 이유는 많이 있어요. 첫째 정권이 바뀌어도 지금보다 안정적으로 공영방송이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 점에서는 아직 부족함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저런 안이 나오고 있어요. 예를 들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같은 경우는 사장 선출에 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하자는 이재정 의원이 내놓은 안을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또 김성수 의원도 안을 내놨고 방통위도 방송미래발전위원회 안을 내놓은 바가 있죠. 이 모든 것들이 다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두 가지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로 우리사회에서 공영방송이 왜 필요한지 가치에 대해 합의가 있어야 해요. 그런데 그거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해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나와 있는 방송법안이 그것에 맞는 것인지 고민해야죠. 아니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하고요. 사회적 대타협 방식으로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이 모여서 우리가 지향해야할 과제와 실현해야 할 과제를 논의 확정하고 실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우선 방송법을 논의하는 사회적 기구를 만들기를 바랍니다. 예전에 1998년에 있었던 방송개혁위원회처럼 사회적 기구를 빨리 만들어서 이해당사자가 모여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송 가치가 공공성에 있는지 산업 발전이 있는지 아니면 두 개를 결합할 수 있는지 따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국회의장 산하든 국무총리 산하든 대통령 산하든 만들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제대로 된 방송법을 개정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 기구가 만들어진 데도 여야 균형 맞춰서 할 거 아닌가요?

“우리는 국민을 대표하는 게 국회다 보니 여야 균형을 얘기하는 데 사실 여야 균형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 방송이라는 산업을 놓고 보면 지상파 사업자도 있고 유료방송 사업자도 있고 그중에서 케이블과 IPTV가 있고 또 우리가 기존 매체에서 말하는 방송만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유튜브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영상 서비스가 있잖아요. 저는 이제 방송 서비스가 아니라 시청각 서비스라고 보는 게 맞을 거로 생각하기 때문에, 시청각 서비스 산업 전반을 논의하는 이해당사자들이 모이고 정치권도 들어오고 학계도 들어오고 시민단체도 들어와서 그렇게 대표성을 구성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다시 정리하면 정치권, 이해당사자들, 학계 시민사회 단체들 또 방송사 대표성을 가진 당사자가 모여서 논의하는 기구가 만들어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요.” 

- 앞으로 다매체 속에서 공영방송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굉장히 많은 역할과 구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텐데 다 얘기할 필요는 없을 거 같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부분만 얘기하면 우리 사회 구성원은 누구나 각자의 조건과 무관하게 시청각 콘텐츠 차원에서 적절한 양질의 서비스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것도 특별한 돈을 들이지 않고요. 무료 보편 서비스는 여전히 유의미한 가치라고 봐요. 그리고 무료 보편 서비스가 시청자들이 질 낮은 프로그램을 시간 때우기처럼 수용하는 걸 의미하지 않고, 앞서 얘기한 대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제공하는 게 공영방송이라고 보는 거죠. 요즘 논란이 되는 가짜뉴스의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어요. 가짜 뉴스는 처벌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없어요. 가짜 뉴스는 독버섯처럼 해악도 있을 뿐만 아니라 쉽게 확산되는 경향을 가지고 있어요. 법으로만 막는 게 능사일 수 없습니다. 법을 강화해도 범죄는 일어나잖아요. 더 중요한 건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거죠. 다시 말해 가짜뉴스를 막는 거보다 더 중요한 건 가짜뉴스 말고 소비할 수 있는 진실된 정보가 있어야 해요. 공영방송은 인터넷에서 획득한 정보가 가짜 뉴스로 의심될 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매체, 진실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신뢰할 수 있는 매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지난 5월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 등 언론노조 관계자들이 방송법 개악 시도 저지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이건 종편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거 같은데 현재 종편은 특혜가 많잖아요. 이 문제도 해결해야 할 문제 같은데.

“비대칭 규제는 해소해야 한다고 봅니다. 종편 도입할 때부터 종편과 지상파 사이 많은 비대칭 규제가 있다는 지적은 있었습니다. 또 사회 구성원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잖아요! 많은 종편의 프로그램 수준이 낮아요. 그러나 자극적이라서 사람들이 많이 보잖아요. 이를 극복해야 해요. 민주주의는 깨어 있는 시민을 필요로 합니다. 의식 있는 시민이 되려면 양질의 콘텐츠를 접해야 합니다. 그런데 양질이면서도 재밌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많은 자원과 노력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그럴 수 있는 데는 공영방송밖에 없다는 거죠. 공영방송은 상업 방송과 달리 이윤추구가 목적이 아니죠. 따라서 공영방송은 종편이 제공하는 저질의 편파적인 콘텐츠들을 안 봐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GO발뉴스>는 엄혹한 시절에 고생도 많이 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내보낸 거로 기억하는 데 그에 비해 너무 인지도가 떨어져요. <GO발뉴스>는 <GO발뉴스>가 가진 위상이 뭐고 뭘 지향하고 사회적으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정리하고 이에 근거해서 <GO발뉴스>를 알리는 노력을 별도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하나 어렵겠지만 <GO발뉴스>도 질을 조금 더 높이는 노력은 같이 해야겠죠.”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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