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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 승소, 나혼자 남아” 강제징용 피해자의 눈물

기사승인 2018.10.30  18: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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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현 “양승태 대법원은 어느 나라 사법부였나…아베는 속죄하라”

   
▲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씨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 판결에 참석, 선고를 마친 후 법원을 나와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대법원은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13년 8개월만에 승소 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98)씨가 30일 소감을 말하다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 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이날 여운택·신천수·이춘식·김규수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

4명 중 3명이 숨져 유일한 생존자인 이씨는 이날에야 혼자 남은 소송 당사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씨는 선고 후 대법원을 나오면서 “오늘 와보니 나 혼자다”라고 함께하지 못한 동료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씨는 “같이 살아서 왔다면 마음이 안 아픈데, 혼자 오니 슬프고 서운하다”면서 “눈물이 많이 나오고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흐느꼈다. 

지난 6월에 세상을 떠난 고(故) 김규수씨의 아내 최정호씨(85)도 함께 했다. 최씨는 “조금만 일찍 판결이 났으면 본인이 그렇게 한이 됐던 멍울을 풀고 가시기 전에 좋은 날을 맞았을 텐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홀로 남아 눈물을 흘리는 이춘식씨의 모습에 네티즌들은 “먹먹합니다. 건강하세요”, “이춘식 할아버지의 눈물과 울음을 잊지 맙시다”, “힘내세요. 어르신”, “이런 재판을 거래하다니 양심도 없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네티즌 ‘이**’은 “할아버지가 살아계신 것 자체가 증인이십니다. 힘내십시오. 건강하세요. 정말 힘내세요. 절차가 힘이 드셔도 정말 괴로우셔도 버티셔서 진정한 사과 꼭 받으세요”라고 응원을 보냈다. 

아이디 ‘주님***’은 “어르신 눈물 흘리는 모습 보면서 함께 눈물 흘렸습니다”라며 “진실이 이제라도 밝혀졌으니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라고 함께 울었다.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에 “이 한을 외면하고 재판거래로 양심을 판 양승태 대법원은 어느나라 사법부였나”라고 재판거래 의혹을 비판했다.

또 이 의원은 “이춘식 할아버지는 나 혼자 살아남아 슬프다고 우신다, 미쓰비시 강제노동 판결을 앞둔 양금덕 할머니는 나라가 있는 건지 확인하고 싶다고 한다”라며 “아베는 개인청구권 인정하고 속죄하라”고 촉구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춘식 할아버지의 기자회견에 울었습니다”라며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합니다”라고 위로했다. 

국정농단 사건 공익제보자 박헌영 내부제보실천운동 운영위원은 “13년입니다. 13년”이라며 “그 알량한 판결을 기다리다 동료들은 모두 돌아가셨어요”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1억으로 사람의 인생이 보상이 됩니까?”라며 “일본 전범기업 뿐 아니라 사법부에서도 책임지셔야죠”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2012년 5월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된 후 이번 재상고심의 판단이 나오기까지 무려 5년 넘게 걸리게 된 배경에는 박근혜 청와대와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검찰은 박근혜 정권이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일본기업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선 안 된다’는 방침 하에 양승태 사법부와 공모하며 재판 과정에 개입하고 판결을 고의로 지연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대변인은 “민주당은 특별재판부를 통한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사태의 진실규명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의 ㈜신일철주금도 이번 대법원 판결에 승복하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법적 배상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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