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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지율스님 가짜뉴스’에 사과문을 내야 한다

기사승인 2018.10.20  09: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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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정정보도’ 기사 외에도 지율 스님 관련 문제보도는 많다

   
▲ <이미지출처=조선일보 온라인판 기사 캡쳐>

지율 스님의 천성산 터널 공사 반대 단식 등으로 6조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조선일보 기사는 허위라고 대법원이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9일 지율 스님이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조선일보는 판결 확정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정정보도문을 게재해야 합니다. 이번 대법원 확정 판결은 항소심 판결이 선고된 지 4년여 만에 이뤄졌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많은 언론이 ‘조선일보 기사는 허위’라는 제목으로 관련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침묵’하고 있는 조선일보 

<대법 “‘지율스님 때문에 6조원 손해’ 조선일보 기사는 허위”>(연합뉴스) <“6조 손해 보도는 허위 … 지율스님, 조선일보에 완승>(YTN) <“지율스님 천성산 반대로 6조 손해” 조선일보 보도는 ‘허위’>(한겨레) 등 많은 언론이 조선일보 보도가 허위라는 쪽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습니다. 

쉽게 말해 조선일보의 2012년 9월18일자 <‘도롱뇽 탓에 늦춘 천성산 터널···6조원 넘는 손해’> 기사에 대해 대법원이 ‘가짜뉴스’라고 판결했다는 얘기입니다. 

   
▲ <이미지출처=2012년 9월18일자 ‘도롱뇽 탓에 늦춘 천성산 터널···6조원 넘는 손해’ 온라인판 기사 캡쳐>

평소 ‘가짜뉴스’에 대해 지금까지 조선일보가 보인 태도를 생각해보면 대법원 판결 즉시 정정보도문을 게재하고 지율스님에게 사과문을 내는 게 온당한 태도인 듯 싶은데 조선일보는 아직까지 침묵입니다. 

물론 정정보도문 게재까지 20일이라는 ‘기한’이 있지만 제 생각에는 적어도 대법원 판결 기사는 정정보도문과 상관없이 실어야 하는 게 온당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저는 정정보도문과 별도로 조선일보는 지율스님에 대한 사과문을 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 외에도 지율스님과 관련한 사설과 또 다른 기사와 관련해 이미 2009년 두 번의 정정보도를 게재한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런 ‘정정보도’ 한 기사 외에도 조선일보의 지율스님 관련 기사와 칼럼은  상당히 문제가 많다는 점입니다. 2015년 5월12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김창균 칼럼’도 저는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아니면 말고’ 선동, 3진아웃 시켜야>라는 제목의 이 칼럼은 지율스님의 단식농성 등을 사례로 언급한 뒤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이들의 허위 선동은 국민 가슴에 근거 없는 증오를 심고, 막대한 국가 예산을 낭비하게 만든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문턱을 넘는 데 모여야 할 국가 에너지가 이들 때문에 분산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투쟁 쟁점이 바뀔 때마다 무대에 다시 등장해 박수를 받으며 영웅 행세를 한다. 이들의 반복되는 횡포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이들이 그때그때 내뱉는 말과 저지르는 행위들을 낱낱이 기록해 둬야 한다. 그래서 이들의 전과(前科)가 세 차례 쌓이면 추방 명령을 내려야 한다. ‘당신은 이제 아웃이야.’” 

   
▲ <이미지출처=조선일보 온라인판 캡쳐>

‘오보의 삼진 아웃제’를 둔다면 조선일보야말로 아웃되어야 하지 않을까

재밌습니다. 지율스님과 관련해 이번 대법원 판결까지 ‘정정보도’ 게재만 따지면 조선일보는 3번의 정정보도문을 내는 셈인데 ‘김창균 칼럼’에서 제시한 기준이면 ‘조선일보도 아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상 ‘가짜뉴스’로 판명한 상황에서 누가 허위 선동을 한다는 것이고 누구를 아웃시킨다는 얘기일까요? 조선일보는 이 질문에 대답을 좀 해보시기 바랍니다. 

2012년 3월5일자 ‘기자수첩’도 문제가 있는 칼럼이라고 봅니다. <도롱뇽 살리자던 사람들, 탈북자엔 왜 침묵하나>라는 제목인데 ‘일부 탈북민의 입장’을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전합니다. 

“죽을지 안 죽을지도 모르는 도롱뇽을 구한다며, ‘미국 쇠고기 먹으면 뇌에 구멍 난다’는 괴담에 동조해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도롱뇽보다 가치가 없나요? 남한 사람들이 정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참 비정하네요.’ …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은 탈북자 목숨을 도롱뇽보다 가볍게 여긴다는 비아냥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어떻게 보는지요. 저는 악의적인 칼럼이라고 봅니다. 탈북민의 인권 문제와 지율 스님의 단식 문제는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동일선상에 놓는 것 자체가 억지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칼럼’은 또 있습니다. 2014년 3월7일 ‘박정훈 칼럼’입니다. 프리미엄 조선에서 작성된 이 칼럼의 제목은 <“‘슬프게도’ 천성산엔 도롱뇽 천지였다”고 했던 지율>입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2010년 10월 한 일간지가 천성산 일대를 취재한 현장 르포를 실었다. ‘천성산 웅덩이엔 도롱뇽·알 천지였다’는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기사는 천성산의 생태계가 파괴되긴커녕 도롱뇽과 가재며 습지 동식물이 번성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지율과 동료의 주장은 틀렸다는 것이었다 … 지율은 ‘소송의 여왕’으로 변신했다. 언론사는 물론 전직 장관, 환경공단이사장, 판사까지 가리지 않고 명예훼손 소송을 냈다. 심지어 대통령비서실장 시절에 공사 중단을 중재했던 문재인 의원에게까지 소송을 걸었다. 지율은 조금이라도 자기를 건드리는 비판을 참지 못하는 듯했다.” 

문제는 ‘천성산 도룡알 천지’ 관련 보도가 이후 ‘진실 논란’에 휩싸인다는 점입니다. 노종면 YTN 기자는 이미 2년 전 만든 ‘카드뉴스’에서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해당 부분을 인용합니다. 

“중앙일보는 터널이 개통된 뒤 천성산에 도룡뇽 알이 천지라고 대대적인 보도를 하며 지율스님과 환경운동가들을 훈계했습니다. 하지만 중앙일보에 실린 도룡뇽 알은 보호대상인 늪지가 아니라 공사용 웅덩이에서 발견된 것이며, 중앙일보에 실린 헤엄치는 도룡뇽은 역시 늪지가 아니라 터널공사와 무관한 계곡에서 촬영된 것이었습니다. 보도에 동원된 인터뷰도 당사자들은 조작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른 뒤 국립습지센터에서 천성산 정밀조사보고서를 발표합니다. ‘2013년 1년 동안 천성산 화엄늪을 조사했지만 논란이 됐던 꼬리치레 도룡뇽은 성체는 물론 알조차도 발견하지 못했다. 일반 도룡뇽도 알들만 발견됐을 뿐이다.” 

[관련 기사 보기] [일파만파] 왜곡의전당 ⑥ 조중동이 언론이면 도롱뇽은 공룡이다 

동아·중앙·문화일보도 대법원 판결 계기로 사과문 내야 

지율스님과 관련한 일부 언론의 이 같은 ‘일방적 비난’ 기사는 이미 정정보도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증명됐습니다. 조선일보 뿐만 아니라 동아·중앙·문화일보도 지율스님과 관련한 기사도 이미 두 차례씩 정정보도를 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지율 스님을 매도하고 조롱했던 이들 신문은 정정보도만 했을 뿐 사과문은 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정도로 한 사람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조롱하는데 앞장섰던 언론이라면 이제라도 정식으로 사과문을 내고 독자들에게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게 온당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정정보도 대상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제가 위에서 언급한 문제의 조선일보 기사와 칼럼도 저는 ‘사과’의 영역에 포함된다고 봅니다. 

조선일보 스스로 최근(10월11일) 사설에서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던가요? “어떤 언론이든 오보할 수 있고 국회의원이 잘못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 언론이든 의원이든 잘못에 대해 정정하고 책임을 지면 된다.”

자 이제 ‘정정하고 책임을 지기’ 바랍니다. 기대하겠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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