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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바티칸 특별연설서 ‘시편 말씀’ 인용 의미는?

기사승인 2018.10.18  10: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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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염 전 한국대사 “교황청, 13억 교우에 한반도 평화 중요성 일깨워줘”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를 마친 후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바티칸 특별연설에서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서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에서는 역사적이며 감격스러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기 위해 마주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황성하께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신 기도처럼,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청이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대표단을 파견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를 강력하게 지지해주었다”며 “교황성하께서는 평화를 향한 우리의 여정을 축복해 주셨고, ‘기도로써 동행’해 주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시편의 말씀을 인용해 “이제 한반도에서,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것’”이라며 “오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들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관련해 성염 전 교황청 주재 한국대사는 18일 아침 cpbc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상 방문 기간에 바티칸에서 해당 국가를 위한 미사가 봉헌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5년 동안 그곳에서 근무했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교황청이 13억 교우들에게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사 연설에서 시편 말씀을 인용한 것을 두고 성 전 대사는 “지금 교회가 가르치는 대로 ‘평화는 정의의 열매’라는 사회교리를 깊이 인식하고 있었다”며 “정의 구현을 이 나라에 실현하고 한반도에 실현하는 일이 당신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한국 땅을 처음 찾아오셨던 교황님이 김포공항에서, 선교자의 피로 거룩해진 땅이라고 땅바닥에 입맞춤하시는 걸 봤지 않나. 그리고 그분은 역사의 희생자를 찾아 광주까지 가셨다”고 되짚었다.

이어 “지금 교황님은 민주화의 순교자, (남미의)‘오스카 로메로’ 대주교님을 시성함으로써 정치적인 희생자와 민주화를 위해서 투쟁하던 그런 분들에게 순교자라는 타이틀을 주었다”며 “만약 일반 국민들께서도 ‘교회가 이런 메시지를 갖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신다면, 이번에 우리 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을 크게 평가해주시리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저녁 7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 메시지를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교황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성 전 대사는 “언제든지 그리스도의 가르침인 평화와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왜 안 찾아가시겠나”라며 “기꺼이 이번에 가시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아래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 기념사 전문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서 기도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찬미 예수님!

존경하는 파롤린 국무원장님,
내외 귀빈 여러분,

가톨릭의 고향,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여러분과 만나고 미사를 올리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한반도 평화기원 특별미사를 직접 집전해 주신 
국무원장님,
그리고 따뜻하게 환대해 주시고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교황청 관계자들께 
한국 국민들의 마음을 담아 깊이 감사드립니다.

반세기 전인 1968년 10월 6일,
이곳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한국의 순교자 24위가 복자품에 올랐습니다. 
한국말로 된 기도와 성가가 대성당에 최초로 울려 퍼졌습니다.
500여명의 한국 신자들은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국은 지금 103위의 순교성인을 배출한 국가로서
한국의 순교성인 수는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에 이어
세계 4위입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그날 강론에서 
“한국교회의 훌륭한 표양을 본받으라” 말씀하셨습니다.
한국은 선교사들에 의하지 않고, 
세계 교회사에서 유일하게 하느님 말씀과 직접 만나
교회가 시작되었다고 하셨습니다. 
한국 가톨릭교회에 부여된 큰 영광이었습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낮은 곳으로 임해
예수님의 삶을 사회적 소명으로 실천했습니다. 
식민지와 분단, 전쟁과 독재의 어둠 속에서 
인간의 존엄과 정의, 평화와 사랑의 길을 비추는 
등대가 되어주었습니다.

한국의 사제들과 평신도들은
사회적 약자와 핍박받는 사람들의 곁을 지켰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때로는 거리에 서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도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 인권위원회 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국 국민들은 민주주의와 인권, 복지를 위한
가톨릭 교회의 헌신을 보면서 
가톨릭을 모범적인 종교로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가톨릭교회에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 한반도에서는 
역사적이며 감격스러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나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남북 간의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했으며,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 평화의 한반도를
전세계에 천명했습니다.

지금까지 남·북한은 약속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습니다. 
비무장지대에서 무기와 감시초소를 철수하고 있습니다.
지뢰도 제거하고 있습니다. 
무력충돌이 있어왔던 서해 바다는
평화와 협력의 수역이 되었습니다.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기 위해 마주 앉았습니다. 
교황성하께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신 기도처럼, 
“한반도와 전세계의, 평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민들은 2017년 초의 추운 겨울,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촛불을 들어
민주주의를 지키고 새로운 길을 밝혔습니다.
촛불혁명으로 시작된 평화의 길이
기적 같은 변화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교황청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대표단을 파견하여
한반도의 평화를 강력하게 지지해 주었습니다.
교황성하께서는 평화를 향한 우리의 여정을 축복해 주셨고, 
“기도로써 동행”해 주셨습니다.

“평화를 갈망하며 형제애를 회복”하고 있는 남과 북, 
우리 겨레 모두에게 커다란 용기와 희망을 주신 
교황성하와 교황청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파롤린 국무원장님,
내외 귀빈 여러분,

기독교와 유럽문명이 꽃피운 인류애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한반도에 용기를 주었습니다.
EU가 구현해온 포용과 연대의 정신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향한 여정에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왔습니다.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시편의 말씀처럼, 이제 한반도에서,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것”입니다.

오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들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입니다.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입니다.
우리는 기필코 분단을 극복해낼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의 평화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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