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염 전 한국대사 “교황청, 13억 교우에 한반도 평화 중요성 일깨워줘”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를 마친 후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바티칸 특별연설에서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서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에서는 역사적이며 감격스러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기 위해 마주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황성하께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신 기도처럼,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청이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대표단을 파견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를 강력하게 지지해주었다”며 “교황성하께서는 평화를 향한 우리의 여정을 축복해 주셨고, ‘기도로써 동행’해 주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시편의 말씀을 인용해 “이제 한반도에서,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것’”이라며 “오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들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관련해 성염 전 교황청 주재 한국대사는 18일 아침 cpbc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상 방문 기간에 바티칸에서 해당 국가를 위한 미사가 봉헌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5년 동안 그곳에서 근무했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교황청이 13억 교우들에게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사 연설에서 시편 말씀을 인용한 것을 두고 성 전 대사는 “지금 교회가 가르치는 대로 ‘평화는 정의의 열매’라는 사회교리를 깊이 인식하고 있었다”며 “정의 구현을 이 나라에 실현하고 한반도에 실현하는 일이 당신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한국 땅을 처음 찾아오셨던 교황님이 김포공항에서, 선교자의 피로 거룩해진 땅이라고 땅바닥에 입맞춤하시는 걸 봤지 않나. 그리고 그분은 역사의 희생자를 찾아 광주까지 가셨다”고 되짚었다.
이어 “지금 교황님은 민주화의 순교자, (남미의)‘오스카 로메로’ 대주교님을 시성함으로써 정치적인 희생자와 민주화를 위해서 투쟁하던 그런 분들에게 순교자라는 타이틀을 주었다”며 “만약 일반 국민들께서도 ‘교회가 이런 메시지를 갖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신다면, 이번에 우리 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을 크게 평가해주시리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저녁 7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 메시지를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교황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성 전 대사는 “언제든지 그리스도의 가르침인 평화와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왜 안 찾아가시겠나”라며 “기꺼이 이번에 가시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아래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 기념사 전문이다.
찬미 예수님! 존경하는 파롤린 국무원장님, 가톨릭의 고향,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기원 특별미사를 직접 집전해 주신 반세기 전인 1968년 10월 6일, 교황 바오로 6세는 그날 강론에서 한국 가톨릭교회는 낮은 곳으로 임해 한국의 사제들과 평신도들은 한국 국민들은 민주주의와 인권, 복지를 위한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 한반도에서는 지난 9월, 나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지금까지 남·북한은 약속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기 위해 마주 앉았습니다. 한국의 국민들은 2017년 초의 추운 겨울, 교황청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대표단을 파견하여 “평화를 갈망하며 형제애를 회복”하고 있는 남과 북, 존경하는 파롤린 국무원장님, 기독교와 유럽문명이 꽃피운 인류애가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왔습니다. 시편의 말씀처럼, 이제 한반도에서, 오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올린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의 평화를 빕니다. |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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