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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 벗어나는 길? 푸어(poor) 피플이 정부·국회 50% 구성해야”

기사승인 2018.10.12  14: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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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발 책터뷰] 자나 깨나 서민 생각, 안진걸 소장 인터뷰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지난 20여 년 동안 노동자들이 있는 곳, 억울한 사연이 있는 현장 등에서 불합리한 경제구조와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워 온 대한민국 대표 시민운동가이다. 그런 그가 지난 9월 신간을 출간했다. 제목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되돌아보고 쓰다>이다.

신간에서 안진걸 소장은 진정한 경제민주화를 위한 길은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이라며 이 같은 정책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은 ‘사람’을 넘어선 ‘가난한 사람(poor people)'을 생각해야할 때라며 푸어 피플을 위한 정책만이 바른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오랜 시간 서민과 함께하며 모두 존중받는 사회를 꿈꾸는 안소장은 부당한 권력을 탄핵시킨 촛불시민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현재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자 처벌을 위한 1인 시위,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한 집회 활동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안진걸 소장. 민생경제연구소 사무실이 어디냐 묻는 기자에게  ‘사무실은 우리 서민들의 가슴 속에 있다’라고 말하며 앉으나 서나 서민 생각에 빠져 있는 그를 만나 책 이야기, 대한민국 경제정책의 문제점,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점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4일 서울 프레스센터 지하에 위치한 전통 찻집에서 진행됐다.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지하에 위치한 전통 찻집에서 'go발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박효연 기자>

Q. 얼마 전 <가난한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되돌아보고 쓰다>를 출간했어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사실은 문제인식인 거예요. 결국 서민들이 잘 살려면 월급이 올라가고 소득이 늘어나야 하는데 임금 인상하고 경제민주화 말고는 방법이 없는 거거든요. 우리 서민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교육비, 주거비, 통신비 등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활동했던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명박근혜 정권하고 맞서 싸운 이야기, 오래 전 전대협이나 한총련 등 활동과 관련된 이야기, 우리나라가 좀 더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갔던 과정들을 지켜본 이야기죠. 나아가서는 요즘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갑을관계, 반값등록금 문제, 대기업 문제, 도박장 건립 논란 등이 들어있어요. 이런 것들이 다 민생 문제의 핵심이잖아요. 서민들 월급이 오르고 소득이 증대되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잘 안 이뤄지고 있거든요.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활동했던 이야기입니다. 

Q. 안소장께서는 정말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것 같아요. 요즘은 어떤 이슈와 함께 하나요?

최근까지 청와대 앞에서 계속 1인 시위를 했어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거든요. 문화체육부 공무원들이 너무 많이 연관되어 있어서 도종환 장관이 조금 미온적으로 처리하는 것 같아요. 지금 징계 제대로 받은 사람 하나 없어요. 그러면 또 문제잖아요. 그래서 각성하라, 제대로 처리해라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1인 시위를 하고 있고요. 또 어제는 세계 주거의 날을 맞이해 집 없는 세입자들과 함께 민달팽이 행진이 있었어요. 서울 시민 60% 가까이가 세입자인데요. 부동산 투기 때문에 집값 뛰고 전월세 뛰면서 세입자들만 죽어나잖아요. 이 문제도 그냥 넘어 갈 수 없으니 또 관심 가져야죠.
또 강동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 관련해서 매주 일요일 정기 캠페인을 하거든요. 지난 주 일요일은 그곳에 가서 힘을 실어주고 왔죠. 

   
▲ 안진걸 소장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자 처벌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안진걸 소장>

Q 지난 30년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민주주의 발전과 서민들의 삶의 질 개선 등에 전념해왔어요. 반값등록금 도입, 대기업 횡포, 세월호 참사 등 안 소장의 손을 거치지 않은 이슈가 없을 정도인데요. 사실 험한 길이죠, 이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있었을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이유로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릴 때 저희 동네가 너무 가난했어요. 저희 부모님도 그렇고 이웃 전부다 그랬죠. 매일 열심히 일하는데 가난한 거예요. 가난한 사람들끼리 싸움도 많이 했는데 다 돈 때문인 거죠. ‘이상하다, 왜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가난할까’라는 문제의식이 있었어요. 두 번째는 5.18 광주민주화 항쟁인데요. 제가 2학년 때 사람들이 광주 이야기를 하면서 쉬쉬했어요. 크면서 좀 알게 됐고 고등학교 1학년 남총련 전남 지역 평화학생들이 시위하는 걸 보면서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죠. 세 번째는 왜 군인이 정권을 잡아 시민들을 죽였나. 이런 건 말도 안 된다. 결정적으로 명지대 강경대 학생이 죽었어요. 쇠파이프에 맞아서. 영화 <1987>에서 박종철, 이한열이 죽은 것처럼. 전국의 87학번들의 고통도 말도 못했지만 당시 91학번들에게도 너무나 큰 충격이었고 고통이었어요. 이건 말도 안 된다하면서 학생회 활동하고 형들 따라다니면서 세상이 좀 달라지길 바라는 마음을 가졌죠. 

다음으로는 좋은 선배들을 만났어요. 그런 문제의식이 있었는데 이끌어주는 선배들이나 동료가 없었다면 행동하지 않았을 거예요. 헌신적이고 도덕적이고 순수하게 학생 운동하는 사람들 만나서 절 이끌어줬어요. 그 인물들로 보자면 책에서도 언급을 했는데 박원순 시장이나 장하성, 김상조, 김기식 등이 다 그때 만난 사람들이에요. 또 다음으로는 IMF 시절을 만난 거예요. 졸업할 때쯤 됐는데 IMF가 터져서 완전 나라가 헬조선인거예요. 그때가 원조 헬조선이었어요. 사람들 자살하고 실업자 되고 서울역, 용산역에 노숙하는 사람들 많고 그랬어요. 이것은 정글이다, 문명국가가 아니다. 시대가 바뀌어야겠다. 라고 생각했죠. 이 모든 것들이 제가 이 길을 걷게 된 이유입니다. 제가 이 일을 한지 벌써 거의 3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이제는 체력도 고갈되고 (웃음) 우리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열정적인 후배들에게 자리를 좀 비켜주자, 그래서 과감하게 참여연대도 임기 끝나자 나오고 지금 작은 단체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 안진걸 소장이 강동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위한 문화제에 참석해 시민들의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안진걸 소장>

Q 지금 말씀 주신 분들 정치 쪽에서 일을 많이 하고 계신데요. 안소장께서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으신지요?

조국, 탁현민, 박원순 등 정말 각계각층으로 진출한 좋은 선후배님 많거든요. 저는 절대로 안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아요.(웃음) 원래 안 했어요. 다만, 생각해 본적은 없다. 그리고 뭐 백세 시대니까 나도 여러 활동을 하고 나서 가능성이 열려 있지 않을까.(웃음) 하지만 사실 정치라는게 저한테는 잘 맞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책에도 사진이 나와 있었는데요. 빡빡한 일정 관리 한다고 수첩에 글자가 안 보일 정도더라고요. 일정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그냥 수첩에다가 일정을 적습니다. 휴대폰에 일정 메모 기능이 있지만 잘 사용하지 않아요. 수첩에 빼곡하게 일정을 다 적어놔요. 누가 가져가도 못 알아볼 정도예요. (웃음) 하지만 우리는 활동도 투명하게 하니까 누가 봐도 문제될 건 없어요.

   
▲ 하루 일정이 빽빽하게 적힌 안진걸 소장의 수첩 <사진=박효연 기자>

Q 안소장의 전화번호는 거의 공용이더라고요. 억울한 일 있으신 분들한테 연락도 많이 올 것 같아요. 

억울한 일 겪은 분들이 만나자고 하면 만나서 상담도 해드리긴 해요. 사실 너무 많다보니까 일일이 다 만날 순 없어요. 그럴 대는 전화 상담 등 통해서 요령을 알려드리거나 도와줄 사람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 단체를 연결해주거나 해요. 아님 변호사님을 연결해주기도 하죠. 국가인권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 등 조직들이 정상화가 되면 저한테 전화가 덜 오겠죠. 사실 요즘은 이명박근혜 정권에 비해 전화가 덜 오기는 해요.(웃음)

Q 이명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사실 위협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이명박 정권 때 그런 걱정을 특히 많이 하긴 했어요. 미행이나 사찰 당하는 것에 대해서요. 삼성 고발하니까 밤에 주차장에서 아무도 없을 때 혹시 해코지라도 당하는 거 아닌가 걱정도 하긴 했는데 실제 당한 적은 없어요. 그런데 만날 소환당하고 기소당하고 보수단체에게 고소당하고 했어요. 아주 지겹도록 당했죠.(웃음)

최근에도 YTN 최남수 사장이 문제가 많아서 YTN 노조하고 미디어오늘에 제가 제보를 했거든요. 그랬다고 경찰 조사 받았어요. 최남수 사장이 그걸 보도한 미디어오늘 기자를 고소한 거예요. 그 기자한테 제가 제보했거든요. 경찰이 저를 참고인으로 조사를 하더라고요. 또 최근에 받은 조사는 박근혜퇴진행동 활동당시 시민들로부터 기부를 받았는데 불법기부로 고발당했어요. 애국시민단체한테. (웃음) 그래서 지금 조사도 열심히 받고 있습니다. 

Q 이제는 ‘Of the poor by the poor for the poor'로 나아가야 한다고 책에서도 강조하고 있어요. 지금 한국 사회에서도 많은 변화를 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정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시민들을 위한 나라가 아니었어요. 박근혜, 최순실, 이명박을 위한 나라였죠. 또 재벌 대기업을 위한, 재벌대기업에 의한 나라였잖아요. 사람을 위한다고 하지만 민주주의가 발전했다는 대한민국에서도 잘 안됐어요. 그래서 촛불 시민운동이 일어난 거죠. 이 촛불 시민운동이 과거에 끝난 게 아니라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 1차로 발발했다가 박근혜 당선 이후 2차로 발발했다고 보거든요. 탄핵 이후 촛불 정신은 끝난 게 아니라 이명박 구속, 신동빈 구속, 이재용 처벌받는 걸로 이어지고 있다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의의가 있다고 보고요. 

피플이라고 하는 것도 다 같은 피플이 아니라는 거예요. 푸어 피플(poor people)이 있다는 거죠. 이런 사람들을 위한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된다는 거예요. 결국은 서민 경제가 활성화 되고 이 분들이 가정에서 행복해지고 안정화 되고 그러지 않으면 촛불 시민 혁명은 절반의 성공으로 그치고 만다.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남북간의 문제도 회복이 되고 있는데 민생이 회복 안됐다는 거죠. 그러면 촛불 시민 혁명은 100%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 ‘of the poor by the poor for the poor’를 직면해야 된다. 이럴 때 일수록 임금도 올리고 소득도 늘리고 경제민주화하고 재벌 대기업 탐욕을 규제하고 갑을 문제도 해결해 공정한 경쟁 하에 중소기업 중소상공인, 노동자, 서민, 청년들이 신나게 살 수 있는 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만약 이게 실패하면 정말 촛불 시민혁명도 문재인 정부도 다 평가를 제대로 못 받게 된다. 정권 바뀌었고 남북관계도 훈풍인데 거기에 감동받고 지지하고 응원하는 건 좋은데 그걸로 그쳐서는 안 된다. 다음 총선, 대선 때까지 서민경제나 양극화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정부, 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인물들이 대부분 푸어 피플이 없어요. 이 푸어 피플이 직접 들어가서 정부기관과 국회 구성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장애인이 한 10% 되는 것처럼 푸어들이 50% 이상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진짜 가난한 출신자들이 들어가야 그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지 않겠어요? 주택임대차법, 상가임대차법 등이 잘 안 고쳐지는 이유가 뭐예요, 국회의원 대부분이 건물주이거나 부동산 소유주들이기 때문이에요. 자신들의 계급적 이해관계가 영향을 끼치거든요. 그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거나 그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게 정책에 소극적이든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거죠. 

Q 안소장께서는 촛불 혁명 중심에 계셨어요.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 집단 지성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셨는데 소감도 남다를 것 같아요.

저는 진짜 우리 국민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참 고마워요. 촛불 혁명의 심정으로 적폐청산과 더 많은 진보 개혁을 요구했지요. 우리 국민들 진심으로 존경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 현장들이 제겐 평생의 보람이었어요. 우리 국민들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중적으로 유연하게 재밌게 6개월간 집회를 열었는데, 오히려 그 분들이 절 이끌어주신 거예요. 물론 실무진으로서 국민들 잘 모시도록 집회 공간 확보하고 경찰이 행진 못하게 하면 소송해서 뚫고 기자들 경찰들 상대로 설명하고 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시민들이 주도했거든요. 세월호 참사 집회 때나 백남기 어르신처럼 촛불 혁명에 폭발적 계기를 만들어준 분들이죠. 그들의 노고와 희생은 우리가 영원히 잊어서는 안 된다. 여섯 달 동안은 제 인생에서 최고로 행복한 때였다고 생각합니다.

   
▲ <가난한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되돌아보고 쓰다> 안진걸 지음, (북콤마)

Q 대한민국에 여러 시민단체가 있어요. 앞으로 시민사회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요?

‘오로지 시민 속으로, 민중 속으로, 민초 속으로, 생활 속으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각자 자기가 하는 이슈들이 중요하고 또 바쁘겠지만 본질은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poor 속으로인 거죠. 아직도 시민단체들 열심히 하고 여전히 국민들 입장에서는 문턱이 높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엘리트들이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또 뭐 돈 많은 돈 많고 시간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고 오해할 수도 있는데 사실 시민운동이라는 거 자체가 시민들이 모여서 하는 거고 시민들이 그냥 하는 거거든요. 어떤 이슈 파이팅을 할 것이냐. 또 어떤 시민들하고 어떻게 소통하고 관계 맺을 거냐에 대해서는 훨씬 더 개방적이고 문턱을 낮추고 겸허하게 시민들에게 시민들 보고 안 할 수는 없어요. 다들 바삐 사시니까. 생활인들이잖아요. 다 세계 최장 노동시간에 시달리고 있는데 우리 국민들이. 산재도 제일 심하고. 

그런 시민들 우리가 먼저 접근해가지고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을 해야 되는데 그 좌표는 시민 속으로. 21세기 브나로드. 농촌 속으로 농민 속으로 이런 시민 속으로. 시민들의 생활 속으로 시민들이 모여 있는 공간으로 그러니까 크고 작은 온라인 sns 엄청 활성화되어 있잖아요. 이제 오프라인에서 꼭 안 만나도 되니까. 그런 데라도 다 들어가서 소통하고 얘기하고 제안하고 이야기 듣고 하자. 시민들이 있는 모든 곳으로 뛰어들어야 된다. 그게 등산 모임일 수도 있고 축구 조기 축구회일 수도 있고 마라톤 모임일 수도 있고. 동네 엄마들의 모임일 수도 있고 아버지들의 모임일 수도 있고. 그냥 페북일 수도 있고 sns 카톡일 수도 있고. 요즈음에 저만 해도 sns 모임 엄청 들어가 있어요. 결국 시민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라 이런 말입니다.

Q 함께 활동했던 분들 중에 일찍 세상을 떠난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책에 그 분들께 직접 편지도 쓰고 하셨는데 곁에서 지켜보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시민운동 한다는 게 어려 어려움이 있잖아요. 어떤 점들이 어렵고 또 그걸 극복하는 힘은 어떤 게 있는지요?

그냥 재미있게 하고 소박하게 하고 하면 어렵지 않은데요. 이명박근혜 정권 때는 집회도 못하고, 1인 시위도 못하게 했잖아요. 또 빨갱이라고 공격하고 그런 과정들이 너무 피곤했죠. 저 역시 부자는 아니니까 상대적으로 가난하게 살고 부당한 공권력으로부터 감시받고 사찰 받고 했죠. 이런 것들이 피곤하고 두렵기도 했어요. 그런 게 어려웠죠. 그런데 또 하다 보니 다 이력이 나서 웃으면서 하게 된다. 특히 이명박근혜 정권 때는 상당히 어려웠지만 지금은 한결 편합니다. (웃음) 지난 20여년 간 보람도 긍지도 넘쳤지만 어려움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가장 첫 번째는 경제적인 어려움, 그리고 끊임없이 정권과 대기업 측의 부당한 감시나 사찰, 공격, 음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의 어려움. 하지만 그럼에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은 아주 조금씩, 한발자국 물러나 뒤를 보니 사회가 발전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Q 현재 문재인 정부는 여러 방면에서 잘 하고 있다 하셨어요. 그런데도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거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남북관계는 너무나 잘 하고 있고 쌍용차 문제, KTX 여승무원 문제, 삼성반도체 노동자 문제(반올림) 문제 등 아쉬운 점들도 있지만 해결점들이 보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전히 전교조 법외노조 처리라든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제라든지 재벌 범죄 단죄라든지 이런 면에서는 아쉬운 점들이 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속도를 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저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역시 서민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국민들의 가계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 소득주도 성장도 결국은 최저임금이나 최저임금을 주기도 어려운 조건에 놓여 있는 편의점주나 중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인상분도 감당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하고 소득주도 성장에 더 속도를 내야 하는데 그 상황에서 최저임금 조차도 줄 수 없는 분들에 대한 대책을 완벽하게 세워야 한다. 

지자체와 정부는 갑을 문제를 해결하고 가맹본부 대리점 본부의 수탈과 횡포를 근절한 다음 과다 경쟁과 거리제한도 없이 마구 출점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올인 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비, 주거비, 의료비, 통신비, 양육비, 교통비 등이 획기적으로 줄어야 한다. 그래야 소득주도 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진다는 거죠. 잘하고 있지만 교육비, 주거비, 의료비, 통신비, 양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기에는 좀 미흡했다. 최저임금 인상 소득주도 성장이 맞음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마저도 줄 수 없는 중소기업 중상공인들에 대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또는 병행했어야 하는데 그런 점들이 좀 미흡해가지고 논란이 커진 면이 있다. 잘했지만 그런 거에 대한 치열한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인터뷰를 마친 안진걸 소장이 다음 일정을 가기 전 찻집에서 준 물을 물통에 담고 있다. <사진=박효연 기자>

Q 안소장께서 바라는 대한민국은 어떤 것인가요?

국민 모두가 존엄, 존귀하게 대접받고 처우 받는 사회여야 한다. 그를 위해서 민주주의, 민생, 평화가 골고루 발전해야 된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지금 민생 문제가 국민들 보시기에 미흡한 것 같다. 여전한 헬조선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고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부와 국회 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들의 역량도 총집중 돼야 한다, 그래야 서민 경제가 살아나고 촛불 시민 혁명도 진정한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다라는 거죠. 

Q 마지막으로 고발뉴스 후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탄탄한 정당과 강한 민주주의 국가들을 보면 복지나 노조활동, NGO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공정 언론이 활성화 되어 있죠. 우리 시민들은 고발뉴스를 포함해서 여러 대안언론 개혁언론에 더 큰 힘을 실어 주셔야 되고 한편으론 또 고발뉴스 독자들도 정당 노조와 NGO에 힘을 실어 주셔야 된다라는 거죠. 선순환으로 이 네 조직이 활성화 되어야지 진짜 민주주의가 복지와 인권과 평화가 살아 숨 쉬는 거죠. 우리 모두 자기가 마음에 드는 괜찮은 정당이나 노조나 NGO나 대안언론에 가입하거나 후원을 하자. 큰돈이 아니어도 한 달에 5천원이어도 좋습니다. 한 개가 아니어도 좋고, 두 개, 세 개 네 개, 많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가입하고 후원하자. 서로 돕고 연대하고 응원하고 격려하자. 지금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될 큰 방향에 대한 열망으로 우리 촛불 시민들이 혁명을 한다는 마음으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20여 년 동안 시민사회 단체에 함께하며 서민의, 서민에 의한, 서민을 위한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하며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크고 작은 집회‧시위를 기획, 참여하고 있다. 

2018년 참여연대 시민위원회 위원장으로 임기를 마치고 현재는 민생경제연구소에서 활동하며 서민경제 활성화, 진정한 경제민주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되돌아보고 쓰다>(북콤마)가 있다.

박효연 기자 

박효연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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