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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현송월 총살 보도’부터 정정하고 사과하라

기사승인 2018.10.11  08: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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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유체이탈 화법의 전형을 보여준 조선일보 ‘가짜뉴스’ 사설

언론이든 의원이든 잘못에 대해 정정하고 책임을 지면 된다. 그런데 권력이 언론의 오보나 국회의원의 사실 오인을 처음부터 조작한 가짜 뉴스라고 매도하면 언론 자유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 … 우리 사회에선 한·미 FTA, 광우병 소동, 천안함 폭침, 세월호 침몰 등 큰 사건 때마다 일부러 조작한 괴담이 나돌았다. 그 황당무계한 가짜 뉴스엔 침묵하던 사람들이 권력을 잡자 국회와 언론에까지 가짜 뉴스의 굴레를 씌우려고 하나.” 

오늘자(11일) 조선일보 사설 <이상하게 번지는 ‘가짜 뉴스’ 논란> 가운데 일부입니다. 사설 내용에 대부분 공감할 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언론이든 의원이든 잘못에 대해 정정하고 책임을 지면 된다”는 대목은 백 퍼센트 동의합니다. 

오보는 발생할 수 있지만 그걸 정정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이면 ‘가짜뉴스 논란’도 일정 부분 사라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유감인 건, 조선일보는 우파 유튜브 매체 등을 통해 나돌던 대표적 가짜뉴스는 언급하지 않은 채 ‘한·미 FTA, 광우병 소동, 천안함 폭침, 세월호 침몰’ 등을 가짜뉴스의 사례로 들더군요.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언론이든 의원이든 잘못에 대해 정정하고 책임을 지면 된다”는 조선일보

유튜브를 조금만 검색해보면 ‘가짜뉴스 사례’ 찾기는 정말 쉽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자신들 ‘입맛’에 맞는, 진실 검증이 진행 중이고 논란이 제기된 사안을 ‘가짜뉴스로 단정’합니다. 어찌 됐든 문제 많은 사설이지만 “언론이든 의원이든 잘못에 대해 정정하고 책임을 지면 된다”는 부분은 전폭적으로 동의를 표합니다. 

그런 점에서 조선일보부터 잘못된 오보에 대해 정정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미 숱하게 제기된 비판이지만 여전히 조선일보는 ‘모른 척’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조선일보가 지금까지 내보낸 오보가 많긴 하지만 대표적인 오보를 하나 꼽으라면 저는 ‘현송월 총살 오보’를 들겠습니다.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을, 그것도 ‘음란물 운운’하며 ‘저 세상’으로 가게 했던 언론이 아직까지 정정도 없고 사과 한마디 없습니다. 이런 조선일보가 ‘가짜뉴스’를 얘기하며 ‘언론 책임성’ 운운하니 솔직히 어이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송월과 관련한 조선일보 ‘오보’가 어느 정도인지 한번 보시겠습니까? 

지금까지 알려진 조선일보 현송월 총살 오보의 대표적 사례는 2013년 8월29일자 6면에 실린 <[단독] 김정은 옛 애인(보천보 전자악단 소속 가수 현송월) 등 10여명, 음란물 찍어 총살돼>라는 기사입니다. 

[조선일보 기사 보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8/29/2013082900247.html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이 기사 외에도 조선일보가 보도한 ‘현송월 총살 보도’ 기사는 많습니다. 문제는 앞선 기사는 물론이고 조선일보가 보도한 ‘현송월 총살 보도’ 중에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한 기사는 없습니다. 

이미 현송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살아있다는 건 ‘눈으로 확인된 내용’이지만 조선일보 사이트에서 ‘현송월 총살’이라고 검색을 하면 ‘현송월 총살 오보’가 주르륵 쏟아집니다. 어느 정도냐구요? 한번 보시겠습니까? 

<“김정은, ‘포르노추문’ 옛 애인 현송월 기관총으로 공개총살”…국정원 확인> (조선일보 2013년 12월10일)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2/10/2013121001948.html

<“현송월,김정은과 ‘고려호텔’ 밀회 몰카 들통나 ‘기관총처형’”> (조선일보 2013년 9월8일)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9/08/2013090800945.html

<음란물 제작 혐의로 총살된 김정은 옛 애인의 섹시 댄스 영상> (조선일보 2013년 9월6일)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9/06/2013090602077.html

<김정은 옛 애인 현송월, 음란물 제작·취급 혐의로 공개 총살 ‘충격’> (조선일보 2013년 9월1일)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9/01/2013090101220.html

‘포르노 추문’ ‘기관총 공개 총살’과 같은 엄청난 오보 내고도 버티는 조선일보

조선일보가 보도한 ‘현송월 관련’ 기사들은 사실 언급하기도 민망한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오보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일부만 간단히 추립니다. 

“음란물 제작 혐의로 공개 총살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김정은의 옛 애인 현송월의 과거 섹시 댄스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현송월이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채 춤을 추는 모습의 이 영상은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 유쿠에 올라왔다 … 허벅지가 다 보이는 옆 트임 초미니 스커트를 입은 댄서들은 엉덩이를 흔들고 다리를 들어올리며 선정적인 춤 동작을 선보인다. 춤을 추다가 웃옷을 벗어던져 가슴 위 상체 맨살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한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연인으로 알려진 가수 현송월이 공개 총살된 것과 관련, 북한 내에서 그 이유를 두고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 이들은 은하수 악단과 왕재산 경음악단 소속의 가수·연주가·무용수로 자신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판매하고 음란물을 시청한 혐의를 받았다. 현송월은 보천보 전자악단 소속 가수로 김정은이 리설주와 결혼하기 전에 그녀와 사귀었다는 소문이 있다.” 

황당한 건, 2014년에 조선일보가 자신들의 보도가 오보라는 걸 인정하는 ‘후속보도’를 내놨다는 점입니다. 

<음란물 제작 ‘총살說’ 北 현송월 생존..TV에 나와> (2014년 5월17일) <‘총살설’ 돌던 ‘김정은 옛 애인’ 현송월, 베이징서 샤넬백 들고 당당히 한국 기자들 만나> (2015년 12월11일) 등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자신들의 오보 즉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정정이나 사과도 없고 인터넷에서 삭제조치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이든 의원이든 잘못에 대해 정정하고 책임을 지면 된다” “가짜 뉴스엔 침묵하던 사람들이 권력을 잡자 국회와 언론에까지 가짜 뉴스의 굴레를 씌우려고 하나”라며 훈계합니다. ‘가짜뉴스’ 관련 사설을 쓰면서 ‘가짜주장’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조선일보는 오늘자(11일) 사설을 쓰기 전에 적어도 ‘현송월 총살’과 관련된 숱한 오보에 대해 정정 및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어야 했습니다. 

‘압권’은 2015년 12월24일 조선일보 보도입니다. 이미 자신들의 ‘현송월 총살 보도’가 오보라는 게 밝혀진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이날 갑자기(!) <“현송월은 김정은 옛 애인 아닌 김정일의 마지막 애첩”>이라는 기사를 내보냅니다. 

[기사보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2/24/2015122402375.html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의 보도를 인용한 이 기사는 “현송월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옛 애인이 아니라 아버지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마지막 애첩이라는 주장이 나왔다”는 내용입니다. 

풋! 그냥 웃습니다. “언론이든 의원이든 잘못에 대해 정정하고 책임을 지면 된다”고 했지요? 그럼 제가 위에서 언급한 조선일보 오보에 대해 정정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이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충고하나 하면, 적어도 가짜뉴스와 관련해선 조선일보는 입을 다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 지난 달 18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 공식 만찬장에서 가수 에일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 가수 지코의 기념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사진=청와대>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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