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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한국당 주장 그대로 받아쓰며 ‘정부인사 비판 보도’

기사승인 2018.10.09  10: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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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영화’ 주연이 ‘영화진흥위원장’을 맡으면 논란인가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이 수많은 의혹을 제기하며 비토했던 유은혜 교육부총리가 2일 정식 임명됐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코드 인사’ ‘불법의혹 자격미달 인사’ ‘교육 포기’ 등 비난을 퍼부으며 국회 보이콧까지 시사했죠. 역대 모든 정부에서 인사를 치를 때마다 반복되는 광경이지만 자유한국당을 위시한 이른바 보수 세력이 현 정부에 퍼붓는 비판에는 ‘운동권’ ‘좌파’ 등 이념적 코드가 반드시 포함된다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보수권의 이런 공세에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 사격을 하는 방송사는 TV조선입니다. TV조선은 지난 4일 문재인 정부의 인사 전반에 문제가 있다며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이념적 코드’ ‘더불어민주당 출신’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의 3분의 1에 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주거니 받거니’…이건 ‘인사 검증 보도’가 아니다
TV조선 <“문화‧예술 공공기관 임원 50%가 낙하산”>(10/4 정운섭 기자 https://bit.ly/2C01p4u )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33개 기관 임원 3명 가운데 1명은 이른바 '친문 캠코더' 인사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앵커 목소리로 시작됩니다. 시청자들이 ‘캠코더 인사’라는 단어 뜻을 모를 것을 염려했는지 “특히 9개 문화, 예술 기관에선 절반이 문재인 대선 캠프, 이념적 코드,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출신을 뜻하는 캠코더 인사”다며 뜻을 풀어주기도 했습니다.

정운섭 기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33개 기관에 이번 정부 들어 임명된 임원은 모두 249명. 그중 이른바 '캠코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이나 코드 인사, 민주당 출신 인사는 모두 76명으로 전체의 31%에 달합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TV조선은 특히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신임 임원 9명 중 7명을 캠코더 인사로 뽑았고, 7명 중 단 한 명을 제외한 6명을 캠코더 인사로 채운 곳도 있었”다며 문화예술계에 대한 문제 제기를 중점으로 삼았습니다. 이어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의 “정치 편향적인 인사를 통하여 문화예술계를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듭니다”는 발언을 덧붙였습니다. 

TV조선의 보도 내용은 대부분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쓴 것입니다. ‘캠코더’라는 용어 역시 이미 지난 8월 24일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강원랜드 상임감사위원 후보에 과거 간첩활동 의혹을 받고 있는 황인오 씨가 포함됐다며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가 금도를 넘어 섰다”고 비난할 때 썼던 바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33개 기관 임원 3명 가운데 1명은 이른바 '친문 캠코더' 인사”라는 의혹은 바로 전날(3일)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이 발표한 내용과 똑같습니다. 그나마 조선일보 <문화·예술 공기관 임원 50%가 '친문 캠코더'>(10/4 https://bit.ly/2Psc6Ak )는 이런 보도 출처를 밝혔지만, TV조선은 ‘자유한국당의 주장’이 아니라 기자가 취재한 객관적 사실인 것처럼 전했습니다.

‘세월호 영화’ 주연이 ‘영화진흥위원장’을 맡으면 논란인가
게다가 TV조선 보도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매우 부실합니다. 기자는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과 방송인 김제동 씨 등이 소속됐던 연예기획사 대표 출신”, “양현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은 지난 대선 캠프 출신”이라며 과거 경력이나 개인적 인연들을 문제 삼았고 이때 <콘텐츠진흥원장, ‘전보 인사 소속’ 연예기획사 대표 출신>이라는 자막을 달아 ‘이념 공세’를 가했습니다.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에 대해서도 “취임 이후인 지난 5월,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를 개봉해 논란”이라며 개인적 예술 활동도 부적절한 것처럼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이전 정권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를 엄격하게 처벌하면, 현 정권에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적폐청산이 바로 선다”는 장예찬 시사평론가의 발언도 더해 ‘현 정권 문화예술계 인사는 박근혜 국정농단과 유사’라는 묘사를 완성했습니다. 이에 대한 문체부 측 반론은 보도 말미에 “문체부측은 ‘법적절차에 따라 해당 분야 전문가가 임명될 수 있도록 공정하게 노력 중’이라고 해명했”다고 덧붙인 것이 전부입니다.

   
▲ 문재인 정부 인사 정책 비판하며 탁현민, 김제동까지 보여준 TV조선 <뉴스9>(10/4)

그러나 TV조선이 지목한 인물들은 오히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영준 콘텐츠진흥원장은 18년간 연예기획사의 대표로 활동한 경력과 음반제작자연대 대표, 한국대중음악연구소 이사 등 관련 분야에서 꾸준한 활동을 해왔던 인물입니다. 양현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은 홍익대에서 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서울시 문화체육기획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는 문화 행정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특히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 관련 지적은 더욱 황당합니다. 오석근 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장,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을 역임한 인물로서 영화계 현장의 목소리에 가장 가까운 인물입니다. TV조선은 오 위원장을 향해 ‘본인 주연 영화가 5월에 개봉해 논란’이라고 했죠. 이는 오 위원장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 <다이빙벨 그 후>를 말합니다. 이 영화는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사 부실 구조 및 민간 구조 방해 의혹을 담았던 <다이빙벨>의 후속작으로서 <다이빙벨>을 빌미로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파행시켰던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농단’을 감안하면 ‘문화농단을 바로잡는 선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전국 관객 2,981명의 소규모 독립영화입니다. 대체 무엇이 ‘논란’이라는 것인지, TV조선은 설명하지도 않았죠. 아무 논란이 아니기 때문에 덧붙일 말도 없는 겁니다. 

   

2014년 ‘친박 낙하산’ 때는 새누리당 주장 적극 반영한 TV조선
언론이 정부의 인사를 검증하고 비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일방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옮기는 것이 아니라 타당한 지적인지 살펴보고, 이 과정에서 전문성을 가진 인물 인사였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자유한국당이 내놓은 주장 중 억지에 가까운 것은 지적할 수도 있어야 하며, 해당 반론 등도 함께 짚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야당인 민주당이 박근혜의 친박 인사 문제를 지적했을 때, TV조선은 지금과 태도가 달랐습니다. 

2014년 3월,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박근혜 정부의 인사를 비판하며 ‘공공기관 친박 인명사전’을 발간했습니다. 당시 TV조선 <공공기관 84곳에 친박 ‘낙하산’ 114명>(2014/3/12 https://bit.ly/2zSg7J1 )은 “민주당이 지난 1년 동안 공공기관 임원으로 임명된 친박근혜계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친박들의 낙하산 인사가 최근 노골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며 이번 보도와 달리 ‘민주당 발 주장’임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문제가 되었던 인물들에 대해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선대위 유세본부장을 지낸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선대위 공보단장 출신인 김병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등 과거 이력을 설명했습니다. ‘본인 주연 영화 개봉’, ‘방송인 김제동 씨 소속사 대표’ 등 사적 영역까지 모조리 ‘정보와의 연결고리’로 동원한 이번 보도에 비하면 대단히 평이합니다.

반론도 상당히 충실히 보장했습니다. TV조선은 “새누리당은 ‘오히려 노무현 정부 시절이 더 심했다’며 노무현 정부 낙하산인사 명단 공개로 맞불”, “‘친박인명사전’의 인물 대다수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고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반박” 등 당시 새누리당의 입장을 비교적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이번 보도에서 정부의 입장이 단 한 문장으로 짧게 등장한 것과 대단히 대조적입니다.

   
▲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반론에 힘을 실어준 TV조선 <뉴스9>(2014/3/12)

JTBC에게는 보이고, TV조선에게는 안 보인 비전문성
그러나 당시에도 TV조선은 비전문성을 지적하는 부분에서는 미진했습니다. 예컨대 2014년 당시 JTBC <앵커브리핑/낙하산과 '돈 워리'…'친박인명사전' 들춰보니>(2014/10/7 https://bit.ly/1nbENSp )는 김성주 적십자사 총재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했습니다. 김 씨는 대선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장관직과 정치입문에 관해 묻자 “안 할 거예요. 돈 워리(Don’t worry)”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손석희 앵커는 이 장면을 보여준 뒤 “걱정 말라 했던 김성주 회장은 정치는 아니지만 적십자사 총재 자리에 앉게 됐”다고 설명했고 “그러나 지난 5년간 적십자 회비를 한 번도 내지 않아 바로 구설수에 올랐”다며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또한 손 앵커는 “우리 사회 곳곳에 수많은 낙하산들이 포진해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며 “기획재정부가 작년 12월부터 1월까지 공기업에게 노조와의 이면합의를 자진 공시하도록 한 결과, 5곳 중 1곳이 각종 특혜를 준 사실”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공기업이 빚더미 속에 있는데도 직원 복지비를 과다하게 써서 환심을 사고 때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무리한 사업을 진행할 우려까지 나오는 것”이라 비판하기도 했죠. 

이와 같은 JTBC의 지적을 TV조선은 2014년에 전혀 내놓지 않았습니다. 결론은 TV조선의 인사 관련 보도에서 2014년과 2018년의 공통점은 ‘전문성 검증’은 철저히 무시했다는 점, 차이점은 2014년에는 민주당의 주장이라는 출처를 명시하면서 자유한국당 반론까지 담아줬지만, 2018년에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이라는 출처는 빠지고 반론이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10월 4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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