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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1000만원’? SNS로 없는 ‘의혹’도 만들어내는 TV조선

기사승인 2018.09.01  09: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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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발언 옮겨와 침소봉대, 최소한의 확인도 안하고 소설쓰기 보도

‘이재명 캠프 가짜뉴스대책단’이 지난 6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사건의 피고발인이자, 바른미래당 측이 이재명 지사를 고발한 사건의 참고인인 배우 김부선 씨가 22일 피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후 연일 “이재명 지사와 연인이라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양측의 공방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언론 보도입니다. 사실관계와 관련 없이 사태를 부풀리거나 선정적으로 묘사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선두 주자는 단연 TV조선과 채널A입니다. TV조선‧채널A 시사 프로그램은 김부선 씨의 SNS까지 밀착 취재라도 하듯 매일같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새로 올라온 글은 물론이고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바꿨다는 소식까지, 이런 걸 사사건건 뉴스로 다뤄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준입니다. 24일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도 관련 소식을 다뤘는데, TV조선은 김부선 씨의 SNS 글만을 근거로 해당 스캔들과는 관련이 없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까지 의혹의 대상으로 끌어들였습니다. 

“박주민이 1000만원을 보냈다”는 주장, 최소한의 확인도 안 하고 보도
24일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은 <“내가 맡겠다” 강용석, 김부선 변호 자청>이라는 제목으로 또 김부선 씨 관련 SNS를 주목했습니다. 강용석 변호사가 SNS에 ‘김부선 씨의 사건을 맡겠다’는 글을 올렸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 김광일 씨는 “그런데 왜 처음에 갑자기 강용석 변호사 이름이 여기에 연루가 돼 있는 거죠?”라며 ‘강용석 SNS’의 근원을 물었습니다. “그게 좀 이해가 안 돼요”라고 운을 뗀 패널 전지현 변호사는 김부선 씨 SNS를 길게 설명했습니다. 

“그러니까 김부선 씨가 과거에 박주민 의원한테 감사하다는 글을 올렸던 적이 있어요. 그거를 다시 공유를 하면서 3년 전에 동부지법 사건, 대마초 비흡연, 난방열사, 자신이 이렇게 한평생을 투쟁했다면서 최근에 여기에 댓글을 달았어요. 뭐라고 했냐면 ‘박주민 의원이 본인을 당시 제대로 변호하지 않았다’, ‘검찰 조사 받을 때 오지도 않고 중간에 나간 적도 있고’ 이런 이야기를 언급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 다음 말이 이해가 안 돼요. 박주민 의원이 ‘그럼 강용석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하면서 부인 이름으로 본인한테 1000만 원을 보냈다’ 그러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이해가 안 되는 게 왜 변호사가 의뢰인한테 1000만 원을 보냈다는 건지. 이게 박주민 의원이랑 김부선 씨가 어떤 정치적인 성향이 맞아서 제가 알기로는 무료 변론을 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설사 선임을 했다고 하더라도 김부선 씨가 구속된 사건도 아닌데 이거를 1000만 원씩 받았을 가능성도 없는데 왜 1000만 원을 보냈다는 건지 이게 사실인지 그러면서 박주민 의원이 왜 강용석 변호사를 그때 언급했다는 건지, 이게 납득이 안 가요, 앞뒤가 안 맞아요”라고 말했습니다.

   
▲ ‘김부선 SNS’ 상세 보도한 TV조선 <신통방통>(8/24)

근거는? SNS에 올라온 댓글이 전부
전지현 변호사의 저 말만 들었을 때는 대체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전 씨 스스로도 ‘납득이 안 된다’고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죠.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전 변호사가 말한 김부선 씨의 ‘3년 전 SNS’, 즉 2015년 SNS 게시글은 “박주민 변호사님 3년째 무료변호, 거기다 책 선물까지. 고맙습니다. 장자연 님이 우리 변호사님 많이 고마워할 듯”이라는 내용입니다. 당시 김부선 씨는 종편의 한 프로그램에서 고 장자연 씨의 전 소속사 대표가 스폰서 제의를 했다고 폭로했고 이로 인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이때 박주민 의원이 무료 변론을 해줘서 고마웠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지난 8월 23일, 김부선 씨는 이 게시글을 다시 공유하며 “사실은 박주민 변호사 고마워서 뒤로 1000만원 드렸었다. 무죄 확신하셨으나 무죄는커녕 증인신청조차 못 했다”, “결국 벌금만 민‧형사 1800여만원(을 냈다)”, “(박 의원이) 미안하다고 벌금 반 내준다고 했으나 마음만 받겠다고 거부했다. 세상이 믿을만한 정치인은 없는가”며 돌연 박 의원을 비난했습니다. 

여기다 김부선 씨는 “강용석 변호사 선임하라며 천만원 아내 이름으로 보내옴. 무능한 패소 변호사”라는 비난도 덧붙였습니다. TV조선이 말한 ‘강용석 변호사 거론’은 이런 맥락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내용이 모두 김부선 씨가 SNS에서 밝힌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TV조선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고 다만 김부선 씨 SNS 댓글을 읽으며 뭔가 의혹이 있는 것처럼 장황하게 설명했습니다. 만약 김부선 씨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박주민 의원은 김부선 씨가 보낸 수임료 명목의 돈 1000만원을 다시 돌려줬다는 것인데요. TV조선이 앞뒤 맥락을 정리하는 대신 굳이 ‘댓글’을 길게 읽으며 의혹을 증폭시켰고 이는 박 의원이 김부선 씨에게 부정한 돈을 건넨 것이라는 오해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 ‘SNS’ 근거로 ‘박주민-김부선 관계’까지 의심한 TV조선(8/24)

“둘이 무슨 관계길래”…소설 쓰는 TV조선
심지어 TV조선은 박주민 의원과 김부선 씨의 ‘관계’를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전지현 변호사로부터 발언 순서를 넘겨받은 패널 최병묵 TV조선 해설위원은 “이해가 안 된다”,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박주민 의원이)강용석 변호사를 추천했다고 하는데 아까 잠깐 말씀하셨지만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우선 무료 변론이었다고 하는데 다른 변호사를 추천해 줘 가면서 도대체 둘이 무슨 관계이기에 부인 이름으로 1000만 원을 보냈느냐, 이게 정말 사실이냐 하는 부분이 있고. 그 다음에 추천을 박주민 의원이 했다고 하면 본인하고 성향이 비슷하거나 잘 아는 사람을 추천해야 하는데 우리가 생각하면 알다시피 박주민 의원은 강용석 변호사하고 정치적 성향이나 이런 것이 많이 달라요. 그런데 강용석 변호사를 추천했다는 건 저도 잘 이해가 안 돼요. 그러니까 곳곳에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김광일 씨도 마찬가집니다. 김 씨는 대담을 마무리하며 “1000만 원이라는 돈, 사실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그런데 박주민, 초선 의원이시라고 하는데 부인을 통해서, 또 이번에는 부인 이름으로 김부선 씨한테 1000만 원을 보냈다. 100만 원도 아니고 1000만 원을 보냈다”, “뭔가 소상하게 밝혀져야 하는 건 아닌지”라며 ‘의혹’을 남겼습니다. 다만 이 발언 도중 “김부선 씨의 혼자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이라고 딱 한 마디 조건을 달았을 뿐입니다. TV조선 출연자들의 말대로 앞뒤가 맞지 않는 김부선 씨 혼자만의 주장이라면 당사자들에게 전화를 하는 등 최소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시도라도 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TV조선은 오히려 김부선 씨의 일방적 주장에 뭔가 대단한 의혹이 있는 것처럼 부풀렸습니다.   

TV조선만 ‘의혹’으로 받아들인 ‘김부선 SNS’
30일 현재까지 박주민 의원은 김부선 씨의 SNS 글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부선 씨의 SNS 발 주장을 TV조선처럼 심각하게 ‘의혹’으로 다룬 매체도 없습니다. 그만큼 보도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김부선 씨가 현직 도지사와 진실공방 중이라고는 하지만, 개인의 SNS가 매일같이 보도할 만큼 뉴스 가치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시청자들이 김부선 씨의 SNS 프로필 사진 변경 소식까지 시사 프로그램에서 접해야 할까요? 정치인도 아닌 개인이 한 말을 매일같이 옮겨와 침소봉대하고, “아직까지는 주장일 뿐”이라는 말 뒤에 숨어 음모론을 늘어놓는 TV조선의 태도가 우려스럽습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8월 24일(금)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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