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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집착 말고 평화협정 개시선언 등 대안 고민할 때”

기사승인 2018.08.31  16: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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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259] <핵과 인간> 펴낸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평화 네트워크 정욱식 대표가 지난 7월 말 <핵과 인간>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2012년 출간했던 <핵과 세계사>를 재개정해 출간한 <핵과 인간>은 북핵 문제를 핵이 등장한 1940년대 초부터 2018년 6월 세기의 회담으로 불린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 출간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28일 서울 망원역 근처 커피숍에서 <핵과 인간>의 저자인 정욱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정욱식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정욱식 평화 네트워크 대표 <사진=이영광 기자>

“국가간 지도자들 상호작용에 따라 핵의 역사 달라져왔다”

- 2012년 출간했던 <핵의 세계사>를 재개정한 책인 <핵과 인간>을 지난 7월 말 출간하셨잖아요. 6년 만에 재개정해서 출간하셨는데 소회가 있을 것 같아요.

“2012년에 <핵의 세계사>라는 책을 읽으신 분들 평가는 좋았어요. 그런데 책도 잘 안 팔리고 책을 낸 출판사는 큰 출판사 자회사였지만 중간에 없어져서 절판됐거든요. 이번 책은 <핵의 세계사> 대폭 수정해서 담고 한반도 핵 문제를 중심으로 후반부에 그 내용을 담았습니다. 일단 큰 숙제를 마쳤다는 생각이죠.” 

- <핵의 세계사>와 <핵과 인간>의 가장 큰 차이는 뭔가요?

“<핵의 세계사>는 핵무기가 처음 어떻게 만들어졌고 한반도 문제 관련해서는 한국 전쟁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그래서 냉전 시대 역사를 주로 다뤘다면 이번에 출간한 <핵과 인간>은 그런 내용에 더해서 탈냉전 이후 한반도 핵 문제에 초점을 맞춰서 그 내용을 대폭적으로 담았다는 게 <핵의 세계사>와 차이나는 부분이고요. 그리고 <핵의 세계사> 책을 낸 이후 미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많은 자료가 나왔습니다. 그걸 반영해서 내용을 심도 깊게 담았습니다.”

- 반응은 어때요?

“예상했습니다만 책이 많이 나가는 편은 아니고요. 다만 책을 접해보신 분들 가운데 ‘올해의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는 분도 계시고 분량이 두꺼워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재밌게 읽었다는 분도 계세요.” 

- 제목을 <핵의 세계사>에서 <핵과 인간>으로 바꾸셨는데 이유가 있나요?

“제가 <핵의 세계사>를 출간할 때도 저 개인적으로 ‘핵과 인간’이라는 제목을 선호했는데 <핵의 세계사>는 출판사가 마케팅 차원에서 좋겠다고 해서 정해졌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핵의 세계사’를 붙이기에 이미 나왔던 바가 있고 새로운 제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리고 세계사 전반을 다룬 게 아니거든요. 세계사 전반을 다루며 그 표현을 쓰면 양심에 안 찔릴 텐데 주로 한반도 문제, 정책 결정자와 핵의 상호 작용을 다룬 책인데 세계사란 거창한 표현을 쓰는 건 양심에 찔리는 느낌이라 ‘핵의 세계사’ 대신에 <핵과 인간>으로 바꾼 거죠.” 

- ‘핵과 인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책에도 썼습니다만 핵은 결국 관계거든요. 관계는 두 가지인 거죠. 인간이 신의 불로 불리는 핵을 자연으로부터 뽑아냈을 때 핵과 인간의 관계가 나타나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는 결국 그걸 만들고 그와 관련한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는 건 인간으로 구성된 국가이고 국가 간 지도자들 상호작용에 따라서 핵의 역사가 달라져 왔다는 것이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때문에 ‘핵과 인간’이라는 표현을 쓰면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맨해튼 프로젝트를 제안했던 아인슈타인으로부터 최근에 김정은·문재인·트럼프까지 관통하는 건 결국 물리학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핵과 변화무쌍한 인간이 만나게 되면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킬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문제죠. 결국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관계를 잘 풀어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겸손해져야 하고 인간 세계를 다루는 관계도 핵이라는 건 적대관계 산물로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걸 우호 관계나 평화 관계로 전환할 때만 핵과 인류의 불안한 동거를 끝낼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죠.” 

- 부제가 ‘아인슈타인에서 김정은·트럼프·문재인까지’예요. 부제처럼 핵의 역사를 책에 담으셨어요. 방대해서 힘들진 않으셨어요?

“이미 그전에 해놓았던 작업도 있고 요즘은 인터넷의 힘을 빌릴 수 있잖아요. 자료가 많아 힘들었다기보다는 어차피 잘 안 팔릴 책일 텐데 해서 뭐하나는 회의감이 많았어요. 회의감을 극복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죠.” 

   
▲ <핵과 인간 - 아인슈타인에서 김정은·트럼프·문재인까지>(정욱식 (지은이) | 서해문집 | 2018-07-23)

- 책에 보면 한국전쟁 때도 핵을 사용하려고 했다던데 자세히 설명 부탁드려요.

“한국전쟁은 핵 시대 첫 전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전쟁은 핵의 위력에 대한 트루먼과 스탈린의 맹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죠. 트루먼은 미국이 압도적 핵 우위에 있는데 공산주의자들이 미치지 않았다면 핵을 가진 미국이나 그의 동맹국을 도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었던 거고 스탈린은 자기들이 1949년 8월 핵실험에 성공했으니까 북한이 남침하더라도 미국이 개입하면 세계 3차 대전으로 비화될 수 있던 만큼 미국은 더더욱 개입 못 할 거라는 맹신을 갖고 있었죠. 우리는 한국 전쟁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할 수 있겠지만 핵의 관점에서 볼 때도 특별한 전쟁 어쩌면 한국전쟁이 품은 국제 전쟁으로서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핵무기와 한국 전쟁의 관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죠.” 

- 책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핵 개발 하려 했던 내용이 있어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설이 있죠. 소설이 아니라 실제 그런 일이 있었던 건가요?

“사실이었죠. 도널드 그레그라고 예전에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분이 ‘주민을 잡아다가 고문하고 몰래 핵무기를 만든 지도자가 있었다. 사람들은 북한 지도자를 떠올리겠지만 그건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이었다’라는 진단을 내린 적이 있었어요. 박 전 대통령 경우 어떻게 보면 1990년대 이후 북한이 선택한 것과 유사한 선택을 한 거예요. 박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로 집권했기 때문에 정권의 지지를 받으려면 경제발전이 중요하잖아요. 근데 자주국방을 재래식 무기로만 때우려면 엄청난 돈이 들어가요. 그러니 핵과 미사일이라는 결정적인 무기를 가짐으로 자주국방을 달성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그렇지만 1970년대 중반 미국이 박정희 정부의 비밀 핵 개발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다양한 방식으로 그걸 좌절시키는 거죠. 그 내용은 최근 해제된 미국 비밀문서들을 정리해서 이 책에 자세히 담은 내용이기도 합니다.” 

- 그럼 박 전 대통령 사망과 핵이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그럴 가능성은 없는 것 같아요.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국 부장이 박 전 대통령을 사살하는데 CIA나 미국이 김 부장에게 사주해서 박 전 대통령 암살을 했다는 걸 보여주는 어떤 사료도 없는 상태고 1979년 즈음은 이미 미국이 한국의 핵 개발을 저지한 상태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거의 없죠.” 

- 책 중 후반부 1990년대 북핵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책을 보면 북핵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3번 정도 있었는데 그걸 놓친 건 북한 때문이 아니라 미국 강경파에 의해 지금까지 질질 끌고 있다는 느낌인데.

“사실 북핵 문제가 대두됐던 1990년대 초반에는 북핵 문제가 별로 크지도 않았고 흔히 얘기하는 것처럼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미국의 펜타곤을 비롯한 강경파는 대규모의 주한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고 싶어 했어요. 그것을 위한 최적의 환경은 북한의 위협이 증대될 때예요. 그렇기 때문에 북핵 위협을 굉장히 과장시키고 강경한 대응을 하게 되어서 호미로 막을 수 있던 일이 가래로도 못 막을 상황까지 갔었고 1994년 전쟁 위기까지 거치면서 지미 카터 중재에 힘입어 제네바 합의까지 갔던 거죠.

2000년까지 제네바 합의가 비교적 잘 지켜지는 상황이었고 빌 클린턴 대통령도 북한에 가기로 했었는데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가 당선되면서 클린턴 방북을 반대했고 대통령 취임하자마자 모든 협상을 중단시켰죠. 본질적인 이유는 당시 부시 최대 관심사가 미사일 디펜스인 MD를 만드는 거였는데 그것 역시 북한 위협이 존재할 때 구실을 찾을 수 있으니 북한과 협상은 중단하면서 북한 위협을 빌미로 MD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할 기회를 유실하게 됐고요.

그러나 부시가 2007년부터 바뀌기 시작하죠. 북한과 직접 대화하며 여러 성과를 만들어 내고 미국의 부시 정권과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비교적 타협을 잘 이루는 과정이었어요. 하지만 이번엔 노무현 대통령에서 이명박 대통령으로 청와대 주인이 바뀌면서 이명박 정부는 강경책을 펼쳐 문제를 해결할 역사적 기회를 놓쳤죠. 그때 이명박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이 곧 죽을 거고 그러면 통일할 수 있다는 몽상에 빠졌어요. 곧 통일 할 수 있는데 북한에 에너지를 지원하고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할 필요가 있냐는 거죠.” 

- 만약 2001년 백악관 주인이나 2008년 청와대 주인이 앨 고어 후보나 정동영 후보였다면 달라졌을까요?

“역사에 가정은 부질없다고 하지만 앨 고어 후보는 북한과 관계 개선에 의지를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가 당선됐다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안 됐을 거예요. 2008년에도 한국의 리더십이 너무 중요하던 때였어요.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파트너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때 한국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때론 견인하는 과정을 할 수 있는 지도자가 있었다면 한반도 운명이 달라졌겠죠.”

- 오바마 행정부는 이명박근혜 정부 때문에 움직이지 못한 건가요?

“오바마는 초기 적극적으로 북한과 협상을 추구했다가 몇 가지 이유 때문에 후퇴했어요. 먼저 이명박 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을 너무 강력히 반대했고, 또한 북한은 2009년 4월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했죠. 무엇보다도 중국이 급부상하는 타이밍이었어요. 한국은 방해하고 북한은 미국 관점에선 도발하고 중국이 부상하니 중국 견제 필요성은 높아지고. 이런 일들이 맞물리며 오바마가 전략적 인내로 후퇴하게 되는 원인이었죠.” 

- 사드는 지난해 9월 정권이 교체되고 임시 배치됐는데 어떻게 보세요?

“임시 배치된 이후로 완전 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아직 그게 마무리 안 된 상태에 있어요.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있으니까 가급적 환경영향평가를 뒤로 미루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반면 미국은 빨리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어찌 됐든 절차적으로 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마무리 안 된 상황에서 정체된 상태예요.” 

-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재검토를 공약했는데 임시 배치는 왜 한 걸까요?

“첫 번째는 황교안 전 총리가 너무 많이 갔다는 생각이고, 또 하나는 미국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상황에서 그것을 거부할 경우 한미 관계에 문제가 발생하고 그것이 북한과 관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의식한 거 같아요. 한미관계를 돈독히 해서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발언권을 높여야 한다는 게 문재인 정부 생각이라서 그런 부분도 반영된 거 같아요. 그리고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비핵화가 잘된다면 그때 가서 사드 문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도 가진 것 같아요.”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공동식수 및 친교산책을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접근할수록 문제 본질 드러나, 미국 정부 내부적인 입장차 정리돼야”

- 지금이 참여정부 초기와 비슷하다고 하셨던데.

“노무현 정부 초기 이라크 파병부터 시작해서 주한미군 재배치 수용, 그에 발생하는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고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미국 요구를 많이 들어주는 모양새를 띠었었죠. 문재인 정부도 흡사해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보이는 데 하나는 앞서 얘기한 거처럼 우리가 발언권을 행사하려면 한미관계가 돈독해져야 한다는 거고요.

또 하나는 공미증이 있는 거죠.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때 미국의 해코지를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존재했죠. 그리고 국내 정치적으로 본다면 한미 간 갈등이 벌어질 경우 난리가 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진보 정부를 표방하는 정권이 의외로 미국에 저자세를 보여온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책에 김정일 북한 국방 위원장은 친미를 하고 싶었는데 못한 거로 나오던데 북한은 대표적 반미 국가 아닌가요?

“그게 어찌 보면 북한의 비극적 역설이죠.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반미국가인데 반미국가로 살아남기는 힘들죠. 미국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요즘 들어 명확히 나타납니다만 북한의 안보문제 해결은 미국과 평화협정도 하고 수교도 맺어야 해요. 그리고 경제 발전하려면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도 풀어야 해요. 더 나아가 미국과 관계를 수립함으로써 중국의 의존에서 탈피하는 거죠. 과거 북한이 중국과 소련 상대로 등거리 외교 한 거처럼 북한이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건 북한 미래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 있는 거죠. 그래서 미국과 관계 정상화라는 건 곧 한국, 일본과도 관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는 측면이 있으니까 북한이 동북아에서 나름 전략적 입지를 가지기 위해 친미국가를 하려고 하는 거죠. 친미국가란 동맹 맺으려는 건 아니고 우호 협력 관계를 맺을 때 북한이 장기적인 생존과 발전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김 위원장은 갖고 있었는데 결과론적으로 안 됐죠. 그리고 그의 아들이 도전하는 상황이죠.” 

- 현재 핵 문제를 놓고 북한과 미국이 치열한 심리 싸움을 벌이는 데 현재 상황 어떻게 보고 계세요?

“판문점 선언과 사상 최초 북미 정상회담이 있었죠. 굉장히 많은 기대도 받았지만 문제 해결에 접근할수록 문제의 본질이 드러나요. 문제 본질이라고 하는 건 과연 미국은 한반도 평화를 원하고 한반도 평화가 미국에 의미하는 건 뭐냐예요. 최근 종전 선언 문제만 보더라도 사실 별거 아닐 수 있는데 미국은 종전 선언이 평화협정으로 이어질 거고 그러면 더 이상 주한미군 유지하기 어렵거나 유지는 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대규모의 최첨단 무기를 배치하는 건 어려워지잖아요. 그건 미국 군산 복합체의 이해관계도 걸려 있지만 미국이 볼 때 자신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한국을 전초기지로 만들려는 욕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희망적인 징후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또다시 근본적인 문제로 회귀하는 부분도 있는 거 같아요.”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중국 견제하려면 북한을 미국 편으로 만드는 게 이익 아닌가요?

“미국이 북한을 자기편으로 만든다고 해서 북·중 관계가 단절되는 건 아니거든요. 중국이 그렇게 되는 걸 좌시 안 하겠죠. 그러면 북한 입장에서 더 큰 위협을 만날 수 있는 거예요. 미국은 태평양 건너 있는 나라지만 중국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북한이 미국 편이 되어 중국 견제하는 건 못하죠. 미국도 그런 생각 가진 사람 있겠지만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에요.” 

- 지난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방북하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취소됐잖아요. 폼페이오 방북은 언제 이뤄질까요?

“그건 북한의 비핵화 관련된 구체적 조치를 약속하는 거도 중요하겠지만 앞서 말씀드린 미국의 한반도의 근본적인 이해관계, 평화로운 한반도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대한 미국 정부 내부적인 입장 차가 정리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국이 북한과 평화로운 관계를 갖는다는 확신이 들 때 북한도 비핵화 조치를 하는 거잖아요. 그게 쉬운 과정은 아니라서 폼페이오 방북이 다시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문제 해결에 접근하면 접근할수록 문제의 본질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공교롭게 종전선언이 공론화되면서 그에 대한 반대 입장이 미국은 더 강해졌잖아요. 평화협정은 미국 내 이해관계라는 게 복잡하게 전개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우리는 일희일비 할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데에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죠.” 

- 그럼 올해 안 종전 선언은 어려울까요?

“두고 봐야겠지만 희망적이지는 않은 거 같아요. 너무 종전 선언에 집착하기보다는 평화협정 협상 개시를 선언한다든지 평화 체제 구축과 비핵화를 한꺼번에 묶어서 협상을 같이하는 식 등 새로운 대안을 고민할 시점인 거 같아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인터뷰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의 말씀 드리고요. 졸저인 <핵과 인간>이 80년간의 핵과 인간의 상호 작용을 이해하는 데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 김의겸 대변인이 3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5일 특별사절단을 평양에 파견키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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