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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남북 한발 앞서야 美에도 도움..번역해 방송 안되나”

기사승인 2018.08.14  11: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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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부 너무 조심스럽다…배짱 가지고 미국 간절하게 설득해야”

   
▲ 남북 고위급 회담의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대표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남북 대표단이 13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회담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남북미 관계와 관련 14일 “남북관계가 한발 앞서 가는 것이 미국한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미국이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되는 상황과 관련 미국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답답한 지 “이거 좀 영어로 번역해서 안 나가나”라고 미국에 직접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자 김어준씨가 “미국 국무부에서 뉴스공장을 체크한다고 들었다”며 “분명하게 다시 얘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전 장관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항상 똑같은 보폭, 똑같은 속도로 가야 되는 건 아니다”며 “남북관계가 한 발짝 정도 앞서 가면 북미관계를 개선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과 북한은 아직은 신뢰 관계가 없고 자주 만났던 적도 없다”며 반면 “남북은 정상회담도 4번 했고 안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종전선언과 비핵화도 북한 보고 한 발 먼저 행동하라고 하면서 남북관계가 한 발 먼저 가는 것은 또 왜 발목을 잡으려고 하는가”라며 “미국은 좀 기준이 분명치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도 복잡한 북미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끌고가지 않았는가”라며 “4.27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기에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 거 아닌가”라고 예를 들었다.

전날 남북고위급 회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대표단 구성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장애물 제거” 발언을 주목해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우리쪽은 청와대 안보실2차장, 총리실 심의관 등 정무형으로 나갔는데 북쪽은 리선권 위원장,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외에 철도성부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왔다”고 비교했다. 

이어 “지금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약속해 놓고 왜 이렇게 진전이 안 되는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유엔 제재 핑계 대고 자꾸 미적거리는데 계속 이럴 거냐는 일종의 항의 사절로 봤다”고 해석했다. 

또 정 전 장관은 “회담 끝나고 돌아가면서 ‘관계 개선의 장애물을 제거해야만 된다’고 했다”며 “상당히 많은 요구를 하고 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통일부에서 일해 본 경험으로 지금 (정부 인사들이) 너무 좀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압박하고 미국은 발목을 잡는 상황에 대해 정 전 장관은 “그럴수록 미국에게 사실을 더 간절하게 설명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이런 식으로 계속 잡고 있으면 북핵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안 된다. 우리가 한 발 정도 앞서 가서 북한을 설득해서 비핵화 관련된 여러 가지 구체적인 행동을 먼저 선행하도록 설득할 테니까 한 발 앞서 가는 것은 미국이 양해해라, 하는 식의 설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는 유엔 같은 데서 시비 안 나올 수 있는, 물건으로 하는 거, 몸으로 때우는 거, 이건 해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관계를 하려면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때로는 ‘NO’라고 말할 수 있는 배짱, guts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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