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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무력화 집착’ 김성태, 그리고 ‘노회찬 죽음’을 이용하는 세력들

기사승인 2018.07.26  14: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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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안타까운 죽음을 그 며칠이나마 애도하지 못하는 이들

“노회찬 정의당 대표의 죽음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노회찬 대표의 죽음을 가지고 드루킹 특검을 무력화 시키고 또 면죄부를 가지고자 하는 세력들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든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 발인도 끝나지 않은 고인을 자꾸 들먹인다.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세상을 등진 다음날인 24일부터 연 사흘 동안 “노 원내대표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유로 특검을 무력화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 바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다. 그는 26일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위와 같이 발언했다. 

앞서 그는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도, 25일 첫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애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클수록 '드루킹 게이트'의 실체적 진실은 더욱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노회찬 이용하기’를 되돌려준다면, 이쯤 되지 않을까. 

“노회찬 대표의 죽음을 끌어들이고 이용하려는 세력들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든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노회찬 원내대표의 죽음을 갖고 드루킹 특검을 무력화하고 면죄부를 갖고자 하는 세력에 대해서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3일 연속 ‘노회찬 죽음’ 언급한 김성태 

“지난 대선 공간에서 드루킹 일당들이 어떤 정치세력과 결탁해서 여론 조작을 통한 국민들의 마음을 훔치고자 하고 또 민주주의를 훼손시킨 그 대가에 대해서는 허익범 드루킹 특검은 한 점 의혹 없이 명명백백하게 밟히는 길이 특검의 진정한 사명이고 국민들을 위한 일이라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란다.” 

김 원내대표는 또 이렇게 덧붙였다. 마치 허익범 특검 스스로가 그 어떤 무력화 시도에 숟가락을 얹으려는 조짐이 있는 것 마냥,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안타까운 죽음이 특검의 향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정황이라도 있는 것 마냥. 허나, 실상은 반대다. 

지난 24일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박상융 특검보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보도에 나왔던 (드루킹)트위터의 협박성 글 내용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라며 아래와 같이 덧붙였다. 정의당 의원들의 소환 여부까지 언급한 것이다. 

“(심상정, 김종대 의원은) 장례식 기간인데, 소환하기는 어려운 거 아닙니까. 드루킹과 핵심 경공모 회원, 드루킹과 같이 구속기소된 사람들에 대해 불러 좀 더 조사할 예정입니다. 그런 다음에 정의당 관계자들에게 확인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검토하겠습니다.”

   
▲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대변인 박상융 특검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의당이 즉각 반발에 나선 것은 당연지사다. 25일 최석 정의당 대변인 역시 브리핑을 통해 “지금 특검의 행태는 허위정보를 확대 재생산, 유포하고 있는 것”이라며 “트위터상에 무분별하게 떠도는 허위 정보를 근거로 공당의 정치인들을 음해하려는 것입니까? 정의당은 특검의 이런 무도한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상주로서 고 노회찬 의원의 빈소를 지키고 있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역시 같은 날 소셜미디어에 이렇게 적었다. 

“노회찬 대표님 상중에 자중해도 모자랄 허익범 특검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박상융 특검보는 당장 입을 다물라. 지난 특검 수사기간동안 댓글공작 실체에 한치도 접근 못한 무능력한 특검이 정의당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언론에 흘리며 이제 정의당 정치인들의 이름을 대놓고 줄줄이 거명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정의당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존재 정당성이 통째로 부정당할 위기에 처한 특검이 정의당을 희생양 삼고 추악한 거짓 여론몰이로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 착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착각하지 마라. 특검농단에 놀아날 정의당이 아니다. 특검농단에 놀아날 촛불시대 국민은 단한명도 없다.”

그리고 노회찬의 죽음을 이용하는 세력들 

노회찬 의원의 죽음에 전 국민적인 애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허익범 특검은 충격에 빠진 정의당 심상정, 김종대 의원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내비췄다. 그것도 과거 트위터 글 단 하나로 말이다. 이러한 허익범 특검이 과연 김성태 원내대표가 조급증을 내비치는 것처럼 무력화 운운할 만한 상황인지 되묻고 싶다. 

이렇게 드루킹 특검에 집착하고 있는 김성태 원내대표의 ‘노회찬 이용하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일부 언론” 운운하며 특검 무용론을 스스로 지피는 자충수를 뒀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 원내대표는 “일부언론에서 벌써 드루킹 특검 수사가 60일로 종칠 것처럼 특검을 무력화하는데 동조하는 일부 언론도 있다”며 “그렇지만 지난번 특검법 합의는 60일 정식수사 외에 30일의 추가적인 연장을 통해서 수사를 더 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섣부른 특검무용론과 또 특검의 무력화조치에 대해서는 결코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일부 언론이 어디인지도 궁금하지만, 적지 않은 언론이 특검 무용론이나 무력화 조치에 대해 동조하고 있는지 심히 의문이다. 오히려 자유한국당과 스탠스를 같이하는 <조선일보>와 <TV조선>이 대표적이다. 

24일 1면에 광주동성고 청룡기 야구대회 우승 장면을 싣고선 “물을 뿌리며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이란 헤드라인과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사망 소식을 연이어 편집하는 반인륜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을 떠올린다면, 그 일부 언론이 대체 어디인지 궁금해진다. 여기에 더해 <TV조선>은 노회찬 원내대표의 사망 당일 시신을 이송하는 구급차의 모습을 생중계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대표적으로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죽음을 조롱하고 이용한 언론의 사례라 할 수 있다. 

   
▲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별세한 다음날인 2018년 7월24일자 조선일보 1면 지면배치

지난 25일 고용노동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평소 존경했던 노회찬 의원 빈소를 찾아 명복을 빌었습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정부 정책을 비판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지금도 일베나 워마드와 같은 게시판엔 고인의 죽음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표현들이 넘쳐 난다. 

이렇게 아직 장례식도 끝나지 않은 고인을 각자의 정치적 유불리와 이익, 진영논리에 맞게 들먹이고 이용하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중이다.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평생 진보적 스탠스를 지켜왔던 정치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그 며칠이나마 애도하지 못하는 이들, 누가 노회찬의 죽음을 이용하는가.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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