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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혈병’-이재용 의지를 강조한 언론

기사승인 2018.07.23  08: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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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평] 분석은 없고 삼성과 이재용 선의만 강조한 TV조선·동아·중앙일보

“10년 넘게 이어져온 삼성전자의 이른바 ‘반도체 백혈병’ 분쟁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 측이 조정위원회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한다고 밝힌 건데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8년 7월22일 TV조선 ‘뉴스7’) 

“이제 분쟁은 실익이 없다는 현실적 판단과 함께 새로운 방식의 사회 공헌을 고심해온 삼성이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보상, 사과 방식의 ‘백지 위임’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이를 수용한 것을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최고위층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7월23일 동아일보 3면) 

“재계에서는 지난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본다. 석방 후 ‘삼성의 신뢰 회복’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부회장에게 ‘10년 묵은 난제’인 반도체 백혈병 분쟁은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2018년 7월23일 중앙일보 E3면) 

   
▲ <사진출처=TV조선 화면캡처>

‘이재용의 의지’ 강조한 TV조선·동아일보·중앙일보

삼성전자가 조정위원회의 마지막 중재 제안을 수용한 것을 다룬 TV조선·동아일보·중앙일보 보도 일부입니다. 모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와 결단을 강조했습니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의지’만 강조하기엔 삼성의 책임 있는 사과도 없었고, 피해자 또한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JTBC ‘뉴스룸’에 어제(22일) 보도한 것처럼 “기흥공장 노동자 황유미씨가 세상을 떠난 지 11년 만인데, 삼성이 이렇게 해결에 오랜 시간을 끈 책임은 피하기 힘들”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언론이라면 당연히 이런 부분을 짚었어야죠. 하지만 TV조선·동아일보·중앙일보는 ‘삼성의 결단·이재용의 의지’를 부각시킵니다. 

다른 건 논외로 하더라도 삼성의 뒤늦은 혹은 갑작스런 입장 전환에는 분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들 언론은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과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서둘러 끝내는 것이 낫다는 실리적 판단’(동아일보)이라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TV조선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삼성 측의 이런 발표 뒤에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삼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 회복에 부심해 온 이재용 부회장의 결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보도합니다. 철저하게 ‘삼성 프레임’을 바탕으로 한 평가와 분석입니다. 

중앙·동아일보가 삼성과 ‘특수한 관계’라는 것, TV조선이 대기업 편향 보도를 해왔다는 비판을 받은 점을 고려해도 지나치게 삼성에 방점을 찍은 분석입니다. 최소한의 공정성을 잃었다는 얘기입니다. 언론이라면 당연히 따라야 할 ‘다각적인 분석’은 없고, 삼성의 선의만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에서 발표한 입장과 이들 언론의 보도가 그런 점에서 별다른 차이점이 없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아직 조정권고안은 나오지도 않았는데 ‘삼성의 백지위임’을 강조한 매일경제

삼성의 입장 전환은 분석과 판단의 영역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과 이재용의 의지’ 외에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이를테면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상고심을 앞둔 상황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JTBC)라든가 “무노조 문제도 그렇고, 백혈병 문제도 지금 이 시점에 해결에 나선 것을 보면,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의식한 조처”(한겨레)라는 분석이 함께 따라줘야 한다는 말입니다. “조정위의 ‘배수의 진’”(한겨레) 역시 주요 원인이 됐을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정리하면 다각적인 분석이 들어가야 ‘삼성발 기사’라는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일부 언론을 제외하곤 경제지를 비롯한 많은 언론은 ‘삼성과 이재용의 의지’를 강조합니다. ‘삼성발 기사’라는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보다는 ‘삼성을 향해 내놓은 기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향적이고 단선적인 분석만 내놓습니다. 

반올림과 삼성전자가 오는 24일 중재 방식에 합의하는 서명식을 하고 논의 절차를 시작합니다. 조정권고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매일경제는 재계 관계자 말을 인용해 “조정위의 중재 카드를 새로운 방식의 사회공헌 등을 고심해온 삼성 측이 대승적 차원에서 백지 위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합니다. 반올림과 삼성전자 모두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매경의 눈’에는 왜 삼성의 결단만 보이는 걸까요? 

앞서도 언급했지만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태와 관련해 피해자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삼성의 책임 있는 사과는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라면 ‘이재용 부회장 의지’를 강조하기 전에 ‘책임 있는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하지만 그런 언론보도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찾기가 어렵습니다. 

“(삼성은) 중재안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넘어 직업병을 없애기 위한 대책 마련 등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그것이 고통 속에 살아온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일 뿐 아니라 삼성전자가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홈페이지 캡처>

삼성의 ‘책임 있는’ 사과 필요성 언급한 언론보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 

오늘자(23일) 경향신문 사설 가운데 일부입니다. 대다수 언론의 보도를 보면 ‘이재용과 삼성의 결단과 의지’로 마치 ‘삼성 백혈병 문제’가 다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피해자들은 삼성전자가 그동안 보여준 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경향 사설) 있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중재안 마련 논의에 언론의 레이더가 여전히 작동돼야 한다는 말입니다. 

삼성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는 기흥공장 노동자 황유미 씨가 세상을 떠난 지 11년 만에 이뤄졌습니다. 많은 언론이 ‘삼성과 이재용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삼성이 보인 행태는 버티기에 가까웠습니다. 잊으셨나요? 조정위가 8개월간의 조정 끝에 지난 2015년 7월 1000억 원 규모의 공익재단 설립 등을 뼈대로 하는 조정 권고안을 마련했지만 삼성전자가 거부하면서 무산됐습니다. 

오늘자(23일) 경향신문이 사설에서도 언급했지만 “삼성전자는 산재 여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 근거가 되는 작업장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법원의 공개 판결에도 불구하고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삼성의 버티기가 이어지는 동안 반올림에 접수된 삼성그룹 직업병 피해자는 320명(사망자 118명)으로 늘었고, 이 중 삼성전자 공장의 사망자만 95명”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으로 ‘삼성반도체 백혈병’ 분쟁이 종지부를 찍었다구요? 그동안 고통 속에 살아온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하는 게 우선 아닌가요. 한국 언론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삼성에 종속적’입니다. 

   
▲ 2017년 3월3일 오전 경기 수원 삼성전자 본사 중앙문에서 열린 故황유미 10주기, 삼성전자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집중행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故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가 영정사진을 든 채 눈을 감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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