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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변호사’, ‘거지갑’에서 최고의원 출마까지, 박주민에 거는 기대

기사승인 2018.07.20  08: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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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중산층과 서민 등 힘없는 자들의 힘이 되는 정책정당” 내세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법률소비자연맹의 국회의원 헌정대상 수상의원에 선정되었습니다. 올 해도 헌정대상을 수상한 것은 큰 격려이기도 하지만 부담이기도 합니다. 격려는 감사히 받되 자만하지 않고, 성실한 의정활동과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민변’의 세월호 변호사에서 초선 의원으로, 그리고 ‘열일’하는 ‘거지갑’을 거쳐 국회 안팎에서 인정받는 능력을 인정받는 실력파 여당 의원이 되기까지.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갑)이 수상 소식을 알린 데 이어 최근은 국민적 화두인 최저임금과 편의점 논란 해결과 밀접하게 연관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에 힘을 쏟고 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과도한 임대로 인상을 막기위해 만들어진 법입니다. 그러나 현행법으로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 개정이 필요합니다. 하반기에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 될 수 있도록 국민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각종 방송부터 토론회까지 신출귀몰하기로 유명한 박 의원은 같은 날 열린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출범식’에 참가하며 아래와 같은 소감을 남겼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한 뒤 세월호 변호사로 유명했던 그를 여의도에 입성시킨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박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시 당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인사 중 한 명이었고, 오랜 기다림 끝에 은평갑에 공천을 받았다. 

이후  법제사법위원회와 세월호특별위원회 간사, 적폐청산위원회 위원, 정책위 부의장을 거치며 가장 많은 법안을 발의한 의원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그런 박 의원이 8·25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19일 민주당 차기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김해영·박정 의원에 이어 초선으로서는 세 번째 출마 선언이다. 

   
▲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서민과 국민참여 강조하는 박주민의 출사표

“지난 1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사회를 원하는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으로 무능한 정권, 부패한 정권, 정의롭지 못한 정권이 심판되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설 수 있었고, 부족하나마 적폐청산이 진행되고 있으며, 70년 만에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고, 지방선거에서는 우리 당이 분에 넘치는 대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촛불 정신의 실현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가 많습니다.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 혼자서, 외롭게 풀어야할 숙제가 아닙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막중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겸손하게 듣고, 유능하게 일하며, 당원과 국민과 함께 소통하면서, 함께 힘 있게 해 나가야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출마선언의 서두는 정치입문을 의식한 듯, 그리고 여전히 60%를 상회하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염두에 둔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출마 선언의 첫머리에 “중산층과 서민 등 힘없는 자들의 힘이 되는 정책정당”을 내세웠다.  

이어 박 의원은 최고의원 후보로서 차후 여당의 역할과 변화상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노력으로 어렵사리 찾아온 한반도 평화의 기운을 제대로 살려 남북평화 안착”, “국민의 정치참여 확대와 일하는 국회”, 당원의 권한을 강화와 당원과의 소통과 교육 시스템” 등을 꼽았다. 

문구만 놓고 보면 평이하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국정농단 세력을 몰아낸 주체인 “위대한 국민을 믿어야” 한다는 호소는 기본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스며든 언어들은 분명 ‘세월호 변호사’ 출신이자 쌍용차 해고 노동자 법률지원 등을 맡았던 이력을 잊지 않은 듯 했다. 

“우리당이 힘없는 자들의 힘이 되기 위해, 청년이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을 때 오롯이 담아낼 수 있는 정당! 어르신의 불안과 어려움을 함께 짊어질 수 있는 정당! 여성이 차별받지 않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당! 자영업자와 노동자에게 희망과 비전을 주는 정당! 그런 ‘더불어민주당’이 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국민이 원하는 법을 국회가 만드는 국민발안제도, 일 못하는 국회의원을 소환하는 국민소환제도,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국민참여예산 등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적극 도입해서, 주권자에게 더 많은 권력을 돌려드려야 합니다.”

   
▲ 지난해 2월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박주민 의원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이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과 지역상생발전법 제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선출직은 총 5명... 19일까지 6명 출사표, 초선은 박주민 포함 세 명 출마 

박 의원이 제안하는 국민참여제도 들은 분명 ‘포퓰리즘’이란 공격을 받을 여지도 다분하다. 국민에게 쥐어주려는 그 ‘칼’이 현 여당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그럼에도 현 국회가 무능한 데다 권한만큼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지적은 정권 교체 이후에도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박 의원이 지향하는 “힘없는 자들을 위한” 여당과 국민발안·국민소환제도 등은 진보적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구호이자 실질적으로 국회의 권한을 줄이고 국민 감시 기능을 높일 수 있는 제도들이다. 비록 ‘초선’ 최고의원 후보이지만 이러한 ‘실험’들을 가능케만 한다면, 박주민 의원이 그려나갈 여당의 미래는 분명 보수야당과는 다른 색깔로 점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여당의 최고의원 후보로 초선 의원이 세 명이나 출마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초선 의원끼리 후보 단일화를 요하는 의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체 130명의 의원 중 66명이나 되는 초선의원들의 강력한 힘을 한 데 중지해야 한다는 평가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이들 초선의원들이 좀 더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점이리라. 

19일까지 최고의원 출마자들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초선 세 명을 제외한 박광온(재선)·남인순(재선)·유승희(3선)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선출직 5명을 뽑는 여당 최고의원 중 초선의원의 몫으로 반드시 한 자리 정도는 돌아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초선 중 세 번째로 출마선언을 한 박주민 의원이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과연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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