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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위기탈출법 - ‘조중동을 끊으세요’

기사승인 2018.07.04  08: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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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명망가는 일단 추천? 이런 식으로 가면 ‘전멸’합니다

   
▲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 3차 회의에서 안상수 준비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자유한국당이 정말 위기입니다. 다음 주에 확정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40여 명의 후보군을 올렸지만, 언론의 주목도 없고 반응도 시원찮습니다. 언론이 좋아할 만한 ‘명망가 중심’으로 후보군을 언급했지만 ‘괜찮다’라는 평가보다는 ‘과연?’ ‘될까?’라는 반응이 더 많습니다. 

자유한국당 비대위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상수 의원이 한겨레와 인터뷰를 했는데 사실 문제는 여기에 집약돼 있습니다. 안상수 의원은 “보수와 진보를 망라해 여러분이 많은 분을 추천했다”며 “아직 이들에게 수락을 받은 것은 아니고, 5명 수준의 후보로 압축되면 그때 승락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주 중에 5∼6명의 후보 가운데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고, 선출된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도 함께 꾸려 오는 17일께 열릴 전국위원회에서 승인을 받아 비대위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입니다. 

당사자 동의도 없이 일단 추천? 기본예의도 없고 절차도 잘못됐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당사자 동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일단 추천하고 본다는 얘기입니다. 일단 추천된 인물들의 면면은 화려합니다. 

언론에 보도된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보면 최장집 고려대 교수,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도올 김용옥 선생,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김황식·황교안 전 국무총리, 이국종 아주대 교수, 소설가 이문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전원책 변호사, 박관용·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주문을 낭독했던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도 포함됐습니다. 또 김태호 전 경남지사, 남경필 전 경기지사, 이인제 전 의원, 그리고 김진태·주광덕·전희경 의원 등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문제는 당사자들 반응이 별로라는 점입니다. 후보 이름만, 그것도 자유한국당 ‘마음대로’ 이름을 올려놓다 보니 당사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기자들이 당사자들을 접촉해 의견을 물었는데 대부분 부정적인 답이 돌아왔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정치권과 거리를 두겠다며 거절했습니다. 김종인 전 의원은 “나와는 상관 없는 집단”이라며 불쾌해하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소설가 이문열 씨는 자유한국당 비대위 역할과 관련해 “장의 절차 외에 생각나는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전원책 변호사도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거부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은 “황당하다. 맡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고, 이회창 전 총재 측은 ‘필요할 때만 마음대로 이름을 거론하는 건 어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입니다. 이국종 아주대 교수는 치료에 전념하고 있어 연락도 잘 닿지 않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위기의 원인을 먼저 짚고, 혁신을 말하는 게 순서다! 

저는 자유한국당의 비대위원장 추천 소동(?)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해는 갑니다.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에 공개적으로 도전 의지를 밝힌 인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 성격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명망가 중심’의 후보군을 당사자 동의없이 일단 추천부터 하는 것은 앞뒤가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대위원장 후보가 누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재 자유한국당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단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위기 원인’에 대한 진단이 있어야 향후 자유한국당 혁신에 걸맞은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거론할 수 있고, 혁신의 내용과 방향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거죠. 이 말은 ‘명망가 중심의 후보’만 얘기하는 지금 자유한국당은 혁신의 방향이나 내용에 대한 고민은 뒷전이라는 얘기입니다. 

벌써부터 당 안팎에선 “관심끌기용, 여론 떠보기용 후보 공개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참패와 자유한국당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보수’ 노선의 전반적인 재정립 등에 대해 철저한 자기반성과 세밀한 접근이 필요한데, 이런 핵심적인 부분은 뒷전인 채 ‘유명한 사람’ 이름만 여기저기서 나열하니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는 겁니다. 

   
▲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국민 공모 안내. <이미지 출처=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캡처>

조중동을 멀리하고, 철저한 자기반성을 할 때 자유한국당은 혁신된다! 

언론보도를 보면 자유한국당 내부에서조차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 무엇이고, 지키고 강화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토론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대위원장 후보군만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을 답답해하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일단 어제(3일)부터 8일까지 대국민 공모도 진행한 뒤 대여섯 명 후보를 추려 다음 주 내로 비대위원장을 최종결정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 대국민 공모 및 추천’ 공고도 냈는데요. 하지만 반응은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무엇보단 저는 자유한국당 혁신의 출발은 조중동-이른바 보수언론을 멀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박근혜 정부의 ‘몰락’과 이른바 ‘보수의 궤멸’과 관련해선 자유한국당 책임이 크지만 한국당 못지않게 조중동과 같은 보수언론 책임도 상당히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탄생과 몰락에 ‘자유한국당과 조중동 역할’이 매우 크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자유한국당-조중동 공동연대’에서 비난의 화살은 자유한국당으로만 향해 있습니다. 심지어 지난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이들 보수언론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가 궤멸한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을 ‘수구’로 모는 행태도 선보였습니다. 자신들은 참패한 자유한국당처럼 ‘수구’가 아니라 ‘보수’라며 차별화하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지금도 한번 보세요.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맡겠다는 사람조차 제대로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조중동이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를. ‘위기의 자유한국당’을 걱정하고 주목하는 보수언론이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나름 잘 나갈 때’는 조중동이 주목했지만, 현재의 자유한국당은 조중동에게 주목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이런 데도 여전히 ‘자유한국당-조중동 연대’를 꿈꾸십니까. 저는 조중동과 종편을 멀리할 것을 권합니다. ‘조중동을 끊는 것’이 자유한국당 혁신의 출발이라는 얘기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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