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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창우 전 대한변협 회장 뒷조사’ 보도, 소극적인 언론은?

기사승인 2018.07.02  08: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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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언론사 기자까지 ‘동원한’ 양승태 대법원의 일탈, 어디까지 가나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2015년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64)을 압박하기 위해 특정 언론사 기자를 활용해 기사를 내보낸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검찰이 확보한 당시 법원행정처 문건에 해당 기자를 ‘이용’한다는 내용이 있고, 실제 한 달 후에 이 기자가 하 전 회장의 수임 사건 처리를 비판한 기사를 작성한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기사가 작성되는 데 대법원이 관련 정보를 제공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오늘자(2일) 경향신문 1면에 실린 기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당시 대한변호사협회 하창우 회장 수임 명세를 뒷조사한 뒤 일부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정황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내용입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자행된 일탈과 탈법’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과연 여기서 끝인가, 혹시 더 나올 의혹들은 이제 없는 건가 –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저 혼자만은 아닐 겁니다. 마치 양파껍질처럼 계속 불거지는 ‘양승태 대법원장 관련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다수 언론이 집중적으로 보도한 ‘하창우 변협 회장 뒷조사’ 보도 

여기에는 언론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언론이 관련 사안을 집중 보도하면서 의제설정을 해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각종 일탈·의혹 사건들이 제대로 조명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늘자(2일) 일부 언론 보도에서 확인된 것처럼 하창우 전 대한변협 회장을 압박하는데 특정 언론사 기자까지 동원(?)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언론이 이 문제를 주요하게 보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언론들이 어떻게 보도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사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수-진보 성향에 관계없이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더군요. 

“문건에는 하 전 회장 수임 명세와 관련해 ‘○○○ 기자 등을 이용해 이미지 손상’ ‘이미지 타격을 가하기 위해 언론을 동원하고…’ 등의 표현이 3, 4차례 등장한다. 중앙 일간지 A 기자는 2015년 5월경 하 전 회장이 취임 전 수임 사건을 변협 사무차장에게 맡겼다는 취지의 기사를 썼다. 하 전 회장은 “당시에도 취재한 게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정보를 받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7월2일 동아일보 10면) 

“특히, 하 전 회장이 변호사 시절 부실하게 소송을 수행했다는 내용을 파악해 특정 언론사 기자를 지목해 내용을 알린 것으로 보인다. 내용 중에는 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통계를 이용해 파악한 정보도 포함됐다. 문건에는 △하창우 변호사 업무 포기 선언 종용 △정계 진출 포기 선언 압박 등의 내용을 검토한 내용도 담겼다.” (2018년 7월2일 한국일보 9면)

“특히 ‘상고법원 절대 불가’ 방침을 밝힌 하창우 전 회장이 취임한 2015년 2월 이후에는 하 전 회장 개인에 초점을 맞춘 압박 방안(<한겨레> 6월30일치 1면) 등이 적극 검토됐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에는 ‘하 회장 공약 사항 반대’뿐 아니라 ‘(하 회장) 정계 진출 포기 및 변호사 개업 포기 선언 압박’,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재직 시 재정이 안 좋아졌다는 점에 대한 해명 요구’ 등 언론 활용 방안까지 제시됐다. 2014년 변협회장 선거 당시 경쟁후보 당선을 검토한 문건도 있다.” (2018년 7월2일 한겨레 10면)

조선일보가 다른 언론에 비해 ‘이 문제’를 소극보도하는 이유는? 

오늘자(2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 가운데 비교적 이번 사안에 무게중심을 두고 보도한 신문을 중심으로 내용을 간략히 추렸습니다. 하지만 다른 언론들, 방송사들과 보도전문채널, 인터넷 언론 등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제목만 간략히 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양승태 ‘사면초가’…내부뿐 아니라 ‘외부’도 사찰했나?> (노컷뉴스 2018년 7월2일)
<김명수 대법원, 민간인 사찰 덮으려 했나> (국민일보 2018년 7월2일) 
<법원행정처, 대한변협 회장 선거도 개입 시도…“후보별 상고법원 유불리 따져”> (KBS 2018년 7월1일) 
<검찰 ‘변협회장 사찰’ 실행 정황 포착…법원에 자료제출 압박> (연합뉴스 2018년 7월1일) 
<법원행정처, 대한변협 회장 선거에도 개입 정황> (중앙일보 2018년 7월1일)
<검찰, 양승태 대법원 ‘하창우’ 압박…수사 확대> (MBC 2018년 7월1일) 
<민간인 사찰 정황...비공개한 대법원 논란> (YTN 2018년 6월30일) 
<“원교근공해야”…대법원 ‘변협 힘빼기’ 전술까지 언급> (연합뉴스TV 2018년 6월30일)
<“언론 이용해 변협 회장 망신주기 시도”> (국민일보 2018년 6월30일) 
<변협 회장 수임 자료를 언론사·국세청에 제공?> (MBC 2018년 6월30일) 
<양승태 사법부 ‘상고법원 반대’ 변협회장 사찰 정황> (서울신문 2018년 6월30일) 
<대법 특조단, 전 변협회장 뒷조사 정황 알고도 덮었다> (한국일보 2018년 6월30일)
<하창우 “상고법원 반대한다고 세무자료까지 볼 줄은…치졸하다”> (중앙일보 2018년 6월29일) 
<법원행정처, '사회적 약자' 위한 변협 지원 예산도 삭감> (SBS 2018년 6월29일) 
<양승태 사법부, 변협 회장 뒷조사…검, ‘민간인 사찰’ 판단> (JTBC 2018년 6월29일)
<“민간인 뒷조사”…양승태 대법원, 전 변협회장 사찰 의혹> (MBN 2018년 6월29일)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6월29일부터 오늘(2일)까지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을 대략적으로 제목만 정리했습니다. 여기에 언급되진 않았지만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매체 역시 관련 내용을 비중있게 보도했고, YTN의 경우 이 문제를 연속해서 집중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신문과 방송, 인터넷언론 등이 ‘대한변협 회장을 사찰하면서까지 상고법원 설치를 추진했던 양승태 대법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독 이 문제에 적극적이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조선일보입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6월29일 <검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하창우 전 변협회장 참고인 조사>라는 기사를 내보낸 이후 관련 기사가 없습니다. 보도한 내용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9일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하 전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변호사협회장 재임 기간 중 상고법원 신설 추진에 반대하면서 대법원 등으로부터 압박을 받거나 피해를 입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는 단순 사실만 담았습니다.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6월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판거래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양승태 대법원’이 언론사 기자까지 동원해 대한변협 회장을 압박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지만 조선일보는 오늘자(2일)에서도 침묵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가 오늘자(2일) 10면에서 ‘기자를 이용한 쪽에 초점을 맞춰 비중있게 보도한’ 것, 중앙일보가 지난달 29일 하창우 전 변협회장을 인터뷰하면서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이 문제가 더 크게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모든 언론이 관련 내용을 집중 보도할 때 ‘특정 언론’이 계속 소극보도로 일관한다면 ‘그 침묵’에는 최소한의 설명이 필요합니다. 다른 건 논외로 하더라도, 상고법원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변협회장을 압박하고, 이와 관련한 자료를 특정 언론사에 제공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양승태 대법원’의 일탈은 비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내용이 상당 부분 그대로 실행됐다는 것은 대법원이 ‘민간인 사찰’을 지시하고, 특정 언론사가 여기에 ‘동원’ 혹은 ‘이용당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본격적인 조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궁금합니다. 이처럼 문제가 심각하고, 중요한 사안을 왜 조선일보는 소극적으로 보도하는 것일까요. 그동안 ‘양승태 대법원장’ 관련 보도에서 조선일보가 ‘다른 목소리’를 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번 ‘소극보도’는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사안 자체가 상당히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언론사 기자까지 ‘동원한’ 양승태 대법원의 일탈이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당분간 조선일보를 열심히 봐야겠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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