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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면서 색깔론…유시민 “병들었으면 못날아”

기사승인 2018.06.25  17: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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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현 “걸핏하면 ‘종북·빨갱이’ 딱지 붙이더니”…SNS “자한당이 ‘우’라고?”

   
▲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안상수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 후 진보학자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라는 말을 자주 거론하고 있지만 여전히 색깔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상수 혁신비대위 준비위원장은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하늘을 나는 새가 양 날개가 튼튼해야 잘 나는 것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며 “국가를 운영하는데 있어서도 좌, 우, 소위 진보, 보수가 서로 잘 어우러져 균형 있게 갈 때 국가가 발전되고, 국민의 생활이 안정되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라고 말했다. 

앞서 홍준표 전 대표 체제에서 홍보본부장을 지낸 박성중 의원도 지난 1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는 좌우 날개가 균형점이 맞아야 오래 날 수 있다”며 “좌파와 우파가 균형이 맞아야 한다. 좌파로 너무 기울어진 나라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는 5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한민국은 한 쪽으로 너무 기울어져 있다”며 “새도 두 날개로 날듯이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리영희 교수가 1994년 발표한 평론집의 제목으로 좌우 이분법으로 보지 말고 균형잡힌 시선을 가지라는 뜻이다. 

리 교수는 책에서 “좌·우의 어떤 정치·이데올로기적 권력이든 진실을 은폐·날조·왜곡하려는 흉계에 대항해서 진실을 찾아내고 그것을 바른 모습대로 세상에 밝혀내는 것을 글쓰는 목적으로 삼고 일관했다”고 밝혔다. 

또 리 교수는 “‘진실’은 균형잡힌 감각과 시각으로만 인식될 수 있다”며 “균형은 새의 두 날개처럼 좌(左)와 우(右)의 날개가 같은 기능을 다할 때의 상태”라고 강조했다. 

리 교수는 “8.15이후 근 반세기 동안 이 나라는 오른쪽은 신성하고 왼쪽은 악하다는 위대한 착각 속에 살아왔다”며 “이제는 생각이 조금은 진보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냉전적 사고, 반공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진보학자의 고언을 자유한국당이 의석수 배분 관점에서 유행어처럼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나라를 통째로 좌파에게 넘기겠는가’라는 슬로건의 연장선이다. 

그러면서도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색깔론을 버리지 못했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화해무드로 흐르는 외교적 정세와 관계없이 국가안보의 마지막 보루인 한미훈련을 예정대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배 정책위부의장은 “문재인정부에서는 자유대한민국을 사회주의국가로 바꾸는 것 아닌가 하는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2020년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행정예고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자유’가 빠지고 남북한을 똑같은 정부로 인정하는 형태로 바꾸고 있다”며 “6.25 전쟁 당시 목숨을 바친 선열들이 지하에서 통곡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런가 하면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사법부의 좌편향 인사가 심각한 상황이다, 대법관 후보자 10명 중 4명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후보라는 지적이 있다”면서 “한쪽으로 기울어진 사법부를 신뢰할 수 없다”고 이념공세를 폈다. 

   

‘새는 좌우로 난다’ 언급에 대해 정운현 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은 SNS에서 “다른 사람들이 다 이런 주장을 해도 무방하지만 자한당 사람들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가당찮다”고 비판했다. 

정 전 국장은 “걸핏하면 진보개혁인사들을 주사파니 종북이니 빨갱이니 하면서 딱지를 붙이던 자들이 이제 와서 좌우 날개 타령인가?”라며 “무덤속의 리영희 선생이 벌떡 일어나 호통을 치고도 남을 일이다”고 말했다.

유시민 작가는 MBC 6.13 지방선거 개표 방송에서 “진보 쪽에서 많이 쓰는 표현을 최근 자유한국당에서 많이 하고 있다”며 “그런데 오른쪽 날개가 건강해야 한다, 병들어 있는 날개로는 못 난다”고 ‘우파의 건강 상태’를 꼬집었다. 

네티즌들은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은 맞지만, 너희들은 우의 날개가 아니여”(호치****), “문제는 니네가 ‘우’가 아니란 말이지. 우리나라는 더민주가 우, 정의당이 좌다”(루*), “자유당은 우가 아니다. 우는 민주당, 좌는 정의당. 민주당과 정의당이 균형을 이루면 잘 날아간다”(비타***), “지들 세상일 땐 왼쪽 날개는 필요없다고 했던 무지막지한 집단이 국민들께 심판당해서 간판 내리게 되니 좌우 날개타령을 하고 있음”(계***), “너희들이 날 때는 왼쪽 날개는 필요 없잖아”(통****), “너희가 우익이라고 우기면 파리가 독수리다”(ae*******)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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