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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동아도 비판한 ‘포스코 회장 선임’ 문제, 조선일보엔 없다

기사승인 2018.06.21  08: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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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평] 민간기업에 대한 인사갑질? 오버하는 조선일보

“포스코는 지난 2000년 민영화된 이래 정부가 단 한 주(株)의 주식도 갖고 있지 않은 순수 민간 기업이다. 정부나 여당이 끼어들 근거가 하나도 없다. 지금 포스코의 회장 선임 절차는 2009년 도입돼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주주들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그런데도 여당은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포스코 이사들이 ‘기득권 적폐’라고 한다. 한 달이 넘는 기간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이러는 것은 자신들이 원하는 인물이 탈락할 것 같자 뒤늦게 나선 것일 가능성이 있다. 명백한 월권이자 갑질이고, 기업 자유 침해 행위다.” 

오늘자(21일)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주장한 내용입니다. 포스코 회장 선임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내자 이를 반박했습니다. “명백한 월권이자 갑질이고, 기업 자유 침해 행위”라는 게 조선일보의 주장입니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조선일보의 해당 사설은 지극히 편파적입니다. 자신들의 주장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문제점은 다뤄주는 게 형평성 차원에서 온당한 태도입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일방적으로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여당의 인사갑질’이라고 비난만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 <사진제공=뉴시스>

중앙·동아일보마저 비판한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 문제점…조선일보에는 없다

오늘자(21일)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포스코 회장 선임과 관련한 내용을 사설에 실었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와는 ‘포인트’가 다릅니다. 저는 아무리 ‘보수신문’이라 해도 최소한 ‘이 정도’ 균형을 갖춘 사설을 실어야 한다고 봅니다. 

조선일보처럼 ‘포스코는 아무 문제 없는데, 정부 여당만 나쁘다’는 식의 주장을 사설에 싣는 건, 문제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그건 사실과도 다르고 여론을 호도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일단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어떻게 다뤘는지 한번 볼까요? 핵심 내용만 간단히 추리겠습니다. 

“포스코 회장 선임의 불투명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정치권의 지적이 일리가 없지는 않다. 권력개입의 악순환이 거듭돼 온 포스코 내부의 폐습을 과감하게 청산할 참신한 CEO가 등장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이미 민영화된 기업의 내부 의사 결정 과정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현 정부의 원칙과 어긋난다 … 포스코도 밀실 결정이라는 의구심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차기 회장 선정 기준을 명확하게 밝히고, 적절한 단계에서 관련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투명한 절차를 통해 경영 능력과 개혁 의지를 갖춘 CEO가 뽑혀야만 ‘정권의 노획품’이라는 지금까지의 불명예를 벗을 수 있다.” (중앙일보 6월21일자 사설)

“포스코 차기 회장 선출 과정이 투명성을 의심받는 것은 카운슬의 비공개 운영 원칙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 무엇보다 ‘포피아(포스코 마피아)’로 불리는 포스코 전현직 임원들이 파벌을 이뤄 자신들이 미는 후보를 회장 자리에 앉히려는 구태가 청산되지 않은 것이 여당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상대적으로 포스코 회장 인사에 대한 장악력이 느슨해졌으나 그 틈을 타고 포스코 내부의 이전투구는 더 극심해진 듯하다. 그렇다고 해도 집권당 의원들이 CEO 선출 절차를 중단하라고 한 것은 그 자체로 외압이 될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동아일보 6월21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왜 ‘포피아’(포스코 마피아) 문제를 외면할까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이미 민영화된 기업의 내부 의사 결정 과정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현 정부의 원칙과 어긋난다”고 비판하면서도 “포스코 전현직 임원들이 파벌을 이뤄 자신들이 미는 후보를 회장 자리에 앉히려는 구태가 청산되지 않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가 밀실 결정이라는 의구심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 차기 회장 선정 기준을 명확하게 밝히고, 적절한 단계에서 관련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보수신문’이라 해도 최소한의 형평성은 가져야 합니다. 동아일보가 사설에서 지적했듯이 “문재인 정부 들어 상대적으로 포스코 회장 인사에 대한 장악력이 느슨해지면서 그 틈을 타고 포스코 내부의 이전투구는 더 극심해진” 상황이 현재의 사태를 초래했고, 여기에 선정 기준과 ‘깜깜이 진행’까지 겹쳐지면서 문제가 심각해진 측면이 있습니다. ‘포피아(포스코 마피아)’로 불리는 포스코 전현직 임원들의 파벌 싸움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조선일보 사설에는 ‘이런 상황’ 자체가 언급돼 있지 않습니다. 포스코는 아무 문제없는데 정부 여당이 개입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만 펼칩니다. 상황을 공정하게 전달하고 독자에게 판단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나열하는’ 수준입니다. 

조선일보는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이 CJ 부회장 퇴진을 강요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점 등을 언급한 뒤 “이제 권력이 민간기업 인사에 개입했다가는 감옥에 가게” 됐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기업들의 인사개입에 제대로 견제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조선일보가 지금 ‘이런 주장’을 하는 것도 아이러니지만, ‘민간기업에 대한 인사갑질’로만 몰고 가려는 조선일보의 편협한 시각을 보는 것도 씁쓸합니다. 한국 ‘보수신문’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 이런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포스코가 개인기업? 국가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는 ‘국민기업’이다 

한겨레가 오늘자(21일) 사설에서 언급했지만, “포스코 회장 선임에 얽힌 잡음은 지난 4월 후보군을 뽑기 위한 승계 카운슬을 구성할 때부터” 논란을 빚었습니다. 사외이사 7명 중 5명과, 이미 퇴임 의사를 밝힌 권오준 회장으로 승계 카운슬을 구성했기 때문입니다. 권 회장은 2차 회의 때부터 카운슬에서 빠졌지만, 사외이사들 상당수가 권 회장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포피아’(포스코 마피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포스코 회장 선임과 관련해 정치권의 입김을 차단하는 것 -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전 경영진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은 사외이사들이 문재인 정부의 ‘불개입 원칙’ 틈을 이용해 차기 회장 선임에 관여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그들’이 특정 내부 세력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면 더더욱 이들의 자격을 문제삼아야 합니다. 낙하산 회장 못지않게 포스코 사유화 또한 막아야 하는 적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자(21일) 조선일보 사설에는 ‘이 같은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동아일보도 지적한 ‘포피아’ 문제도 없고, 중앙일보가 강조한 “투명한 절차를 통한 경영 능력과 개혁 의지”에 대한 언급도 없습니다. 오로지 ‘문재인 정부가 잘못했다, 인사갑질이자 강요죄다’는 식의 주장만 펼칩니다. 

“이제는 내놓고 인사 갑질을 시작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언젠가 전부 수사 대상이 돼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 압승에다 야당이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부메랑에 대한 부담은 생각할 필요도 없는 모양이다.”

오늘자(21일) 조선일보 사설 마지막 단락입니다. 저는 포스코 회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을 벗어나는 방법은 투명성을 높이는 게 최선이라고 보는데 조선일보는 전혀 다르게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기업 총수를 청와대로 불러 압박하면서 인사개입을 했던 박근혜 정부와 ‘포스코 회장 선임의 불투명성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한 더불어민주당을 동급으로 놓아서야 되겠습니까? 

일부 의원의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강요죄’라 한다면 ‘민간언론’ 조선일보를 향해 주필 파면을 요구했던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요? 오버도 정도껏 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자료사진, 뉴시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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