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장진영 변호사, 그는 왜 ‘안철수의 위로’를 바라나

기사승인 2018.06.18  14:53:37

default_news_ad1

- [하성태의 와이드뷰] 낙선자들 진정 위로하고자 나설 이 있을까

“한국당 보다 더 폭망한 최악의 패배를 한 우리당에서 무릎을 꿇기는커녕 안 대표가 미국으로 가버린데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이런 잘못된 행동에 쓴 소리 한마디 안 나오면 사람들이 저 바른미래당은 정말 희망 없다 안 하겠습니까. 뭣이 중헌지를 분간하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로 동작구청장에 출마했던 장진영 변호사의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를 향한 바른 소리가 지속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일요일이던 지난 17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미국으로 떠난 안 후보에 대한 비난성 글을 연이어 적은 장 변호사는 안철수계로 분류되며 국민의당 최고위원을 지낸 바 있다. 

17일 오전 ‘안철수 후보의 미국행을 개탄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반향을 일으키자 위와 같은 ‘쓴 소리’를 재차 적은 것이다. 앞서 직접 ‘충언’도 했다는 장 변호사는 딸의 졸업식 참석을 위한 안 후보의 미국행을 재차 지적했다. 장 변호사는 절절한 글에서 안 후보가 그 흔한 ‘낙선인사’도 없이 당을 버린 데 대한 원망도 숨기지 않았다.  

“안 후보는 ‘모든 게 제 부덕의 소치’라고 하셨습니다. 진정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지금 외유할 때가 아닙니다. 안철수를 믿고 왔다가 졸지에 날벼락을 맞고 망연자실한 상태인 후보들 위로가 더 필요한 때입니다.

이 어려운 때 그래도 우리당과 후보를 믿고 지지해준 당원, 지지자들 손을 잡을 때입니다. 일개 구청장 후보인 저도 낙선인사를 시작했습니다. 최소 열흘 정도는 하려고 합니다. 안 후보께서 낙선자들과 함께 시민들께 낙선인사를 하셨어야 합니다.”

   
▲ 2018년 1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와 장진영 당시 최고위원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지금 바른미래당이 필요한 건, ‘최소한의 책무’와 ‘위로’? 

장 변호사는 자신이 글을 쓴 의도에 대해 “지금 우리당에는 2000명 가량의 낙선자들이 울분을 삼키고 있습니다”라며 “아까운 인재들이고 당의 귀중한 자산들입니다. 99프로라는 사상 최악의 낙선율을 기록한 2000명 낙선자들은 망연자실한 가운데 대장의 미국행에 대해 분노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낙선자들께 당신들 마음을 알고 있다 알려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안 후보님 또는 당에게 흠이 된다?"며 "우리에게 흠집 날 뭔가라도 남은 게 있습니까”라며 거침없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또 그는 "아무 명분도 실익도 없는 노원, 송파 공천파동은 우리 후보들 지지율을 최소 5프로 깎아먹었습니다"라고도 했다. 

이길 만한 후보들까지도 당 지도부의 패착으로 인해 지방선거에 패했다는 논리요, 그러한 원인제공자인 안 후보와 유승민 공동대표 등 지도부를 향한 날선 비판이라 할 수 있다. 장 변호사는 또 이렇게 말했다. 

“당이 조금만 받쳐주었더라면, 아니 당이 헛발질만 안했더라도 너끈히 당선될 수 있는 후보들이었는데 그 많은 후보들 모두가 실업자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설혹 떨어지더라도 선거비라도 보전 받았을 후보들이 줄줄이 빚더미에 올라 앉아 망연자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후보들은 피가 거꾸로 솟다가도 앞이 캄캄해지고,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저만해도 주변에서 당이 도움은커녕 발목만 잡는다, 탈당하라는 권고가 빗발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힘든 후보들과 함께 눈물 흘리고 아파해도 모자랄 판에 따님 축하 외유라니요. 빚더미에 앉은 후보들은 안 후보의 외유할 형편이 부럽기만 하다고도 합니다. 역사의 어느 전쟁에서 패장이 패배한 부하들 놔두고 가족 만나러 외국에 가버린 사례가 있습니까.“

일개 후보자 입장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하소연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더군다나 ‘선거비 보전’이란 지극히 실질적인 현실 앞에서 말이다. 급기야 1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장 변호사는 위와 같은 시각을 재차 확인하는 동시에 안 후보에게 원하는 바를 더 확실히 표현했다. 바로 ‘최소한의 책무’와 ‘위로’ 말이다. 

“그러니까 그런 것들의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기 때문에 같이 위로하고 같이 눈물을 흘려 줘야 된다. 그게 대장으로서의 최소한의 책무다. 그걸 책임지라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안 전 대표의 전적인 책임도 아니에요. 그러나 어쨌든 결과가 이렇게 됐으니 같이 위로해 줘야 되는 거 아니냐.”

젊은정당으로의 쇄신 표방한 바른미래당, 그 불투명한 미래 

바른미래당은 6.13 지방선거 이후 ‘젊은 정당’, ‘민생 실용정당’을 천명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비상대책위원을 젊은 30~40대로 구성한다는 전략이다. 발 빠르게 쇄신 작업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 의원이 분노했던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을 바른미래당 현직 의원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18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오신환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은 이렇게 평가했다. 

“선거 이후에 (당 정체성과 관련한) 그런 부분들에 대한 지적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아마도 지난 공천 과정에서, 특히 노원과 송파 과정에서 안철수·유승민 두 분의 갈등 이런 것들이 표출되면서 그런 데까지 연장선상에서 언급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는데요. 공천의 과정은 늘 어느 정당이나 있기 마련이고요. 

그것은 어떤 이념이나 정체성의 문제가 아니라 저희가 기본적으로 통합 과정에서 5:5의 기본 원칙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공천을 정하지 못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이런 패착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향후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이렇게 판단되고요.”

오신환 비대위원은 ‘패착은 있었으나 향후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정리했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후보로 뛰었던 장 변호사의 당 지도부와 안철수 후보를 향한 비판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오신환 비대위원은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전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일시적으로는 두 분의 자산이 완전히 소멸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는 뒤로 물러나 있을 것”이란 입장으로 갈무리했다. 

   
▲ 바른미래당 박주선, 유승민 공동대표,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등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이혜훈, 주승용 의원, 유승민 공동대표, 손학규 상임위원장, 박주선 공동대표, 정운천 최고위원. <사진=뉴시스>

요약하자면 이렇다. 바른미래당은 앞으로 쇄신하고 젊은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념적 스펙트럼의 차이나 안철수·유승민의 패퇴는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란 기존 입장의 반복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18일 김성태 원내대표가 중앙당 해체를 돌발 선언해 버린 자유한국당과는 또 다른 ‘자신감’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근거는 희박해 보이지만 말이다. 

‘최소한의 책무’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장 변호사가 거론한 ‘위로’는 보이지 않았다. 맞다. 지방선거 낙선자들은 대부분 선거 비용을 보전 받지 못하게 됐지만, 바른미래당 소속 30여 명의 의원들은 향후 21대 총선까지 2년이란 시간이 남았다. 직을 내려놓은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미국으로 떠나 버린 안철수 후보, 과연 두 사람 중 본인들이 4개월 만에 통합해서 만든 바른미래당의 낙선자들을 진정으로 위로하고자 나설 이가 있을까.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ad44
default_news_ad3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41
ad37
default_side_ad2
ad38
ad34
ad39

고발TV

0 1 2 3
set_tv
default_side_ad3
ad35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