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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지지층 약 30%만 지지…안철수의 새정치는 끝났다?

기사승인 2018.06.14  17: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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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김문수에게도 밀리고 지지층도 떠나보낸 安, 어디로?

6.13 지방선거의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인 13일 오후,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세 막판까지 단일화를 놓고 난타전을 벌였던 안 후보의 순위는 2위도 아닌 3위였다. 

그는 이날 짧은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민의 준엄한 선택을 존중하며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채워야 할지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바른미래당 당사를 빠져 나갔다.  

출구조사에서 18.8%의 득표율이 예측됐던 안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19.6%(970,374표). 19대 대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기록했던 21.4%의 득표율과 비교한다면 그야말로 초라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헌데, 심각성은 비단 득표율뿐 만이 아니다. 이날 밤 MBC 선거 방송이 분석한 안 후보의 지지층 이탈 현상은 실로 다채롭고도 이채로웠다.  

   
▲ <사진=MBC 화면캡처>

“(19대 대선)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나왔던 안철수 후보, 이번에는 바른미래당의 서울시장 후보이기도 한데요. 과연 유권자들의 마음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 중에 바른미래당을 지지한 사람들이 29.3%. 30%가 채 안 되고요. 그리고 자유한국당 보시면 21.2%. 그리고 민주당 31%입니다. 자유한국당보다 오히려 민주당으로 이탈한 경우가 더 많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승민 대표 합당을 하고 또 한국당 김문수 후보에게 단일화 제안까지 하면서 노력을 했지만 출구조사 반응으로 봤을 때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9대 대선에서 안철수 찍은 97만 명 중 바른미래당 지지자는? 

자, 그러니까 지난 19대 대선에서 안 후보를 지지했던 약 97만 명이 유권자들 중 이번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 후보의 정당인 바른미래당을 지지한 이들이 불과 30%가 안 됐다는 얘기다. 나머지 유권자들 중 21%가 자유한국당으로, 심지어 바른미래당 지지자 보다 많은 31%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다는 결과는 실로 충격적이다. 

이러한 이탈이 가리키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대선에서 대선후보 안철수를 지지했던 이들이 안 후보와 바른미래당(유승민 대표)과의 합당을 반대했고,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안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정치인 안철수가 스스로 자기 지지 기반을 버렸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도를 공략하고 지지를 호소했던 정치인 안철수의 지향을 지지층이 거부해버린 것이다. 과연 안 후보는 과연 더불어민주당 이탈 층과 자유한국당 이탈 층 중 어느 쪽을 더 뼈아파 할까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갈라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솔솔 피어오르는 중이다. 이에 대해 14일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한 정병국 바른미래당 선거대책본부장은 “결국은 자기 부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만약에 그렇게 (갈라서게) 된다고 하면, 결국은 저희들이 창당을 했던 것은, 새롭게 합당을 하면서 창당을 했던 것은 기존에 패거리 패권정치를 거부했고, 패거리 패권정치 없는 새로운 정치를 해보고 바른정치를 해보자 하는 취지에서 합당을 했던 건데. 

만약에 그런 결과에 대해서 겸허하게 수용하지 못하고 또 다시 그러한 생각들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면 결국은 합당이라고 하는 과정을 통해서 선거에 이용해보자 하는 스스로 구태정치를 했다는 것을 자임하는 것이 되는 것이고요. 또 어떻든 합당 이후에 이런 모습들, 그러니까 구태정치를 척결하고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제대로 된 모습들을 보여주지 못해서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것도 답은 아니라고 봐요.”

“성찰의 시간 갖겠다”는 안철수, 그의 새정치는 어디로?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
“다 후보가 부족한 탓.”
“성찰의 시간을 당분간 가지겠다.”

안철수 후보는 14일  서울 종로구 캠프에서 진행한 해단식에서 선거 패배와 관련한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위와 같은 짧은 답변을 남겼다고 한다. 사실 여기까진 3위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아 든 후보로서 할 수 있는 대답일 수 있다. 이 3위 패배와 관련해서는 오히려 정병국 선거대책본부장의 속내가 훨씬 솔직담백해 보였다. 

“결과론적으로 국민들이 저희 바른미래당에게 요구했던 것, 안철수 후보에게 요구했던 것은 새로운 정치이고 바른 정치를 하라는 것이었는데,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합당한 이후 바로 선거전에 진입을 하면서 제대로 합당 정신이나 창당 정신 이걸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패인이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면 공천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구태정치로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졌다고 보고요. 선거과정에서 통합 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도 국민들에게는 바람직하게 보이지 않았던 거죠.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세력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렇게 받아들였습니다.”

   
▲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서울 종로구 선거 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결과적으로, 안철수의 새로운 정치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고, 수많은 잡음 속에서 강행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 역시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으며, 본인들 스스로도 공천과정 등에서 국민들에게 구태정치로 받아들일 행태를 보였다는 자성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국민들이 야당을 향해 내린 준엄하고도 무시무시한 심판이야말로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가리키는 시대정신이라는 점이다. 

그 선두에 안철수 후보가 자리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우클릭을 하다못해 무려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를 가지고 진흙탕 싸움을 벌였던, 그 벌써 철지난 것처럼 느껴지는 ‘새정치’라는 브랜드의 주인공인 정치인 안철수 말이다. 안철수 후보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를 통해 보수대연합의 대권 후보 자리를 꿈꿨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안 후보는 김문수 후보에게도 밀리고, 심지어 자기 지지층까지 떠나보내는 결과를 맞았다. 그렇게 국민의, 유권자의 심판은 준엄했다. 이제, 안철수의 ‘새정치’는 과연 어디로 안착할 수 있을까.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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