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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덮고, ‘괴담․소동’ 우기는 조선․동아

기사승인 2018.06.02  14: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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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상고법원 로비’에서 자유롭지 않은 조선일보

지난 25일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대법원이 ‘사법부 블랙리스트’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그리고 판사 사찰 및 재판 개입 의혹 등에 대해 기존 1,2차 조사 결과를 보완하고 공정한 관점에서 조치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만든 기구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양승태 전 대법관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박근혜 정부와 거래를 시도했던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발견된 문건에는 “사법부가 VIP와 BH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권한과 재량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조해온 사례”로 대법원 판결 목록이 나열됐습니다. △전교조의 이명박 정부 규탄 시국선언(교사 유죄확정) △과거사정리위원회 사건(소멸시효 3년 제한)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사건(경영 어려움 있으면 지급 안해도 된다) △KTX 여승무원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여승무원 승소 원심 판결 파기 환송) △긴급조치 9호 국가배상(국가 배상필요 없음)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신청(전교조 신청 인용한 원신 파기환송) △원세훈 국정원 댓글 대선개입사건(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원심 파기 환송) 등이 게재돼 청와대의 ‘의중을 고려’한 판결임을 밝히며 청와대에 전달됐습니다. 대법원이 판결을 거래의 도구로 활용했음이 드러난 것이며, 이는 대법원이 삼권분립을 무너뜨린 사법농단을 벌인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특조단 조사 결과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추진을 반대하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을 찍어 정보수집에 나섰으며, 발견된 문건에는 해당 판사의 성격과 스타일, 재판준비 태도뿐 아니라 과거 경력과 인간관계 등이 문서에 기술돼 있었습니다. 이른바 ‘사찰’을 벌인 것인데, 이를 시행하고 문서를 작성한 이들도 판사였습니다. 한편 법원행정처에서 발견된 문서에는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언론과 접촉한 기록도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은 사법농단 행위가 낱낱이 드러나 있는 문건을 조사하고도 양 전 대법원장이나 관계자에 대한 고발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 동향파악 문건을 발견하고도 문서 작성자의 증언만을 토대로 ‘사법부 블랙리스트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28일 성명을 통해 “대법원이 판결을 두고 정권과 거래를 시도하고, 정권 구미에 맞는 판결을 ‘기획’한 정황이 드러났으며, 다수의 사법 행정권 ‘남용’ 또는 ‘부적절’ 사례가 확인됐음에도 특조단이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을 냈다면서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행정 권한 남용 관련자들에 대한 강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특조단 공개 법원행정처 작성 주요파일에 조선일보만 관련 제목만 10건

그런데 특조단이 공개한 법원행정처 작성 주요파일에는 언론 관련한 내용도 있습니다. 파일명 중에서 조선일보 지칭한 건 이외에 언론 홍보 전략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것은 △(150520)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검토 △(150602) 뉴미디어 활용 상고법원 홍보방안 △(150607) 신문방송 홍보2(종편 지역지)+2 △(150417) 썰전 주요쟁점 이렇게 4건이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조선일보’를 특정한 파일명이 10건이나 있습니다. 언론사 이름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경우는 ‘조선일보’ 뿐입니다.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법원행정처 작성 문건 제목 리스트 중 일부

그래서 민언련은 조선일보 관련 파일명과 같은 기간에 조선일보에 게재된 보도 중 법원이나 상고법원 관련한 보도가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전 대법원장의 ‘상고법원 로비’에서 자유롭지 않은 조선일보

2015년 2월 법원행정처 문건작성 날짜인 2월 이전, 조선일보는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논조를 취했습니다. <정권현의 법과 사회/상고법원과 삼권분립>(2015/1/17 정권현 특별취재부장, https://bit.ly/2sBXAw3)에서 정권현 부장은 “선출직이 아닌 대법원장이 다시 임명한 상고법원 판사가 최종심을 맡게 되면 국민주권을 재재위임하는 것이고, 국민주권의 원리는 희미해진다”며 상고법원을 반대하는 칼럼을 내놨습니다. 당시 <독자권익보호위원회 1월 정례회의> 관련 보도에서도 “대법원 상고법원 편법 입법문제를 지적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내용을 중간제목으로 뽑기도 했습니다.

   
▲ 법원행정처 작성 문건 중 조선일보 지칭 내용과 실제 조선일보 보도 양상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그러나 법원행정처 문건에서 조선일보가 처음 등장한 2015년 2월 이후에는 조선일보의 ‘상고법원’을 다루는 조선일보의 논조가 변했습니다. 우선 조선일보가 ‘기고’란에 상고법원을 찬성 측 입장 을 두 달 간격으로 실어줬습니다. 그 사이 조선일보에는 상고법원 반대 입장 기고문은 게재되지 않았습니다. 법원행정처 문건 내 메모파일과 일자, 실제 기사와도 상당히 일치합니다.

법원행정처가 만든 문건 중 △(150203)조선일보 상고법원 기고문(김◎◎) △(150203)조선일보 칼럼(이○○스타일) 이란 파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와 비슷한 시기에 조선일보에는 상고법원 관련 기고문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바로 <기고/상고법원이 필요한 이유>(2015/2/6 이진강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https://bit.ly/1Ky2Vq7)입니다. 칼럼은 “(상고법원 도입 법안 발의 따라) 언론을 통해 찬반양론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며 “상고법원 제도 논의에 참여하고 공청회 좌장 역할을 수행한 필자가 보는 상고법원 제도의 진실과는 꽤 거리감이 있다”며 다섯 가지 이유를 들어 상고법원의 추진목적을 설명했습니다.

   
▲ 법원행정처 작성 문건과 연관이 있다고 추정되는 조선일보 칼럼(2015/2/6)

또한 법원행정처 문건 내 있는 △(150331)조선일보 기고문은 <기고/대법원 정상화를 위한 출발점, 상고법원>(2015/4/13, 오연천 울산대 총장· 전 사법정책자문위원장, https://bit.ly/2H6Likh)을 지칭한 것으로 보입니다. 칼럼은 “(미란다 원칙 등) 사회가 나아갈 방향과 원칙을 제시”하는 미연방대법원과 달리 한국의 대법원은 “숨 막힐 듯 쏟아지는 서류 더비 속에서 대부분의 사건은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처리될 수밖에 없다”며 “‘미란다 판결’과 같은 빛나는 판결이 어려운 구조”라며 상고법원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2017년 5월 즈음의 파일인 △(150427)조선일보 홍보전략 △(150504)조선일보기사일정 및 컨텐츠 검토 △(150506)조선일보 방문 설명 자료는 파일 제목만으로 어떤 내용인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다만, 2015년 5월 28일 조선일보 1면 <NEWS&VIEW/‘상고법원’ 논의, 국민입장에서 보라>(5/28, 최연진 기자, https://bit.ly/2H7ojFN)와 3면 <上告법원 논의 본격화/대법원에 연3만7000건… “기다리기 지친다, 졸속재판도 싫다”>(5/28, 최연진 기자, http://bitly.kr/gYhP), <상고법원 논의 본격화/고법에 상고부→대법 상고허가제→심리불속행>(5/28, 전수용 기자 http://bitly.kr/hq5U), <상고법원 논의 본격화/미․영․독․일 상고허가제… 대부분 2심서 끝>(5/28, 안중현 기자, http://bitly.kr/tTFb)는 해당 파일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날 조선일보는 1면 기사 1건, 3면 전체를 할애한 기사 3건으로 매우 비중 있는 분량으로 상고법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기획물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들 기사는 상고법원을 둘러싼 대법원과 국회의 찬반 공방을 다루며 “밥그릇 싸움”이라고 지적하며 양측 공방을 다루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이들 보도의 제목과 소제목인 <‘중대 사건만 대법원, 단순사건은 상고법원’ 논쟁 본격화>, <원로 법조인들 “밥그릇 싸움 말고 국민편익 최우선해야”>, <선진국들의 상고심 제도 독․일은 고등법원도 분담> <대법원 “상고법원 생기면…” “사건심리·선고 없이 끝내는 심리불속행 기각제 없앨 것… 무작정 안 기다려도 돼”>만 보더라도 조선일보가 얼마나 일방적으로 상고법원 추진을 ‘밀어주고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보도에서는 “국민이 지금보다 편리하고 빠르게,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상고심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마무리 했는데, 이 발언자는 앞서 2월 6일 조선일보에 ‘상고법원이 필요한 이유’를 기고하며 “상고법원 제도 논의에 참여하고 공청회 좌장 역할을 수행”했다는 이진강 전 변협회장이었습니다.

△(150920)조선일보보도요청사항도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지만, 2015년 10월 21일 조선일보가 또 다시 상고법원 관련 전면 기사를 낸 것과 연관 있어 보입니다. 이날 조선일보는 8면 전체를 ‘특별기획’으로 상고법원을 다뤘습니다. 역시 <대법원 ‘월화수목금금금’ 일해도 벅찬데…상고법원 표류?>(2015/10/21, 최연진 기자, https://bit.ly/2kEOGdA)에 이어 <“감기환자들 몰려 수술 못하는 격”>(2015/10/21 전수용 기자, https://bit.ly/2su3IX1)에서 상고법원 추진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렇게 법원행정처의 문서와 조선일보 보도는 상당부분 일치합니다. 최소한 법원행정처의 보도 요청 이후, 조선일보가 상고법원을 찬성하는 류의 기획기사와 기고문을 여러 차례 실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사법농단’…5일간 한겨레․경향 24건 vs 중앙․동아 달랑 6건

25일 특조단 결과 발표 이후 26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주요일간지 보도량을 비교했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총 24건을 보도했고, 한국일보는 18건, 조선일보는 13건을 보도했습니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단 6건을 보도하는 데 그쳤습니다. 경향․한겨레 보도량의 1/4 수준입니다.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 관련 신문 보도량(5/28~5/31) ©민주언론시민연합

경향․한겨레․한국일보, 김명수 대법원장 향해, “고발해라” 한 목소리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 한국일보는 이번 3차 조사 결과조사에서 새롭게 드러난 청와대 ‘협력’ 사례로 기재된 판결을 그림과 표를 삽입해 알리면서 ‘삼권 분립’을 위협하고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한 ‘양승태 대법원’을 질타했습니다. 또 정작 특조단이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를 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고, 조사단이 조사한 문건 외에 비공개된 문건에서도 의문을 추가로 제기하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습니다.

경향신문 <사설/김명수 대법원장은 양승태를 수사의뢰하라>(5/30 https://bit.ly/2IUdug1)은 “결국 검찰 수사로 갈 수 밖에 없다”면서 “최악의 사법농단 의혹에 온 나라가 분노하는 마당에, 전직 대법원장의 명예 따위는 고려 대상조차 될 수 없다”며 검찰 고발을 미루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질타했습니다. 다음날 경향신문 <사설/법원 안팎으로 확산되는 ‘양승태 사법농단’ 규명 요구>(5/31 https://bit.ly/2xtJO44)에서는 “판결은 어떤 경우에도 흥정의 수단이 될 수 없다”며 “재판 이후에라도 판결을 두고 청와대와 거래하려 했다면, 그 자체가 반인권적․반헌법적 행위”, “이런 문건이 작성된 사실만으로도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믿음은 무너져 내렸다”며 다시 한 번 김 대법원장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한겨레는 <세월호 재판 배당도 개입했나…수상한 비공개 문건들>(5/29 https://bit.ly/2sliRde)에서 “특조단이 410건의 문건 중 단 3건만 부분 공개하자 모든 문건을 전면 공개해야한다는 판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법원내부의 비판이 커지자 향후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전체 문서 열람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비공개된 문건 제목을 보도하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한겨레 <사설/김 대법원장, ‘사법농단’ 진실 규명에 자리 걸어야>(5/30 https://bit.ly/2so1Pfp)에서도 비공개 문건을 언급하며 “제목만 봐도 대법원이 아니라 정부․여당에서 만들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라고 지적하고 “판결을 놓고 정권과 뒷거래했다는 의혹투성이 문건들이 쏟아져 나온 사법사상 초유의 사건 앞에서 김 대법원장은 진상 규명에 직을 걸어야 한다”며 경향신문과 마찬가지로 관련자 고발을 촉구했습니다.

한국일보는 <삼권분립 위협 판단하고도…책임자 없다는 사법부>(5/28 https://bit.ly/2Jf7wG5)에서 “‘민감한 정치적 사건 등에서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물밑에서 예측불허의 돌출 판결이 나오지 않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는 심각한 수준의 대목도 있었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고위 간부의 비위 정도로 결론 내고 일부 판사 징계만 있을 예정”이라고 지적하고 “이번 사태로 국민의 사법 불신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김명수 대법원장은 조만간 후속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일보 <사설/김명수 대법원장 양승태 전 원장 고발 결단하라>(5/31 https://bit.ly/2J0jik9)에서는 “애초 특별조사단이 사법행정권 남용의 실상을 파악하고도 적당히 넘어가려 한 것부터가 잘못”, “확보한 문건 410건 중 단 3건만 내용을 공개한 것도 떳떳하지 않다”면서 특조단이 사태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이어 “법원행정처가 판사 뒷조사를 하고 청와대와 재판을 거래한 정황이 드러난 것만으로도 사법부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면서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를 바로 세우는 심정으로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일보, “블랙리스트 괴담은 세월호 괴담과 닮았다”?

조중동은 전혀 다른 논조를 나타냈습니다. 3차 조사 결과 새롭게 밝혀진 ‘청와대와 재판 거래’ 내용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행정처가 비판적인 법관들에 대해 리스트를 작성하여 그들에게 조직적, 체계적으로 인사상의 불이익을 부과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는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결과 발표를 주목하며 “사법부 블랙리스트가 없는 데 요란 떤 세력”들을 비난했습니다.

먼저 특조단 발표 이후 조선일보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및 법원행정처 관련자들의 ‘사법농단’ 행위를 축소하며 ‘블랙리스트는 없다’며 본질을 흐리고 있습니다. 특조단 발표 이후 조선일보는 <PC 뒤지고 또 뒤져도…판사 블랙리스트는 없었다>(5/26 https://bit.ly/2seDmsF)라는 제목으로 기사의 프레임을 설정했습니다. 수 많은 문제를 제쳐두고 ‘판사 블랙리스트는 없었다’라는 말장난을 부각한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일각에선 이 의혹이 2․3차 조사를 지시한 김명수 대법원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초점을 돌리고, 기사말미에는 “갈등을 조정해야할 김 대법원장이 되레 갈등을 키운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선일보 <사설/‘판사 블랙리스트’ 괴담 만든 판사들 ‘아니면 그만’인가>(5/28 https://bit.ly/2L2p4Cz)에서도 특조단 결과를 ‘블랙리스트’로 한정시키고 “판사 블랙리스트는 처음부터 없던 ‘괴담’에 불과한 것”이라는 주장했습니다. 사설은 “블랙리스트 소동이 벌어진 지난 14개월간 사법부는 전․현 대법원장이 형사 고발당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면서 “주장이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져도 사과가 아니라 오히려 더 고개를 쳐들고 나오는 것도 ‘세월호 괴담’과 닮았다”고 조롱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판사 블랙리스트 없었지만…‘사법행정권 남용’ 놓고 법원 또 갈등>(5/28), <‘양승태 행정처’ 결국 검찰앞에 세우나>(5/29), <대법원장 한마디에…190쪽 조사결과가 뒤집혔다>(5/30 ), <법조계 “이런식으로 판결 불복땐, 모든 재판 정당성 의심받을 수도”>(5/30), <흔들리는 사법부>(5/30)<전․현 대법원장 충돌로 가나…혼돈의 사법부>(5/31) 등을 제목으로 뽑으면서 이 사안을 헌법유린 문제가 아니라 법원 내부의 ‘갈등’ 혹은 ‘이권다툼’인양 처리했습니다.

이와 같은 조선일보의 은폐․왜곡에도 ‘사법농단’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30일에는 또다시 사설을 냈습니다. <사설/블랙리스트 없으니 별건으로 전 대법원장 고발하나>(5/30 https://bit.ly/2sk7sLh)라는 아주 노골적인 제목으로 불만을 드러낸 조선일보는 “애초에 블랙리스트로 시작된 조사가 블랙리스트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다른 것을 문제삼고 있다”며 “혐의가 아니라 사람을 찍어 보복하는 걸 보니 법원이 아니라 정치판”이라고 비아냥거렸습니다. 사설은 “법원행정처 문건 등을 보면 사법 행정과 관련한 권한을 일부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 없지 않다”고 표현했습니다. 청와대에 대법원 판결 결과를 서술하며 ‘협력’을 언급한 대법원의 행태가 ‘권한을 일부 부적절하게 사용’이라는 범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일까요? 조선일보의 보도행태는 사법농단 문제를 축소․왜곡하는 것입니다.

중앙일보, “재판농단‘과 같은 음모론 멈춰야”

앞서 분석했듯이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보도량이 6건에 불과합니다. ‘사법농단’ 이슈를 축소하는 보도태도입니다. 중앙일보는 기사 제목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 ‘법원 블랙리스트’ 3차 조사 거부>(5/28), <사설/사법 불신만 키운 14개월의 ‘판사 블랙리스트’ 소동>(5/28), <블랙리스트 내홍 … 김명수 대법원장 “검찰 수사도 고려”>(5/29), <검찰, 사법부 수사 저울질…전․현 대법원장 충돌하나>(5/30), <재판 거래 의혹에 고발 러시…곤혹스러운 ‘김명수 사법부’>(5/31), <취재일기/김명수 대법원장 이름으로 고발하라>(5/31)로 뽑으며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블랙리스트’와 ‘내홍’, ‘내부 갈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사설/사법 불신만 키운 14개월의 ‘판사 블랙리스트’ 소동>(5/28 https://bit.ly/2GX1MeC)은 “‘청와대 협조 노력 또는 공감 의사 표시’를 한 것으로 기록도니 문서가 나오기는 했지만 실제로 법원행정처가 재판에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물증은 찾지 못했다”면서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유화적 제스처를 보인 것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해괴한 주장을 내놨습니다. 또 “조사 결과는 이처럼 허무하기 짝이 없다”며 특조단에서 밝혀진 ‘사법농단’이 별일 아닌 듯 다뤘습니다. 그러면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에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다소 무리한 일들을 한 것은 사실”이나 “‘재판 농단’과 같은 음모론을 확산시키는 일은 이제 멈춰야 한다”며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재판 불복으로 이어진다”고 훈수를 뒀습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법원행정처 문건을 작성한 관계자들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빚어낸 일입니다. ‘재판농단’은 음모론이 아니라, 실제 법원행정처가 청와대가 주시하는 판결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정황이 문건에 나와 있습니다. 또 양 전 대법원장이 청와대를 방문할 때 이른바 ‘협조 판결’ 목록으로 상고법원 추진을 따내려고 한 계획을 담은 문건도 있습니다. 수사권이 없는 특별조사단이 ‘조사’를 통해서만 밝힌 사안이 여기까지입니다.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져야 함에도 중앙일보는 ‘재판불복’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그만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동아일보, “양승태도, 김명수도 문제”라는 양비론

동아일보는 <사설/법관 불이익 없었지만 ‘사법 독립’ 스스로 부정했던 대법원>(5/28 https://bit.ly/2sdBsIU)서두부터 “1차 조사때부터 ‘블랙리스트는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는데도, 2차, 3차 재조사를 지시해 1년 3개월 동안 법원을 내홍에 빠뜨린 김명수 대법원장의 책임은 가볍지 않다”며 문제를 김 대법원장에게 돌렸습니다. 다만 사설 하단에는 특조단의 결과를 토대로 “대법원이 ‘사법부 독립’ 원칙을 스스로 부정하는 문건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로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동아일보는 기사 제목을 <“법원행정처, 청 관심갖는 판결 다각적 검토”>(5/28), <김명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고발 고려”>(5/29),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행정권 남용’ 검 고발하나>(5/30),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연루 판사들 사실상 징계절차 착수>(5/31), <KTX 해고 승무원들 “대법이 재심 청구해달라”>(5/31)로 뽑았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5년 1월 1일~2015년 10월 31일 조선일보와 2018년 5월 26일~5월 31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신문 지면에 한함)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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