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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기초의원, 누군지 아시나요?

기사승인 2018.05.29  08: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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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마을미디어 6·13 주민마이크’ 캠페인 현장을 가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과 같은 굵직한 이슈가 연일 터지고 있습니다.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합니다. 이 땅에 사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되는 문제이고, 언론 역시 이런 사안에 비중을 두고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습니다. 사안 자체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든 언론’이 북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을 주목하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이슈의 블랙홀이 될 수밖에 없는 특성은 이해하지만, 이 때문에 ‘다른 이슈’가 묻히는 건 경계해야 합니다. 6·13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선 더욱 그렇습니다. 

   
▲ <사진=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주류 언론에게 기대하지 말고 ‘마을미디어’를 활용하자 

최근 지방선거 의제가 실종됐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지방선거에서 의제가 부각된 경우는 드뭅니다. 무상급식과 같은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말이죠. 여기에는 언론 탓이 큽니다. 한국의 주류 미디어들은 서울 중심의 이른바 ‘중앙 의제’에 관심이 있지, 지역의제 특히 ‘내가 사는 동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언론이 ‘내가 사는 동네’에 관심을 기울이면 지역의제가 활성화 될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이미 중앙집권적인 의제 중심으로 ‘취재시스템’이 마련된 주류 미디어들에게 ‘지역의제’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소리는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어제(28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마을미디어 6·13 주민마이크’ 캠페인은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울 지역 16곳의 마을미디어 단체들이 주관하는 ‘마을미디어 6·13 주민마이크’ 캠페인은 지방선거 정책제안 주민 발언대, 우리 동네에 필요한 정책 스티커 투표, 내가 직접 포스트잇으로 제안하는 우리 동네 정책, ‘나는 주권자다’ 613 지방선거 참여 인증샷 등으로 진행됐습니다. 

제가 이 행사를 주목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역의제’나 ‘내가 사는 동네 현안’을 더 이상 주류 미디어에게 기대하지 말자는 문제의식 때문입니다. 한국 사회의 서울 중심주의, 중앙집권적 소통방식, 주류미디어의 영향력 등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내가 사는 동네’ 문제가 주류 미디어 등에 나와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네나 마을 단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조차 힘 있는 부처 혹은 대규모 언론에서 다뤄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가 사는 동네 문제’ - 내가 사는 동네 미디어를 통해 해결하자 

그런데 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상당수 주류 미디어들은 ‘내가 사는 동네 문제’에 관심이 없습니다. 이들은 청와대와 국회, 트럼프와 김정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장관 등의 동향에 관심이 있지 ‘우리 동네 전통시장’의 가장 시급한 현안 등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관심 제로’입니다. 

구청장이나 구의원 등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동네 공원이 점점 낙후되는데 왜 그걸 방치하는지, 내가 사는 동네에선 아이들 놀이터나 마을도서관 확충에 왜 이렇게 무관한지 주류미디어들은 관심 밖입니다. ‘관심제로’이기 때문에 관심을 촉구하면 문제가 해결 될까요? 저는 다른 방법을 추천합니다. 내가 사는 동네 문제는 동네미디어·마을미디어를 통해 해결하자는 겁니다.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이 많지만, 2012년부터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마을미디어 활성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주민 교육, 작은 동아리로 시작된 사업이 현재 정기적인 마을미디어 매체(방송국)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라디오·팟캐스트 29곳, 영상 21곳, 신문 9곳, 잡지·웹진 16곳으로 총 75곳의 매체가 서울 각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주민과 함께 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어제(28일) ‘주민마이크’ 캠페인이 있다고 해서 저도 구로FM이 7호선 천왕역에서 진행한 ‘주민마이크’에 한번 가봤습니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동네 현안을 공개적으로 말하는 게 쉽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마이크를 잡고 본인이 생각하는, 시급히 해결해 줬으면 하는 현안들을 적극적으로 말하더군요.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마 이런 ‘주민마이크’가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면, 내가 사는 동네 구의원과 구청장도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까요? 

   
▲ <사진제공=서울마을미디어센터>

우리 동네 기초의원, 누군지 알려면 마을미디어를 보라! 

사실 주민마이크 캠페인 외에 각 지역별로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 인터뷰 방송 및 토론회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강서구의 마을라디오 강서FM에서는 ‘새인물 발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강서구에서 새롭게 출마하는 구청장, 구의원, 시의원 후보들을 인터뷰하고 라디오 방송을 제작했습니다. 이외에도 금천구의 라디오금천, 서대문구의 가재울라듸오, 마포구의 마포FM, 용산구의 용산FM, 종로구의 창신동라디오 덤 등에서 지역 후보를 인터뷰하는 방송을 진행 중입니다. 

사실 우리 동네 기초의원이 누군지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저 역시 제가 사는 동네 기초의원이 누군지 모릅니다. 그동안 지방선거에서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까지는 대략 알고 투표했지만 시의원과 구의원 등은 ‘누군지도 모르고’ 투표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별다른 정보가 없으니 정당 보고 대충 찍는 사람들도 많았을 거구요. 

그런데 어제(28일) ‘주민마이크’ 행사를 보면서 이젠 ‘그런 식의 투표’는 지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내가 사는 동네 현안을 기초단위에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후보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이력을 가지고 있는지, 현안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등을 최소한 알고는 찍어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그런 정보는 ‘주류 미디어’를 쳐다볼 게 아니라 내 주변의 ‘동네 미디어’에서 얻어야 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렇습니다. 왜 내가 사는 동네 이야기를 ‘주류 미디어’를 통해 들어야 할까요. 이제는 이런 사고방식에 탈피할 때가 됐습니다. 우리 동네 기초의원, 누군지 알고 싶으세요? 그럼 마을미디어를 한번 들어보세요.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 <사진제공=서울마을미디어센터>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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