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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만 ‘국정원 댓글수사’ 보도 안해, 드루킹 더 중한 범죄라 강조

기사승인 2018.05.26  09: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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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최고정보기관의 조직적 범죄와 민간인 사건을 단순비교, 적절한가

   

▲ 좌측은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원 수사방해'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우측은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 씨가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법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댓글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 전 국정원장 등 주요 관련자에게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23일 서울중앙지법은 국정원 댓글 특별수사팀 수사를 방해하고, 국정원 직원들에게 허위진술을 하게 한 혐의로 남 전 원장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하고, 서천호 전 2차장은 징역 2년 6개월,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은 징역 1년 등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국정원)댓글 사건은 광범위한 조직과 막대한 예산을 가진 국정원이 헌법에 명시된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고 조직적으로 정치에 관여해 민주주의 헌법 가치를 중대하게 훼손한 사건”이라고 못 박은 뒤, “피고인들이 수사과정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태도로 진실을 밝히는데 협조했더라면 국정원이 신뢰를 받는 정보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 것인데 전모가 밝혀지면 국정원 기능이 축소되고 새 정부에 부담될 가능성을 빌미로 수사와 재판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수사와 재판에서 진실 발견을 방해하는 범죄는 형사사법의 기본과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어서 그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용납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조선, 남 전 원장 실형 이유 축소 보도
24일 6개 주요일간지 중 중앙일보는 제외한 모든 일간지가 남재준 전 원장 실형 선고 소식을 전했습니다. 

경향신문 <댓글 대선개입 수사방해 남재준 전 국정원장 실형>(5/24 https://bit.ly/2J2pco9)
동아일보 <‘댓글수사 방해’ 남재준 징역 3년6개월>(5/24 
https://bit.ly/2LoYrbW)
조선일보 <‘댓글수사 방해’ 남재준 前국정원장 징역 3년6개월>(5/24 
https://bit.ly/2s9zWqf)
한겨레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꾼 모두 실형>(5/24 
https://bit.ly/2x7SKMr)
한국일보 <‘댓글 수사방해’ 남재준 1심 징역 3년 6개월>(5/24 
https://bit.ly/2x5zBuk)

5개 일간지 중 조선일보만 유일하게 “원세훈 원장시절 발생한 댓글 사건은 민주주의 헌법 가치를 중대하게 훼손한 사건”이라는 재판부의 판단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조선일보는 재판부의 양형이유 중 “(남 전 원장 등은) 국정원 직원들을 동원해 검찰과 법원을 기만하고 우롱했다”는 부분만을 실었습니다. 남 전 원장 등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수사를 방해한 것과 ‘원세훈 변호인단처럼 행동했다’는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실형 선고 이유를 축소해 전달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5개 일간지 중 유일하게 남 전 원장 등이 결심공판에서 “비호한 적 없다”, “죽을 때까지 죄를 인정하지 못할 것 같다”는 진술을 덧붙였습니다. 

중앙, “국가최고정보기관의 선거개입보다 드루킹이 더 심각하다”?
중앙일보는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혐의 재판결과를 유일하게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당일 중앙일보가 ‘국정원 댓글 사건’을 언급한 기사는 10면에 게재한 <야당 “댓글조작, 국정원은 유치원생급 드루킹은 프로급”>(5/24 https://bit.ly/2saBPEb)입니다. 기사는 앞서 21일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2012년)은 유치원생급,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프로급”이라고 한 주장을 따져보는 내용이었습니다. “두 개의 댓글조작 사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 중앙일보 5월 24일자 기사 갈무리

보도는 두 사건에 대해 “온라인 여론에 영향을 끼쳐 특정 정치세력을 띄우려 했다는 점에서 닮았”지만 “규모와 기술에서 차이가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면서 규모는 국정원이 더 컸지만,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매크로 ‘킹크랩’은 국정원의 기술력을 뛰어넘는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며 전했습니다. 기자는 “전문가들의 분석”, “전문가들의 설명”이라는 단어를 반복 사용하면서 과학적 분석인양 두 사건의 규모 및 기술력을 비교했습니다. 

국가 최고 정보기관이 조직적으로 저지른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과 민간인인 벌인 드루킹 사건을 단순 비교하는 것이 적절할까요? 중앙일보의 보도는 ‘드루킹 사건’은 ‘국정원 댓글조작’을 뛰어넘는 사건이라는 것이고, 이는 특검기간 및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는 야당 측 주장에 보조를 맞춘 보도로 읽힙니다. 기사 제목부터 드루킹 사건을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과 비교하며, 드루킹 사건이 ‘더 큰 문제’, ‘더 심각한 문제’라고 연신 부각했습니다. 검증이 불가능하거나 책임을 지고 싶지 않지만 논란은 키우고 싶을 때 누군가의 ‘주장’을 따옴표 형태로 제목을 싣는 수법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전형적인 ‘따옴표 저널리즘’입니다. 

선거시기입니다. 게다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은 선거에 가장 큰 정치이슈로 등장했습니다. 현재 국회에서는 드루킹 댓글 조작 관련 특검의 범위를 두고 여야가 힘겨루기 중입니다. 특검 범위 등에 대한 언론사의 다양한 주장과 관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앙일보가 다른 언론사와 달리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수사를 방해한 국정원 재판을 다루지 않고 드루킹 사건이 더 중대한  사건임을 강조한 보도행태는 노골적인 야당 편들기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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